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지방세법 개정과 '회생계획 수행 중'의 의미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리브로의 김미래 변호사/공인회계사 입니다.
변호사이자 공인회계사로서 조세 및 기업 법무를 다루다 보면, 법의 작은 문구 하나, 그리고 개정된 법률의 부칙 조항 하나가 수억 원의 세금을 가르는 결정적인 열쇠가 되는 경우를 종종 목격합니다.
오늘은 최근 서울행정법원에서 선고된 의미 있는 판결(2024구합92081)을 통해, 기업회생 절차 중 발생한 자본금 변경 등기에 대한 등록면허세 부과 처분이 어떻게 취소될 수 있었는지 그 법리적 쟁점을 분석해 드리고자 합니다. 특히 2024년 개정된 지방세법이 어떻게 '회생 기업'에게 구명줄이 되었는지 주목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 사건의 원고인 A 법인은 경영난으로 인해 회생절차를 밟게 되었습니다. 회생계획의 핵심은 M&A를 통한 경영 정상화였는데, 이 과정에서 '출자전환'과 '무상감자(소각)'가 동시에 이루어졌습니다.
구체적으로 원고는 채권자들의 빚을 주식으로 바꿔주는 '출자전환'으로 자본금을 약 296억 원 늘렸습니다(증자). 그리고 바로 다음 날, 기존 주식과 출자전환된 주식을 대부분 무상으로 소각하여 자본금을 줄였습니다(감자). 즉, 서류상으로는 자본금이 늘어났다가 바로 사라진 셈입니다.
그런데 관할 구청(피고)은 "잠깐이라도 자본금이 늘어나는 등기를 했으니 등록면허세를 내라"며 약 1억 4,200만 원(가산세 제외)의 세금을 부과했습니다. 회사는 이미 2021년에 회생절차가 종결된 상태였는데, 2년이 지난 2023년에 갑자기 세금 폭탄을 맞게 된 것입니다.
이 사건에서 원고(법인)와 피고(과세관청)는 크게 두 가지 쟁점을 두고 맞붙었습니다.
원고(법인) 주장: "출자전환으로 주식을 발행하자마자 바로 소각했다. 이건 실질적으로 자본이 늘어난 게 아니라 빚을 없애는 과정이었을 뿐이다. 실질적인 자본 증가가 없었는데 세금을 매기는 건 부당하다."
피고(과세관청) 주장: "등록면허세는 권리의 실질적 귀속 여부와 상관없이 '등기'라는 행위 자체에 과세하는 것이다. 잠깐이라도 증자 등기가 경료되었다면 납세 의무는 성립한다."
원고(법인) 주장: "2024년 1월 1일부터 시행된 개정 지방세법에 따르면, 법원의 촉탁으로 인한 등기는 비과세다. 부칙에 따르면 법 시행 당시 '회생계획을 수행 중'인 기업도 적용받는다. 우리는 미확정 채권 변제를 위해 에스크로우 계좌를 유지하고 있으니 여전히 '수행 중'이다."
피고(과세관청) 반박: "이미 2021년에 법원으로부터 '회생절차 종결 결정'을 받았다. 절차가 끝났는데 어떻게 계획을 수행 중이라고 할 수 있나?"
법원은 원고의 첫 번째 주장(실질과세 원칙)은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두 번째 주장(개정법 적용)을 받아들여 과세 처분을 취소했습니다. 그 논리의 흐름은 다음과 같습니다.
재판부는 등록면허세의 성격상, 설령 그 주식이 나중에 소각될 예정이었다 하더라도 '자본증가 등기'가 마쳐진 이상 납세의무는 성립한다고 보았습니다. 출자전환 후 소각하는 행위도 채무가 면제되는 법적 효력이 발생하므로 실질적 재산 변동이 없다고 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 부분이 이 판결의 하이라이트입니다. 법원은 "형식적인 회생절차 종결 결정이 있었다고 해서 반드시 회생계획 수행이 완료된 것은 아니다"라고 판단했습니다.
판단 근거 1 (에스크로우 계좌): 원고는 미확정 채권(소송 중인 채권 등)을 갚기 위해 약 9억 9천만 원을 에스크로우 계좌에 예치해두고 있었습니다. 법원은 이를 근거로 2024년 1월 1일 기준, 변제가 완료되지 않았으므로 '실질적으로 회생계획을 수행 중'이라고 보았습니다.
판단 근거 2 (입법 취지): 2024년 개정된 지방세법의 취지는 회생 기업의 부담을 줄여 회생을 돕는 것입니다. 따라서 부칙의 적용 범위를 넓게 해석하여, 아직 빚을 다 갚지 못한 기업에게 혜택을 주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시했습니다.
이번 판결은 법률 전문가의 시각에서 볼 때, '회생절차의 법적 종결'과 '실질적인 회생계획의 수행'을 명확히 구분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회생절차 종결 결정문만 보고 "아, 이제 끝났구나"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세법(특히 개정된 지방세법)의 적용에 있어서는 아직 갚지 못한 채무(미확정 채권 유보액 등)가 남아 있다면 여전히 '수행 중'인 것으로 보아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입니다.
혹시 과거 회생절차를 밟았거나 진행 중인 기업 관계자분들이라면, 우리 회사가 2024년 개정 지방세법의 혜택(등록면허세 비과세)을 받을 수 있는 '수행 중'인 상태인지, 전문가를 통해 면밀히 검토해 보시길 권해드립니다. 고액의 세금을 아낄 수 있는 단서가 그곳에 있을지 모릅니다.
회생 기업이 출자전환 후 주식을 바로 소각했더라도, 법원은 일단 등기가 되었다면 등록면허세 과세 대상이 맞다고 판단함(원칙).
하지만 2024년 개정된 지방세법은 '회생계획 수행 중'인 기업에 대해 법원 촉탁 등기 등록면허세를 비과세하도록 규정(예외).
법원은 형식적인 회생절차 종결 결정이 났더라도, 미확정 채권 변제를 위한 예치금이 남아있다면 '회생계획 수행 중'으로 보아 세금을 취소하라고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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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김미래 변호사 / 법무법인 리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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