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세와 가산세의 운명공동체 (대법원 2025두33285)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리브로의 김미래 변호사/공인회계사입니다.
세금 고지서를 받았을 때 본세(원래 내야 할 세금)만큼이나 납세자를 한숨 짓게 만드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가산세'입니다. 신고를 제대로 안 했다고 부과되는 '과소신고 가산세', 납부를 늦게 했다고 붙는 '납부지연 가산세' 등이 붙으면 세액은 눈덩이처럼 불어납니다.
그런데 만약 법정 다툼 끝에 "원래 내야 할 세금(본세) 부과가 잘못됐다"는 판결을 받아냈다면, 그에 딸려 있던 가산세는 어떻게 될까요?
당연히 없어지는 것 아니냐고 생각하시겠지만, 1심과 2심 법원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오늘 소개할 대법원 판결(2025두33285)은 이 상식적인 질문에 대한 법적 해답을 명확히 내려준 사례입니다.
사건은 서울 강서구청장이 A 법인에게 약 13억 8천만 원의 취득세(가산세 포함)를 부과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A 법인은 이에 불복하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1심 법원의 판결은 묘했습니다. 법원은 강서구청이 보낸 납세고지서에 세금 산출 근거가 제대로 적혀있지 않다는 절차적 하자를 이유로 "취득세 본세와 납부불성실 가산세는 취소한다"고 판결했습니다. 여기까지는 납세자의 승리였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신고를 적게 한 잘못(과소신고 가산세, 약 1억 원)은 여전히 남는다"며 이 부분에 대한 취소 청구는 기각했습니다.
즉, "구청이 고지서를 잘못 보냈으니 세금은 안 내도 되지만, 당신이 애초에 신고를 적게 한 건 사실이니 그 벌금(가산세)은 내라"는 논리였습니다. 2심(항소심) 역시 이 판단을 유지했습니다.
이 사건의 핵심은 '본세(Main Tax)'와 '가산세(Penalty Tax)'의 관계입니다.
가산세는 세법상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도록 하기 위해 부과하는 독립된 조세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가산세는 '본세액'을 기준으로 산출됩니다.
납세자 입장에서는 매우 억울한 상황입니다.
"세금을 부과한 처분 자체가 위법해서 취소되었는데, 존재하지도 않는 세금을 기준으로 계산한 가산세만 내라는 게 말이 되는가?"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을 뒤집고, 남아있던 1억 원가량의 과소신고 가산세마저 모두 취소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그 이유는 명쾌합니다.
무신고·과소신고 가산세 등은 납세자가 법정기한까지 세액을 제대로 신고하지 않은 것을 탓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유효하게 확정된 본세'가 존재한다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대법원은 "본세가 소송 등에 의하여 취소되었다면, 가산세 역시 그 처분의 기초를 상실하여 위법하게 된다"고 판시했습니다.
절차적 하자(고지서 기재 누락 등)로 인해 취득세 부과 처분 자체가 취소되었다면, 애초에 신고하고 납부했어야 할 본세의 의무가 적법하게 확정되지 않은 셈입니다. 따라서 그에 종속된 과소신고 가산세 역시 적법하게 유지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번 판결(2025두33285)은 조세 행정에서 '절차적 적법성'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과세관청이 납세 고지서에 산출 근거를 누락하는 등의 실수를 하여 본세 부과가 취소된다면, 납세자가 신고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있더라도 그에 대한 가산세조차 물릴 수 없다는 엄격한 원칙을 확인해 주었습니다.
"No Tax, No Penalty."
세금이 적법하지 않다면, 그에 따르는 페널티도 존재할 수 없습니다.
억울한 세금 부과 처분을 받으셨나요? 세액의 계산뿐만 아니라, 고지 절차와 가산세의 성립 요건까지 꼼꼼히 따져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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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김미래 변호사 / 법무법인 리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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