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은 왜 '포인트'를 '에누리'로 보았나

수십억 원의 부가가치세 취소

by 김미래 변호사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리브로의 김미래 변호사/공인회계사 입니다.


오늘 소개할 판례는 기업 세무 실무자뿐만 아니라, 마케팅 제휴를 진행하는 많은 기업들이 주목해야 할 중요한 부가가치세 관련 서울고등법원 판결입니다.


소비자가 물건을 살 때 사용하는 '신용카드 포인트'. 고객 입장에서는 현금처럼 쓰지만, 이를 받아주는 쇼핑몰 입장에서 나중에 카드사로부터 보전받는 이 돈은 '매출(공급가액)'일까요, 아니면 깎아준 돈인 '에누리'일까요?


2017년 관련 법령 개정 이후 과세 당국과 납세자 간의 치열한 다툼이 있었던 이 쟁점에 대해, 최근 법원이 납세자의 손을 들어주며 중요한 법리적 판단을 내놓았습니다. 서울고등법원 2024누57516 판결을 중심으로 그 내용을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1. 사건의 발단: "포인트 결제액은 매출인가, 할인인가?"


이 사건의 원고는 대형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는 회사입니다. 원고는 신용카드사들과 업무 제휴를 맺고, 고객이 쇼핑몰에서 물건을 살 때 적립된 카드 포인트(제휴 포인트)를 사용하여 결제할 수 있게 했습니다.

고객이 포인트를 사용하면 쇼핑몰은 그만큼 돈을 덜 받게 되지만, 나중에 신용카드사로부터 포인트 사용분에 해당하는 금액을 정산받습니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원고(쇼핑몰)의 주장: "고객이 포인트를 쓴 건 우리가 가격을 깎아준 것(에누리)이다. 따라서 부가가치세 과세표준에서 제외해야 한다."

피고(과세관청)의 주장: "아니다. 2017년 세법 시행령이 개정되었다. 제3자(카드사)로부터 보전받는 포인트는 에누리가 아니라 과세 대상인 공급가액에 포함된다."


과세관청은 개정된 시행령을 근거로 포인트에 대응하는 부가가치세를 돌려달라는 원고의 경정청구를 거부했고,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2. 쟁점의 핵심: 2017년 개정 시행령과 조세법률주의


사실 이 문제는 2016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로 한 차례 정리된 바 있습니다. 당시 대법원은 "마일리지/포인트는 에누리액에 해당하므로 과세표준에서 제외한다"고 판시했습니다.


그러자 기획재정부는 2017년 2월, 부가가치세법 시행령을 개정하여 반격에 나섰습니다. 개정된 시행령은 마일리지를 '자기적립마일리지'와 '제3자적립마일리지'로 구분했습니다. 그리고 "제3자(카드사 등)로부터 금액을 보전받는 경우(제3자적립마일리지)에는 이를 공급가액에 포함한다"고 명시했습니다.


즉, 과세관청은 "법령이 바뀌었으니 이제 카드사에서 보전받는 포인트는 무조건 세금을 내야 한다"고 주장한 것입니다.


3. 법원의 판단: "시행령이 모법(母法)의 '에누리' 규정을 넘을 수 없다"


서울고등법원은 1심을 뒤집고 원고(납세자)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첫째, 거래의 본질은 여전히 '할인(에누리)'이다.


법원은 시행령이 바뀌었다고 해서 거래의 실질이 변한 것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고객이 포인트를 쓴 것은 1차 거래(카드 사용) 당시 약속된 할인 약정이 이행된 것일 뿐, 포인트로 대금을 '결제'한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쇼핑몰이 카드사로부터 받는 정산금은 별도의 정산 약정에 따른 결과물이지, 해당 물품 판매의 직접적 대가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둘째, 시행령이 법률의 위임 범위를 일탈했다.


이 판결의 하이라이트입니다. 상위 법인 「부가가치세법」은 제29조 제5항 제1호에서 '에누리액은 공급가액에 포함하지 않는다'고 명확히 규정하고 있습니다. 재판부는 "만약 시행령이 실질적인 '에누리액'까지 공급가액에 포함시키라고 규정한 것이라면, 이는 모법인 부가가치세법에 위반되어 무효"라고 판시했습니다.


즉, 시행령에서 "제3자 적립 마일리지는 과세하겠다"라고 규정했더라도, 그 실질이 법률상 '에누리'에 해당한다면 시행령을 적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셋째, 법률 개정(위임근거 마련)도 소급하여 본질을 바꿀 수 없다.


2018년부터는 부가가치세법 자체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마일리지"라는 문구가 추가되기는 하였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이 역시 과세 근거를 명확히 하려는 것일 뿐, '에누리'의 정의를 바꾸거나 본질적으로 할해인 거래를 과세 대상으로 만드는 것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4. 마치며: '형식'보다 '실질'이 우선한다는 원칙의 재확인


이번 판결은 행정입법(시행령)이 국회가 제정한 법률(부가가치세법)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할 수 없다는 '조세법률주의'와 '위임입법의 한계'를 명확히 확인해 주었습니다.


과세관청은 시행령의 문구에 따라 기계적으로 과세하려 했으나, 법원은 거래의 경제적 실질(할인)과 상위 법률의 취지를 꿰뚫어 보았습니다.


기업 법무나 세무를 담당하시는 분들께서는 이번 판례를 통해, 제휴 포인트나 마일리지 정산 구조를 가진 비즈니스 모델에서 부가가치세 과세표준을 산정할 때 '실질적 에누리' 여부를 다시금 면밀히 검토해 보실 필요가 있겠습니다.


[요약]

신용카드 포인트를 사용한 거래에서, 쇼핑몰이 카드사로부터 보전받는 돈은 매출이 아니라 '에누리(할인)'다.

이를 과세 대상으로 규정한 2017년 시행령 개정 규정이 있더라도, 상위 법률인 부가가치세법상 '에누리 비과세' 원칙을 위반할 수 없다.

따라서 해당 포인트 사용액에 부과된 부가가치세는 취소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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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김미래 변호사 / 법무법인 리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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