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관계 법인과의 저가 양수도 거래 시 '증여 시기'의 쟁점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리브로의 김미래 변호사/공인회계사입니다.
자녀에게 재산을 직접 물려주는 대신, 자녀가 운영하는 법인(특정법인)에 재산을 싸게 넘기는 방식의 절세 전략을 고민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하지만 세법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법인이 얻은 이익만큼 주주인 자녀들이 증여받은 것으로 간주해 증여세를 부과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언제'를 기준으로 증여가 이루어졌다고 보는 걸까요? 계약서 도장을 찍은 날일까요, 아니면 잔금을 치른 날일까요? 이 시점에 따라 세금의 규모가 달라질 수 있기에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최근 대법원이 이와 관련된 명확한 기준을 제시한 판결(2025두34823)을 내놓았습니다.
사건은 아버지가 자녀들의 회사에 부동산을 매도하면서 시작됩니다.
원고들은 A 주식회사의 주식을 100% 소유한 주주들(자녀들)이고, 甲은 A 회사의 대표이사이자 원고들의 아버지입니다. 아버지 甲은 2019년 4월 10일, 자신이 소유한 토지를 자녀들의 회사인 A 주식회사에 200억 원에 매도하는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후 2019년 5월 17일, 대금 지급이 완료되고 A 주식회사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졌습니다.
이후 과세관청(피고)은 이 토지의 시가를 325억 원으로 평가하고, 시가보다 125억 원이나 싸게 넘긴 '저가 양수' 거래라고 판단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피고는 A 회사가 얻은 이익만큼 주주인 원고들(자녀들)이 증여받았다고 보고 증여세를 부과했습니다 .
이 사건의 핵심은 '증여일(거래를 한 날)'을 언제로 볼 것인가였습니다.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증세법) 제45조의5 제1항은 특수관계 법인과 거래를 하여 주주 등이 이익을 얻은 경우, '거래를 한 날'을 증여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 그리고 구체적인 '증여일의 판단' 등은 대통령령(시행령)으로 정하도록 위임했습니다 .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발생했습니다. 정작 위임을 받은 시행령(구 상증세법 시행령 제34조의4)이 '이익 계산 방법' 등은 규정하면서도, '증여일의 판단'에 대해서는 명시적인 규정을 두지 않았던 것입니다 .
법령에 구체적인 날짜 기준이 없는 상황에서, 과연 언제를 증여 시기로 보아야 할지가 치열한 법리 다툼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원심과 대법원은 모두 과세관청의 손을 들어주며, '해당 재산의 대금을 청산한 날'을 증여일로 보아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판단 근거]
법령 해석의 체계: 상증세법 제45조의5 제2항 제2호의 '저가 양수' 거래의 경우, 비록 시행령에 명시적인 '증여일' 규정이 없더라도 관계 법령의 체계와 입법 취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실질적 귀속: 자산의 양도 거래에서 실질적인 소유권 변동과 경제적 이익의 귀속이 확정되는 시점은 대금이 청산된 때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증여일’로 보는 ‘거래를 한 날’이란 ‘해당 재산의 양도일’로서 ‘해당 재산의 대금을 청산한 날’이라고 해석해야 한다.
따라서 과세관청의 주장대로 이 사건에서 토지 대금이 청산된 날인 2019년 5월 17일을 기준으로 토지의 시가를 평가해야 하고, 그 경우 200억 원에 양도한 것은 현저히 낮은 대가로 거래한 것에 해당한다.
이번 판결은 세법 시행령에 구체적인 '날짜 기준'이 빠져있는 입법의 미비점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법원이 법의 체계와 실질과세의 원칙을 통해 그 공백을 메웠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납세자 입장에서는 "시행령에 규정이 없으니 과세할 수 없다"는 조세법률주의의 엄격 해석을 기대했을 수 있으나, 법원은 '거래를 한 날'의 통상적인 의미인 '대금 청산일'을 적용함으로써 과세의 정당성을 인정했습니다. 특수관계 법인을 이용한 변칙적인 부의 이전에 대해 법원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사례입니다.
아버지가 자녀 소유 법인에 토지를 시가보다 현저히 낮은 가격으로 매도하여, 자녀들에게 증여세가 부과됨
관련 법령(시행령)에 '증여일(거래일)'을 언제로 볼지에 대한 명시적 규정이 없어 논란이 됨
대법원은 규정 공백에도 불구하고, 거래의 실질을 고려해 '대금 청산일'을 증여일로 보고 과세 처분이 적법하다고 확정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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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김미래 변호사 / 법무법인 리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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