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자자의 제2차 납세의무에 관한 판례분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리브로의 김미래 변호사/공인회계사입니다.
사업을 하다 보면 법인이 세금을 체납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이때 과세관청은 법인의 재산으로 세금을 다 걷지 못하면, 지분을 많이 가진 '과점주주'에게 대신 세금을 내라고 합니다. 이를 '제2차 납세의무'라고 하죠.
그런데 세무서가 이 엄청난 세금 고지서를 보내기 전에, "당신에게 세금을 부과할 예정입니다"라고 미리 알려주는 절차(과세예고통지)를 거치지 않았다면 어떨까요?
최근 대법원에서는 이 절차의 필요성을 두고 1심·2심의 판단을 뒤집는 중요한 판결(2024두47074)을 내놓았습니다. 오늘은 이 판결을 통해 세무 행정의 절차적 정당성과 납세자의 권리 사이의 줄다리기를 살펴보겠습니다.
이 사건의 원고는 한 건설 회사의 주식 100%를 보유한 주주입니다. 회사가 2018년도 법인세 등을 체납하자, 세무서(피고)는 원고를 제2차 납세의무자로 지정하고 체납된 국세를 납부하라고 고지했습니다.
원고는 억울함을 호소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원고의 핵심 주장은 이것이었습니다.
"국세기본법상 100만 원 이상의 세금을 고지할 때는 미리 '과세예고통지'를 해야 하는데, 세무서는 나에게 그런 예고 없이 바로 납부 고지서를 보냈다. 절차를 위반했으니 이 처분은 무효다."
실제로 원심(2심) 법원은 원고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세법 개정으로 용어가 '납세고지'에서 '납부고지'로 통일되었고, 제2차 납세의무자에게도 미리 다툴 기회(과세전적부심사)를 주는 것이 타당하다는 이유였죠.
하지만 대법원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제2차 납세의무자에게 납부 고지를 할 때도, 국세기본법상 '과세예고통지'를 필수적으로 해야 하는가?"입니다.
과세예고통지는 일종의 '사전 경고'입니다. 납세자가 세금이 확정되기 전에 미리 내용을 파악하고, 억울한 점이 있다면 '과세전적부심사'를 통해 다툴 기회를 주는 제도입니다.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제2차 납세의무자에게는 과세예고통지를 할 필요가 없다고 판결했습니다. 그 논리적인 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과세예고통지는 세금을 '부과'하는 단계에서 납세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것입니다. 하지만 제2차 납세의무는 이미 주된 납세의무자(법인)에게 세금이 부과되어 확정된 이후, 그 세금을 걷기 위한 '징수 절차'의 일환입니다. 즉, 본래의 세금(법인세 등)이 부과될 때 이미 다툴 기회가 있었으므로, 징수 단계에서 또다시 사전 예고를 할 필요는 없다는 것입니다.
법이 개정되면서 '납세고지'라는 용어가 '납부고지'로 바뀌거나 통일된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이것이 납세자들의 혼란을 줄이기 위한 단순한 용어 정비일 뿐, 제2차 납세의무자에게 없던 사전 통지 권한을 새로 부여한 것은 아니라고 해석했습니다.
제2차 납세의무는 주된 납세의무자의 재산으로 세금을 충당할 수 없을 때, 보충적으로 책임을 지는 제도입니다. 따라서 주된 납세의무자에 대한 과세 처분 단계에서 절차적 권리가 보장되었다면, 징수 단계인 제2차 납세의무자에게 별도의 과세예고통지가 없다고 해서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번 판결(2025. 9. 4. 선고)로 인해 제2차 납세의무와 관련된 과세 실무의 불확실성이 해소되었습니다.
결론적으로, 과점주주는 회사의 체납 세금에 대해 "왜 미리 예고장을 안 보냈느냐"라고 절차적 하자를 주장하여 과세 처분을 취소시킬 수 없습니다.
법인의 과점주주로 계신 분들은 다음을 꼭 기억하셔야 합니다.
법인의 세금 체납은 곧 주주의 빚이 될 수 있습니다.
세무서에서 별도의 사전 예고 없이 곧바로 납부 고지서가 날아올 수 있으며, 이는 적법합니다.
따라서 법인의 경영 상황과 세금 납부 현황을 평소에 면밀히 체크하는 것이 최선의 리스크 관리입니다.
법은 '권리 위에 잠자는 자'를 보호하지 않습니다. 회사의 세무 리스크가 주주 개인의 재산 문제로 번지지 않도록, 미리미리 전문가의 조력을 받아 점검하시길 권해드립니다.
법무법인 리브로는 세무와 법무의 경계를 넘어, 클라이언트에게 가장 정확하고 실질적인 솔루션을 제공합니다.
작성: 김미래 변호사 / 법무법인 리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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