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이란 말이 절실하면서도 와닿지 않았던 때가 있었다. 용기가 나지 않았다는 표현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소통을 하는 방법도 미숙했지만, 나를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어떻게 보여주고, 나눠야 하는지.. 드러내 보이는 것 초차 부담이었다. 무언가를 상대에게 보여줘야 하는 것이 의무는 아니고, 지금 생각해 보면 인간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둘만이 알아야 하는 깊은 대화가 꼭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이런 생각이 관계를 하는 데에 걸림돌이었다.
소통을 배워야겠다고 결심한 결정적인 계기가 있었다. 가족 간의 불통으로 사랑하는 언니가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제대로 작별 인사를 나누지 못했다. 의식이 있을 때 서로 마음을 전할 시간이 충분했지만, 용기를 내지 못했다. 암투병을 하고 있으나 희망만을 생각했던 언니에게 현실을 직시하는 말을 어떻게 전해야 할지도 몰랐고, 깊이 쌓인 오해를 풀어내야 하는데 그럴 힘이 없었다. 그러다 보니 소통능력도 용기도 없이 삼십 년 넘게 살아온 자신이 미워지기까지 했다.
겨우 언니가 세상을 떠나기 전날 잠깐 의식이 돌아왔을 때, 남긴 한마디가 없었다면 언니를 떠올리며 사는 내내 후회가 많았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