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주이야기 교육은 아이들이 자라면서 답답하고 억울하고 분할 때, 즐겁고 재미있고 감동스러울 때, 누가 말을 시키지 않아도 묻지 않아도 하고 싶어 견딜 수 없어서 터져 나오는 말을 들어주고 알아주고 감동해 주는 교육입니다.
아이들 말을 들어주고 알아주고 감동해 주는 교육을 하면, 아이들이 속 시원하게 자라고, 그 시원한 기분은 즐거운 자신감으로 쌓여 갑니다. 즐거움으로 쌓이고 쌓인 자신감은 하고 싶은 것들로 가득 차오르고, 아이들은 스스로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싶은 만큼 해내면서 자랍니다.
-일과 공부와 놀이는 따로따로가 아닙니다.
못 견디게 하고 싶은 일이라면 일도 놀이이고, 공부도 놀이입니다. 그래서 일도 공부도 다 즐겁기만 합니다. 이런 생활이 되풀이되면, 아이는 하고 싶은 것으로 가득 차서 즐거울 것이고, 즐거운 만큼 열심히 자랄 것입니다. 교육이 뭐고 공부가 무엇입니까? 살아가는 데 불편하지 말라고 하는 것인데, 일과 공부와 놀이가 따로따로 인 교육은 거짓말 교육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생활 속에서 일과 공부와 놀이가 하나가 되어,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하면서 즐겁게 자라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마주이야기 中
공부와 놀이는 따로따로가 아니다. 보통의 엄마들은 초등학교 저학년까지는 애써 이 말에 동의를 한다. 그러나 고학년이 되면서 놀이와 공부는 분리되고, 공부를 위해 놀이를 딱 끊어버린다. 엄마와의 대화, 마주이야기도 딱 끊긴다. 공부를 위하여 이야기를 끊고, 엄마가 끊기 전에 아이들이 먼저 부모와 대화하기를 꺼려한다. 왜일까? 의문을 갖는 부모들은 그나마 나을지 모른다. 의문조차 갖지 않고 당연한 것이라 생각하는 이도 있을 테니..
우리는 학습과 놀이를 왜 분리시키는 것일까? 놀이는 어릴 때만 하는 것? 시간이 남을 때만 하는 것? 공부할 것이 많은 학생은 해서는 안될 것? 그래서 부모들은 놀고, 멍 때리는 시간을 허용하지 못하고, 보는 것만으로도 괴로워한다.
내가 생각하는 이유는 엄마가 정해놓은 기준 때문인 것 같다. 공부란 책상에 앉아 책을 보며 하는 것이란 기준.
어릴 때에는 가베와 블록을 가지고 놀면 수학 공부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만족을 하는데, 중학생이 그러고 있다면 아마도 뭐 하고 있느냐고 야단을 칠 수도 있다. 수학 문제집 풀지 않고 뭐 하느냐고 말이다. 책을 보고 문제집을 풀고 학원에 가고... 딱 하나의 방법만을 생각하고 있기에 다른 방법으로 공부한다는 것은 상상하지 못한다.
많이 놀아 본 아이가 공부도 잘한다. 동의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놀이란 아이가 좋아하는 것이다. 아무리 좋아하는 놀이라도 아이가 싫어하는 것은 하게 할 수 없다. 우리 집 세 아이도 좋아하는 놀이가 다 다르다. 하고 싶은 놀이를 하고 싶은 만큼 부모가 인정해주고 도와줄 수 있다면 그 아이는 공부도 잘하리라 믿는다. 좋아하는 놀이를 하고 싶은 만큼 하면서 집중력도 끈기도 생긴다. 아이의 단계에 맞추어 충분히 할 수 있게 두어야 한다. 엄마가 조급해서 그 단계를 엄마 마음대로 건너뛰어서도 안된다. (소통이 없이 혼자 게임을 하면서 노는 것은 놀이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가 생각하는 놀이란 생각 하며 배움이 있는 것. 아무 생각 없이 단순한 감각만이 즐거운 것이라면 놀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마음에 걸리고 아이에게 미안한 일이 있다. 큰 아이가 4살 무렵. 퍼즐에 푹 빠진 때, 구입하거나 지인에게 물려받은 많은 퍼즐들을 단계별로 하면서 엄청 즐거워했다. 제법 잘 맞춰서 100조각도 거뜬히 해냈고, 1-2시간 집중해서 하는 날이 많았다. 집에 있는 수십 개의 퍼즐판을 여러 번 맞추니 식상한 지 새로운 퍼즐을 사달라고 했다. 서점에서 구입을 하려고 하니 종류도 많지 않았고 집에 있는 것들과 조각 차이가 거의 없거나 아니면 200조각 정도 되는 퍼즐판이 있었다. 아이와 같이 왔으면 아이에게 고르게 할 텐데.. 그런데 생각 하나가 스쳤다. 아이가 잘하니까 200조각도 무리는 없겠지? 그렇다고 맞춰봤던 100조각을 또 사가는 것은 쫌.. 아이가 좋아하는 세계 국기가 그려진 퍼즐을 구입했다. 새로운 퍼즐이 와서 좋아는 했지만, 갑자기 조각수가 늘고 그림으로 어림하여 맞추는 것이 아닌 국기 퍼즐이라 쉽지 않은 수준이었다. 도와주던 나도 많은 조각에서 한참 찾아야 맞출 수 있었으니까. 아이와 낑낑대며 2시간 넘게 퍼즐을 다 맞추었던 기억이 난다. 그 이후로 퍼즐 놀이는 즐거운 놀이라기보다는 인내 그 자체였다. 땀을 흘리면서도 끝까지 다 맞추겠다고 노력하는 아이가 대단해 보였다. 한 달가량 퍼즐에 빠져 있던 아이는 그 이후로 가끔만 퍼즐 놀이를 하였는데, 엄마 욕심에 갑자기 단계를 높이지 않았다면 더 흥미를 갖고 즐겁게 놀이로 퍼즐을 하지 않았을까..
아이가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싶은 만큼!! 아이가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게!!
이런 선택과 결정들이 쌓이면 아이는 분명 놀이를 학습으로 연장하고 확장할 수 있게 된다.
큰 아이와의 에피소드로 인하여 그 이후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노래를 부르면서 작사를 해보고, 작곡을 하고 싶어서 피아노를 배우고.. 산책을 하며 시를 써보고, 쓴 시로 노래를 만들어보고.. 외국인이 하는 영어를 들으면서 궁금해서 이런저런 영어로 된 영상을 보고, 무슨 뜻인지 물어보고, 알파벳을 써보고, 단어를 찾아보고, 좋아하는 팝송 가사를 보며 따라 부르고.. 마법천자문을 읽으면서 한자를 써 보고 생활한자를 공부하고.. 관심 있는 자동차 책만 보다가 과학책을 읽고, 미래와 우주, 삼국지, 여러 나라의 문화를 배우는 책등으로 확장되고.. 책을 보면서 놀고 놀이를 하면서 책을 보고, 놀다가 알게 된 것들을 더 배우고 싶어서 학습과 연결시키는 것이 모두 놀이에서 시작된 것이라는 걸 잘 안다. 새로운 놀이와 즐거움으로 배움이라는 것과 연결된다는 것이 신기하다.
놀이와 마주이야기가 함께 한다면 평생 이렇게 즐겁게 살 수 있지 않을까. 물론 하기 싫은 공부라는 놀이도 있겠지만, 모든 놀이를 다 좋아할 수 없듯이.. 그러나 많이 끝까지 놀아 본 아이는 집중력과 끈기가 있기에 하기 싫은 놀이도 참고 인내할 수 있는 힘이 있지 않을까. 하고 싶은 놀이를 하기 위해 하기 싫은 놀이도 해내는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