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 해놓고 팔았다" 주식 유튜버 유죄 확정의 전말

[판례분석] 슈퍼개미 유튜버의 '선행매매' 무죄 vs 유죄 반전

by 김미래 변호사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리브로의 김미래 변호사/공인회계사 입니다.


구독자 50만 명, '슈퍼개미'라는 화려한 타이틀. 수많은 개인 투자자들은 그의 유튜브 방송을 '주식 바이블'처럼 여기며 따랐습니다. 그가 "이 종목, 저평가입니다. 4만 원, 5만 원까지 갈 겁니다"라고 외치면, 개미들은 앞다퉈 매수 버튼을 눌렀습니다.


하지만 그 뜨거운 매수 열기 뒤편에서, 정작 추천했던 본인은 차가운 이성으로 '매도' 버튼을 누르고 있었습니다. 이른바 '선행매매(Scalping)'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유튜버 A씨.


법원은 이 이중적인 행태를 어떻게 판단했을까요? 1심의 무죄 판결이 2심에서 유죄로 뒤집힌 결정적 이유, 지금부터 파헤쳐 봅니다.


1. 사건의 발단: 신의 계시인가, 악마의 속삭임인가


A씨는 유튜브와 리딩방을 운영하며 특정 종목(H사, N사 등)을 적극 추천했습니다. "H사, 자회사 가치만 해도 엄청납니다. 지금 팔 때 아닙니다. 4만 원 이상 봅니다."


그의 말 한마디에 주가는 출렁였고, 거래량은 폭발했습니다. 하지만 검찰 수사 결과, 충격적인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A씨는 방송 전 해당 주식을 미리 사두었고(선행매수), 방송을 보고 개미들이 몰려들어 주가가 오르자 보유 물량을 팔아치워(매도) 약 58억 원의 시세 차익을 챙겼던 것입니다.


검찰은 이를 자본시장법 위반(사기적 부정거래)으로 보고 A씨를 기소했습니다.


2. 1심의 판단: "유튜버의 추천은 '사기'가 아니다" (무죄)


놀랍게도 1심은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대중의 분노와는 달랐던 법원의 냉정한 판단 근거는 무엇이었을까요?

"장기 투자자였다": A씨는 추천 직전에 산 게 아니라, 예전부터 해당 주식을 모아온 장기 투자자였습니다. "오랫동안 가지고 있던 주식을 판 것이지, 단타로 치고 빠진 게 아니다"라는 방어가 먹혔습니다.

"매도한다고 말할 의무는 없다": 법원은 유튜버가 "나 이거 팔 거야"라고 미리 알릴 법적 의무는 없다고 봤습니다. 자신의 매수/매도 포지션을 숨기고 추천했다 하더라도, 그것이 곧바로 '사기(위계)'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투자는 본인의 책임": A씨가 기업 분석을 근거로 추천한 이상, 그것은 하나의 '의견'일 뿐이며 맹목적으로 추종한 투자자들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이 판결로 주식 리딩방 업계는 환호했고, 개미들은 허탈해했습니다. "유명해지면 똥을 싸도 박수친다더니, 똥을 팔아도 무죄구나"라는 비아냥이 쏟아졌습니다.


3. 2심의 반전: "숨기고 추천한 건 '기망'이다" (유죄)


하지만 2심은 이 논리를 완전히 뒤집었습니다. 징역 2년(집행유예 3년) 및 벌금 3억 원. 무죄가 유죄로 바뀐 결정적 '한 끗'은 바로 '이해상충의 은폐'였습니다.

"추천 뒤에 숨겨진 칼날": 2심 재판부는 A씨가 단순히 주식을 보유한 것을 넘어, "매도할 마음을 먹고 있으면서(매도 의사), 방송에서는 강력 매수를 외친 행위"에 주목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의견 표명이 아니라, 시청자를 자신의 '설거지(물량 떠넘기기)' 도구로 이용한 기망 행위(위계)라고 판단했습니다.

"신뢰를 악용했다": 구독자들은 A씨를 믿고 매수했지만, A씨는 그 신뢰를 이용해 자신의 이익을 실현했습니다. 법원은 "이해관계를 숨긴 채 매수를 권유하여 매수세를 유입시킨 뒤, 자신이 빠져나가는 행위는 자본시장법이 금지하는 부정거래"라고 못 박았습니다.

"유튜버도 영향력만큼 책임져라": 1심과 달리 2심은 50만 유튜버의 영향력을 무겁게 봤습니다.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을 알면서도 이를 이용한 것은 시장 질서를 교란한 중대 범죄라는 것입니다.


대법원(2025도4748) 역시 이러한 2심의 판단이 옳다고 보아 A씨의 유죄를 확정했습니다.


4. 마치며: '리딩방'의 환상에서 깨어나라


이 판결은 주식 시장의 무법지대였던 '유튜브 리딩'에 울리는 강력한 경고장입니다.


1심의 무죄 판결이 "법은 멀고 주먹은 가깝다"는 좌절을 주었다면, 2심의 유죄 반전은 "유명세 뒤에 숨은 탐욕도 법의 심판을 피할 수 없다"는 정의를 보여주었습니다.


[요약]

유명 주식 유튜버가 특정 종목을 추천해 주가를 띄운 뒤, 자신이 미리 사둔 주식을 팔아 58억 원을 챙김.

1심은 "장기 투자였고 매도 사실을 알릴 의무는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으나, 2심은 이를 뒤집음.

2심과 대법원은 "팔 생각을 숨기고 사라고 부추긴 건 시청자를 이용한 사기적 부정거래"라며 유죄를 확정함.


법무법인 리브로는 장부 속 숫자를 법의 언어로 해석하여, 복잡한 경제범죄 사건에서 의뢰인을 위한 최적의 방어 전략을 제시합니다.

작성: 김미래 변호사 / 법무법인 리브로

관련 문의: 02-532-9824 / mrkim@lawlebr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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