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의 '평균 원가율' 적용이 위법하다고 판단된 이유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리브로의 김미래 변호사/공인회계사입니다.
기업을 운영하다 보면 계열사나 특수관계인과 거래를 하는 경우가 필연적으로 발생합니다. 이때 가장 두려운 단어가 바로 '부당행위계산부인'입니다. 특수관계인에게 시가보다 비싸게 사주거나 싸게 팔아서 이익을 몰아줬다고 보고, 이를 세법상 부인하여 세금을 다시 매기는 것이죠.
과세관청이 납세자에게 부당행위계산부인 규정을 적용할지 판단할 때 가장 크게 고려하는 요소가 바로 해당 거래의 '시가' 입니다. 최근 서울고등법원에서 과세관청이 '업종별 평균 원가율'을 적용해 산출한 시가가 위법하다는 의미 있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국세청의 논리가 어디서 무너졌는지, 납세자가 어떻게 승소할 수 있었는지 분석해 드립니다.
원고(시행사 A)는 상가와 오피스텔을 짓는 과정에서 특수관계인인 C사(시공사)에게 공사를 맡겼습니다. 서울지방국세청은 세무조사 결과, 원고가 C사에게 '시가'보다 약 68억 원이나 더 많은 공사비를 지급했다고 판단했습니다.
과세관청은 C사가 신고한 주업종코드(기반 조성 관련 전문 공사업)의 '업종 평균 매출원가율(87.9%)'을 적용하여 이 사건 공사의 적정 시가를 계산했습니다. 즉, "남들은 이 정도 원가율로 공사하는데, 너희는 왜 이렇게 비싸게 줬냐"며 그 차액만큼을 부당행위로 보고 법인세를 부과한 것입니다.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과세관청이 산정한 시가가 적법한가?"였습니다.
"시공사 C는 스스로 주업종을 '기반 조성 공사업(452101)'으로 신고했다."
"유사한 거래 사례가 없으므로, 해당 업종을 영위하는 7,888개 법인의 평균 매출원가율을 적용해 역산한 가격이 곧 '시가'이다."
"따라서 이 기준을 초과하여 지급한 68억 원은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 제공이다."
업종 분류의 오류: "C사가 신고를 어떻게 했든, 실제 수행한 공사는 '기반 조성이 아니라 '비주거용 건물 건설업(451104)'에 해당한다."
평균의 함정: "국세청은 7천 개가 넘는 업체의 단순 평균만 냈을 뿐, 우리 공사와 규모나 성격이 비슷한 업체를 선별하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았다."
공동수급체 무시: "지급한 돈 전체가 C사의 몫이 아니다. 공동수급체인 다른 회사(H사, I사)에 정산해 준 돈까지 C사의 수익으로 잡은 것은 잘못이다."
제1심과 달리, 항소심(서울고등법원)은 원고의 손을 들어주며 과세처분을 취소했습니다. 비록 원고가 공사비를 과다하게 지급한 정황(경제적 합리성 결여)은 있지만, 과세관청이 세금을 매기기 위해 계산한 금액(시가) 자체가 틀렸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법원은 과세관청이 7,888개 법인의 평균 원가율을 그대로 적용한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보았습니다. 공사 현장마다 난이도, 규모, 지역이 다른데, 유사성을 확보하기 위한 최소한의 선별 과정(예: 비슷한 규모의 업체 필터링, 특수관계 거래 배제 등) 없이 기계적인 평균값을 쓴 것은 잘못이라는 것입니다.
C사가 세금 신고 때 '기반 조성 공사업' 코드를 썼더라도, 실제 공사 내용은 전기·통신을 제외한 건물 공사 일체였습니다. 법원은 실질에 부합하는 '기타 비주거용 건물 건설업'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잘못된 업종 분류를 기준으로 한 시가 산정은 타당성을 잃습니다.
③ "남의 돈까지 매출로 잡지 말라"
원고가 C사에 지급한 돈 중 일부는 공동수급체인 H사와 I사에게 전달되었습니다. 법원은 계약서상 C사가 대표로 돈을 받아 정산해 주기로 되어 있었으므로, 이 금액은 C사의 매출(공사대금)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이 판결은 매우 중요한 시사점을 줍니다. 법원은 원고가 특수관계인에게 통상적인 수준보다 많은 돈(약 70억 원)을 지급한 행위 자체는 '경제적 합리성이 없다(비정상적이다)'고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결론은 '과세처분 취소'였습니다. 왜일까요? 과세관청이 "너희가 잘못했다"는 것은 입증했지만, "그래서 정확히 얼마가 정상 가격(시가)인데?"라는 질문에 대해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근거를 대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세무조사에서 부당행위계산부인 이슈가 발생했을 때, 납세자는 거래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것뿐만 아니라 과세관청이 제시한 '시가'가 합리적인 비교 대상을 통해 산출된 것인지 치밀하게 파고들어야 합니다. 국세청의 통계가 언제나 정답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국세청은 업종별 '평균 원가율'을 적용해 특수관계인 거래의 시가를 산정하고 세금을 부과함.
법원은 "유사성을 고려하지 않은 기계적 평균값 적용과 잘못된 업종 분류에 따른 시가 산정은 위법하다"고 판결함.
거래가 다소 비정상적이라도, 과세관청이 '시가'를 엉터리로 계산했다면 부과처분은 취소될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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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김미래 변호사 / 법무법인 리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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