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명의 서울 집, 아내 명의 시골집, 1세대 1주택?

대법원 2025두33779 판결로 본 종합부동산세의 '인별 합산' 원칙

by 김미래 변호사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리브로 김미래 변호사/공인회계사입니다.


은퇴 후 전원생활을 꿈꾸거나 주말 휴식을 위해 지방에 작은 세컨드 하우스를 마련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소위 '5도 2촌(5일은 도시, 2일은 시골)' 생활입니다. 그런데 이 낭만적인 계획을 세울 때 반드시 챙겨야 할 현실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세금(종합부동산세)'입니다.


최근 대법원에서 지방 저가 주택을 보유한 부부의 종합부동산세(이하 종부세) 1세대 1주택 특례 적용 여부에 대한 중요한 판결이 나왔습니다. 오늘은 이 판례(2025두33779)를 통해 복잡한 종부세의 원칙을 알기 쉽게 풀어드리겠습니다.


1. 사건의 발단: 강남 아파트 남편 vs 속초 아파트 아내


이 사건의 주인공인 원고(남편)는 서울 강남구에 공시가격 약 13억 9,800만 원 상당의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었습니다. 한편, 같은 세대를 구성하는 그의 배우자(아내)는 강원도 속초시에 공시가격 5,790만 원짜리 소형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었죠.


종부세 과세 기준일인 6월 1일, 과세관청은 아내가 보유한 속초시 주택을 이유로, 원고에게 종부세를 부과하면서 '1세대 1주택자' 혜택을 적용하지 않았습니다.


원고는 억울했습니다. "법에 지방 저가 주택은 주택 수에서 제외해서 1세대 1주택자로 봐준다는 규정이 있지 않으냐, 아내가 가진 건 공시가격 3억 원도 안 되는 저가 주택이니 나를 1세대 1주택자로 인정해 달라"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2. 쟁점: "명의가 달라도 특례 적용이 가능한가?"


여기서 핵심 쟁점은 '누가' 지방 저가 주택을 가지고 있느냐입니다.


구 종합부동산세법은 1세대 1주택자가 '지방 저가 주택'을 함께 소유하고 있는 경우, 이를 1세대 1주택자로 간주하여 세제 혜택(추가 공제 등)을 줍니다.


문제는 법 조문의 해석이었습니다.

원고의 주장: 세대 전체를 기준으로 볼 때 서울 집 1채와 시골 집 1채가 있으니, 시골 집이 저가 주택이라면 특례를 적용해야 한다.

과세관청의 주장: 이 특례는 '1명'이 본인 명의로 서울 집과 시골 집을 모두 가진 경우에만 적용된다. 남편과 아내가 따로 가진 경우는 해당하지 않는다.


3. 법원의 판단: "특례는 엄격하게, 세금은 인별로"


대법원은 과세관청의 손을 들어주며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그 이유는 크게 세 가지 논리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① 조세 법규의 엄격 해석 원칙


세법은 법문 그대로 엄격하게 해석해야 합니다. 법은 '1세대 1주택자가... 지방 저가 주택을 함께 소유하고 있는 경우'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법원은 이를 "세대원 중 1명이 메인 주택을 가지고 있고, '그 주택을 소유한 자'가 지방 저가 주택도 함께 가진 경우"로 해석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즉, 1주택 소유자(남편)가 아닌 다른 세대원(아내)이 지방 주택을 가진 경우는 법 문언상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② 일시적 2주택 규정과의 형평성


법원은 다른 특례 조항과의 통일성을 강조했습니다. 이사를 위해 일시적으로 2주택이 된 경우, 법은 '1주택자가... 다른 주택을 대체 취득한 경우'라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는 집주인 본인이 새 집을 산 경우를 말하지, 배우자가 산 경우까지 포함하지 않습니다. 지방 저가 주택 특례도 이와 마찬가지로 **'동일인 소유'**를 전제로 해석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③ '인별 합산' 과세 체계의 취지 (가장 중요한 이유)


현재 종부세는 세대 전체의 재산을 합치는 것이 아니라, 개인별로 재산을 합쳐 세금을 매기는 '인별 합산 과세'가 원칙입니다.

한 명이 두 채를 다 가진 경우: 공제 혜택이 적고 세율이 높아져 세금 부담이 급격히 커집니다. 그래서 법은 예외적으로 지방 저가 주택을 가진 경우 1주택자처럼 혜택을 주어 부담을 덜어줍니다.

부부가 나눠 가진 경우: 이미 남편과 아내가 각각 6억 원(당시 기준)씩 기본 공제를 받고, 낮은 세율 구간을 적용받습니다. 즉, 명의 분산을 통해 이미 세금 혜택을 누리고 있으므로, 굳이 1세대 1주택자 특례까지 중복해서 적용할 필요가 없다는 논리입니다.


4. 시사점: '명의'가 세금을 결정합니다


결국 대법원은 남편 명의의 서울 집과 아내 명의의 시골 집이 있는 경우는 '1세대 1주택자'로 볼 수 없다고 최종 확정했습니다.


이번 판결이 주는 시사점은 명확합니다. "부부 사이라도 명의가 분산되어 있다면, '1인이 2채를 가진 경우'를 구제하기 위한 특례 조항은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부동산 절세 전략을 짤 때는 '세대 합산' 주택 수만 셀 것이 아니라, '누구의 명의로 되어 있는가'를 꼼꼼히 따져야 합니다. 때로는 명의를 분산하는 것이 유리하지만, 때로는 이번 사례처럼 1세대 1주택 단독 명의 혜택(고가 주택의 경우 장기 보유 공제 등)을 놓치는 결과가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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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김미래 변호사 / 법무법인 리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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