부동산 '처분 대금' 받은 유언대용신탁 수익자에게 취득세 납세의무 있는지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리브로의 김미래 변호사/공인회게사입니다.
최근 상속 분쟁을 예방하고 원하는 방식으로 자산을 승계하기 위해 유언대용신탁을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그런데 신탁된 부동산이 상속될 때, 과연 수익자가 언제, 어떤 경우에 취득세를 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법적 다툼이 존재합니다.
오늘은 2025년 9월 25일에 선고된 따끈따끈한 대법원 판결(2025두33790)을 통해, 유언대용신탁된 부동산의 수익권자가 '매각 대금'을 받는 경우에도 부동산을 취득한 것으로 보아 세금을 내야 하는지에 대해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이 사건의 피상속인(망인)은 생전에 자신의 아파트를 신탁회사에 맡기는 유언대용신탁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계약의 내용은 본인 사후에 수익자로 지정된 가족들(원고)에게 이 아파트를 그대로 넘겨주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대신 신탁회사가 아파트를 처분(매각)한 뒤, 그 '처분 대금'을 수익자들에게 지급하는 구조였습니다.
그런데 관할 구청(피고)은 위탁자의 사망으로 상속이 개시되자, 수익자들이 사실상 이 아파트를 상속받아 취득한 것과 다름없다며 취득세를 부과했습니다. 이에 원고들은 "우리는 부동산을 받은 게 아니라 돈을 받았을 뿐"이라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지방세법상 취득세는 부동산 등을 '상속' 등으로 취득할 때 부과됩니다. 또한, 유언대용신탁의 경우 위탁자가 사망하면 신탁재산을 상속재산으로 간주하여 수익자가 이를 취득한 것으로 보고 과세하는 규정이 있습니다.
쟁점은 유언대용신탁 계약에 따라 수익자가 갖게 되는 권리의 성격이 무엇인가 하는 점이었습니다.
과세관청의 논리: 위탁자 사망으로 수익권이 확정되었으니, 이는 실질적으로 부동산을 상속받아 취득한 것이나 마찬가지이므로 취득세를 내야 한다.
납세자의 논리: 우리는 부동산 소유권이전등기를 청구할 권리를 가진 게 아니라, 처분된 '대금'을 달라고 할 권리만 가졌으므로 부동산을 취득한 것이 아니다.
대법원은 원고의 손을 들어주며, 이 경우 취득세 부과 처분은 위법하다고 판결했습니다. 그 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신탁법에 따라 부동산이 신탁되면 그 소유권은 대내외적으로 수탁자(신탁회사)에게 완전히 이전됩니다. 위탁자가 사망하더라도 그 부동산 자체가 곧바로 민법상 상속재산이 되어 상속인에게 넘어가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수익자가 가진 권리의 내용에 따라 취득 여부를 달리 보아야 한다고 명확히 했습니다.
부동산 자체를 받을 권리인 경우: 만약 수익자가 신탁회사에 "부동산 소유권 넘겨주세요"라고 청구할 수 있다면, 이는 사실상 부동산을 무상으로 취득한 것으로 보아 취득세 납세의무가 있습니다.
매각 대금만 받을 권리인 경우: 그러나 이 사건처럼 수익권의 내용이 부동산 처분 대금 등 '금전의 지급'을 청구하는 것에 불과하다면, 수익자는 부동산 자체를 취득했다고 볼 수 없습니다.
이번 판결은 유언대용신탁을 활용한 상속 계획에 있어 매우 중요한 기준을 제시합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으로는 신탁재산이 상속재산에 포함될 수 있지만, 지방세법상 취득세 문제는 '무엇을 취득했는가'에 따라 달라집니다. 만약 상속인(수익자)이 부동산 실물을 승계받지 않고, 신탁회사가 처분한 현금만을 수령하는 구조로 신탁 계약을 설계한다면, 수익자에게 부동산에 대한 취득세 납부 의무는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이 확인되었습니다.
따라서 유언대용신탁 계약을 작성할 때는 수익자가 가지게 될 권리가 '신탁재산 원본(부동산)'의 반환 청구권인지, 아니면 '처분 수익(현금)'의 급부 청구권인지를 명확히 구분해야 예상치 못한 취득세 이슈를 피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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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김미래 변호사 / 법무법인 리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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