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격합병 시 고용창출투자세액공제 승계, 상시근로자 산정

by 김미래 변호사

오늘은 기업 인수·합병(M&A) 과정에서 놓치기 쉬운, 그러나 세무적으로 매우 중요한 대법원 판결을 하나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바로 적격합병 시 피합병법인이 가지고 있던 '고용창출투자세액공제'의 이월공제액을 합병법인이 승계할 수 있는지, 그리고 승계한다면 그 한도 계산의 기준이 되는 '상시근로자 수'를 어떻게 산정해야 하는지에 대한 최근 대법원 판결입니다.


이 사건은 합병 등기일 '하루'를 기준으로 근로자 수를 셀 것인가, 아니면 과세연도 전체의 '월별 평균'을 낼 것인가가 핵심 쟁점이었습니다.


1. 사건의 개요: 합병과 함께 넘어온 '세액공제' 이슈


원고(합병법인)는 2016년 9월, 피합병법인을 흡수합병했습니다. 이 합병은 법인세법상 '적격합병' 요건을 모두 갖추었습니다.


피합병법인은 합병 전 대규모 투자를 통해 창고시설을 신축했고, 이에 따른 '고용창출투자세액공제'를 신청했으나 당시 상시근로자 수가 증가하지 않아 공제받지 못한 금액(이월공제액)이 약 6억 9천만 원 남아있었습니다.


원고는 합병 후 법인세를 신고하면서 이 미공제액을 승계하여 공제받았습니다.


그러나 과세관청(피고)은 두 가지 이유로 이를 부인하고 법인세를 부과했습니다.

승계 불가: 해당 세액공제는 합병법인이 승계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계산 오류: 설령 승계되더라도, 공제 한도 계산 시 '승계한 상시근로자 수'는 합병등기일 현재 인원만 따져야 한다.


2. 쟁점 1: 적격합병 시 세액공제액은 승계되는가? (피고 상고 기각)


과세관청은 관련 시행령 규정(구 법인세법 시행령 제81조 제3항 제2호)이 승계 가능한 세액공제를 열거하고 있는데,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과세관청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대법원은 적격합병의 취지가 '과세상 기업의 계속성 인정'에 있음을 강조했습니다. 따라서 관련 시행령 규정은 세액공제 승계 자체를 제한하는 요건이 아니라, 승계된 세액공제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적용할지(한도 등)를 정하는 계산 규정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즉, 다른 법령(조세특례제한법 등)에 요건이 있다면 그에 따라 승계가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3. 쟁점 2: '승계한 상시근로자 수'는 어떻게 계산해야 하는가? (원고 승소)


이 사건의 하이라이트이자 원심이 파기된 부분입니다. 고용창출투자세액공제의 이월공제를 받으려면 '해당 과세연도 상시근로자 수 > 직전 과세연도 상시근로자 수' 요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이때 합병이 있는 경우 직전/해당 연도 근로자 수에 '승계한 상시근로자 수'를 더하거나 빼서 보정하게 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승계한 상시근로자 수'를 무엇으로 볼 것인지가 문제 되었습니다.


원심(고등법원)의 판단: 합병등기일이라는 '특정 시점'에 실제 승계한 인원수로 봐야 한다. 조특법상 월별 평균 계산식은 여기에 적용할 수 없다.
대법원의 판단: 원심 판단은 틀렸다. '월별 평균 방식'을 적용해야 한다.


4. 대법원 판결의 핵심 논리: "합병 전후를 하나의 법인처럼"


대법원은 왜 원심을 뒤집고 납세자의 손을 들어주었을까요? 그 이유는 '기업의 연속성' '법령의 합목적적 해석'에 있습니다.


제도의 취지: 해당 조항은 합병 시 피합병법인과 합병법인을 **'통합된 하나의 단위'**로 보아, 합병 전후의 상시근로자 수 왜곡을 방지하기 위함입니다.

계산의 일관성: 조특법 시행령은 원칙적으로 상시근로자 수를 '매월 말 현재 인원의 합 ÷ 개월 수'로 계산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합병 시 '승계한 근로자 수'만 유독 특정일(합병등기일) 기준으로 산정한다면 전체 계산의 정합성이 깨집니다.


따라서 '승계한 상시근로자 수' 역시 특정일의 스냅샷이 아니라, 직전 과세연도 및 해당 과세연도 기간 동안 피합병법인 사업부문의 '월별 상시근로자 수'를 반영하여 계산해야 한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단입니다.


5. 시사점


이번 판결은 적격합병 시 세제 혜택의 승계 범위를 넓게 인정하고, 그 계산 방법에 있어서도 기업의 실질과 연속성을 반영하는 합리적인 해석을 내렸다는 데 의의가 있습니다.


특히 합병등기일 하루의 인원 변동으로 인해 거액의 세액공제 혜택을 놓칠 뻔했던 납세자 입장에서는 매우 의미 있는 승소입니다. 대법원은 원심이 법리를 오해했다고 지적하며 사건을 파기환송했습니다.


기업 인수·합병을 진행 중이거나 검토 중이시라면, 단순히 자산과 부채의 인수뿐만 아니라 피합병법인이 보유한 '잠재적 세금 혜택(이월공제액 등)'을 어떻게 살릴 수 있을지, 그리고 구체적인 계산 로직은 어떻게 가져가야 할지에 대해 면밀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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