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회사가 못 낸 세금, 회생 중 모회사 떠안아야 할까?

대법원 2025두33121 판결로 본 과점주주의 제2차 납세의무

by 김미래 변호사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리브로의 김미래 변호사/공인회계사입니다.


사업을 운영하다 보면, 자회사의 세금 체납 문제가 모회사나 대주주에게 불똥이 튀는 경우를 종종 목격합니다. 바로 '제2차 납세의무' 때문인데요. 오늘은 최근 대법원에서 선고된 아주 의미 있는 판례(2025두33121)를 통해, 회생절차가 진행 중인 법인이 과연 과점주주로서 제2차 납세의무를 부담해야 하는지에 대한 명쾌한 법리를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1. 사건의 발단: 자회사의 세금, 모회사로 날아오다


이 사건의 주인공인 원고(모회사)는 주택 분양업을 하는 자회사(체납법인)의 지분 100%를 보유한 주주였습니다. 자회사는 2019년도 법인세를 내지 못했고, 과세관청(피고)은 자회사의 재산만으로는 세금을 걷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과세관청은 지분 100%를 가진 원고를 '과점주주(제2차 납세의무자)'로 지정하고, 자회사가 못 낸 세금 약 7억 5천만 원을 대신 내라고 통지했습니다.


문제는 원고(모회사)의 상황이었습니다. 원고는 자회사의 납세의무 성립일인 2019년 12월 31일 당시, 법원으로부터 회생절차개시결정을 받아 관리인이 선임된 상태였습니다.


2. 쟁점: "회생 중인 주주가 실질적 지배력을 행사하는가?"


국세기본법상 제2차 납세의무를 지는 '과점주주'가 되기 위해서는 단순히 지분율(50% 초과)만 높아서는 안 됩니다. "그 법인의 경영을 사실상 지배하며, 주주권을 실질적으로 행사하는 자"여야 합니다.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모회사가 법원의 회생절차를 밟고 있어 관리인이 선임된 상태에서도, 자회사에 대해 주주권을 실질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과점주주로 볼 수 있는가?


3. 대법원의 판단: 회생절차의 마법, '관리인'의 지위


대법원은 원고(모회사)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즉, 제2차 납세의무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그 논리의 핵심에는 '관리인'이라는 존재가 있습니다.


① 경영권과 재산처분권의 이전


회생절차가 개시되면, 회사의 업무수행권과 재산 관리·처분권은 경영진이 아닌 '관리인'에게 전속됩니다. 이 권한에는 회사가 보유한 '주식에 관한 권리(의결권 등)'도 포함됩니다.


② 관리인은 단순한 대리인이 아니다


관리인은 채무자(회사)의 대리인이 아닙니다. 채권자와 주주 등 이해관계인 전체를 위해 일하는 '공적 수탁자'로서, 법원의 엄격한 감독 하에 직무를 수행합니다.


4. 회생이 실패했다면 결과가 달라질까?


이 사건에서 원고는 훗날 회생계획 인가를 받지 못하고 회생절차가 폐지되었습니다. 과세관청은 이를 근거로 "결국 회생에 실패했으니 다시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 것 아니냐"라고 반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납세의무 성립일'이 기준이라고 못 박았습니다.

제2차 납세의무자 여부는 본래 납세의무(자회사의 법인세)가 성립한 날(2019. 12. 31.)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

그 시점에 이미 회생절차가 진행 중이었다면, 나중에 회생이 폐지되더라도 과거로 소급하여 과점주주가 되는 것은 아니다.


5. 시사점: 형식보다 '실질'이 중요합니다


이번 판결은 제2차 납세의무의 요건인 '실질적 권리 행사'를 매우 엄격하게 해석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큽니다. 과점주주의 제2차 납세의무는 주주 유한책임 원칙의 중대한 예외이므로, 그 요건을 엄격히 따져야 한다는 대법원의 확고한 태도를 재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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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변호사 김미래 / 법무법인 리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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