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스타트업의 서울 진출, '감면 혜택' 지키려면 주의해야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리브로의 김미래 변호사/공인회계사 입니다.
지방에서 창업한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 대표님들에게 가장 큰 혜택 중 하나는 바로 '창업중소기업 세액감면' 제도입니다. 수도권 과밀억제권역 밖에서 창업하면 법인세를 50%에서 최대 100%까지 감면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회사가 성장하여 서울(수도권 과밀억제권역)에 지점이나 사무소를 내는 순간, 이 엄청난 혜택이 사라지고 수십억 원의 세금 폭탄을 맞을 수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최근 이와 관련하여 "단순히 서울에 사무소를 냈다고 해서 무조건 감면 혜택을 박탈해서는 안 된다"는 전향적인 고등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36억 원의 세금을 부과받았다가 기사회생한 A 주식회사의 사례를 통해, '지방 스타트업의 서울 진출 시 세무 리스크'를 분석해 드립니다.
원고인 A사는 2018년 대구 수성구(수도권 과밀억제권역 밖)에서 설립된 화장품 제조·판매 기업입니다. 지방에서 창업했으므로 조세특례제한법에 따라 법인세 50% 감면 혜택을 받고 있었죠.
회사가 성장하자 A사는 2019년 10월, 서울 강남구(수도권 과밀억제권역)에 임대차 계약을 맺고 지점(이 사건 쟁점사무소)을 설치했습니다.
그러자 국세청(피고)이 제동을 걸었습니다. 관련 법령(조세특례제한법 시행령)에 따르면 '수도권 과밀억제권역 밖에서 창업한 기업이 수도권 내에 지점이나 사업장을 설치하면, 설치한 날부터는 수도권 기업으로 본다'는 규정이 있기 때문입니다 .
국세청은 "A사가 2019년에 서울 강남에 지점을 냈으니, 더 이상 지방 창업기업 혜택을 줄 수 없다"며 2019년 귀속 법인세 감면분을 부인하고, 가산세를 포함해 무려 36억 6천만 원을 부과했습니다.
A사는 억울함을 호소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은 "과연 2019년에 임차한 강남 사무소를 '세액감면을 배제시킬 정도의 지점'으로 볼 수 있는가"였습니다.
국세청의 주장: 법령 문언상 '지점 또는 사업장을 설치'하면 감면 배제 대상이다. A사는 강남 사무실을 임차했고, 등기도 했으며, 직원도 근무했으므로 명백한 지점 설치에 해당한다 .
A사(원고)의 주장: 2019년 당시 강남 사무소는 '전시장' 용도로 빌린 것이고, 대부분 기간 동안 인테리어 공사 중이었다. 실제 업무를 수행하는 본점 역할을 하지 못했으므로, 이를 이유로 세금 혜택을 박탈하는 것은 부당하다 .
1심 법원은 국세청의 손을 들어주었으나, 항소심인 대구고등법원은 1심을 뒤집고 A사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대구고등법원은 세법 해석의 중요한 원칙인 '엄격 해석'과 '합목적적 해석'을 조화롭게 적용했습니다. 재판부의 논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이 법의 목적은 기업 활동이 수도권에 집중되는 것을 막고 지방 균형 발전을 돕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 조항은 본점을 지방에 둔 척하면서 실제로는 서울 지점에서 본점 업무를 다 보는 '편법'을 막기 위한 것으로 해석해야 합니다.
단순히 물리적인 사무실(지점)을 설치했다고 해서 무조건 감면을 배제한다면, 지방 기업이 영업 확장을 위해 서울에 작은 연락사무소만 내도 세금 혜택이 날아가는 불합리한 결과가 발생합니다. 따라서 법령상 '지점 설치'란 단순한 사무소 개설이 아니라, "사실상 본점의 역할을 수행하는 정도에 이르는 지점"을 설치한 경우로 한정 해석해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법원이 사실관계를 뜯어보니, A사의 주장대로 2019년 10월부터 12월까지 강남 사무소는 인테리어 공사 중이었습니다. 당시 서울 근무자는 2명뿐이었고 이들은 공사 관리 감독을 했을 뿐이며, 대구 본점에는 30명 이상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었습니다. 비록 채용 공고에 '서울지사'라고 표기하거나, 형사 사건 관할 문제로 잠시 본점 등기를 서울로 옮긴 적은 있지만, 실질적으로 2019년에는 해당 사무소가 본점 기능을 수행하지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결국 법원은 피고(세무서장)의 과세 처분을 취소했습니다 . A사는 36억 원의 세금 폭탄에서 벗어나게 되었습니다.
이번 판결은 "형식적으로 서울에 지점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기계적으로 세액감면을 배제해서는 안 되며, 그 지점이 '실질적인 본점 기능'을 수행했는지를 따져야 한다"는 중요한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지방에서 창업하여 세액감면 혜택을 받고 계신 대표님들이라면, 서울로 사업을 확장할 때 다음 사항을 반드시 유의하셔야 합니다.
단순 연락사무소나 전시장은 안전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영업 거점이나 미팅룸 용도로 서울 사무소를 내는 것은 감면 배제 사유가 아닐 가능성이 큽니다.
'실질적 본점 기능'이 서울로 가면 위험합니다: 경영진이 서울에 상주하거나, 핵심 부서(인사, 재무, 기획 등)가 서울로 이동하여 실질적인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한다면 세금 혜택이 박탈될 수 있습니다.
입증 자료를 철저히 준비하세요: 이번 사건처럼 인테리어 공사 내역, 근무 인원 현황, 업무 분장표 등을 통해 서울 사무소가 본점 역할을 하지 않았음을 입증할 수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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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김미래 변호사 / 법무법인 리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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