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채우는 일부분...
회사 매각 이야기가 나오면서 동료분이 생각이 많은지 어느 날은 회사를 나가면 푸드 트럭을 해보면 어떠냐는 이야기를 했다. 일전에 보았던 푸드트럭이 생각처럼 녹녹지 않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어 그 이야기를 전했다. 그러다 불현듯 떠오른 기억이 있다. 바로 '밥차'다. 영화에서 밥차를 빼놓을 수가 없다.
실제로 영화를 할 때 '시네마밥차', '수라간', '짱구네', '전주밥차'등 수많은 밥차가 있었다. 그중에 밥맛이 좋은 밥차는 영화팀마다 불러서 스케줄이 꽉 차있기 일쑤이다. 그래서 요령 있는 제작부는 촬영 들어가기 전부터 인기 있는 밥차를 미리 섭외해 둔다. 그렇다고 계약서를 쓰는 건 아니고 일정이 이렇게 될 것 같으니 그때 촬영일정에 맞춰 같이 움직이자 뭐 이런 구두 약속을 해두는 것이다.
밥차에 대해서 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 영화에서 밥차를 처음 시작한 영화는 어디일까? 하는 것이다. 잘 알려지지 않고 아는 스텝도 없어 기자도 정확히 기사를 쓰지 못하다가 어느 날 한피디분을 만났는데 90년대 말쯤 영화에서 포차가 소품으로 등장했고 집접 포장마차를 섭외하고 스텝들이 간식까지 해결한 일이 있었다고 한다. 그날 스텝들에게 인기가 있는 걸 보고 영화 현장에 포차를 섭외해서 다니게 되었는데 그게 밥차가 되었다고 한다. 그러니 사실 밥차가 도입된 것이 길지는 않은 것이다.
사실 밥차는 제작부에게 참 힘든 것이다. 스텝들이 거의 50명이 넘고 규모가 큰 영화에 경우에는 스텝수가 100명이 넘기도 한다. 그런데 그 많은 인원이 입맛이 같을 리가 없다. 누구는 고기반찬을 좋아하고 심지어 스텝 중 비건식을 원하는 스텝도 있다. 그러다 보니 스텝 한 명 한 명 입맛을 다 맞추는 건 사실 불가능 하다. 그래서 스텝들 중 다수가 좋아할 만한 반찬과 입맛에 맞추는 밥차가 섭외대상 일순이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인기 있는 밥차를 섭외하면 제작부가 반은 먹고 들어간다. 영화 촬영 때 인기 있는 밥차를 섭외해서 식사를 진행했는데 경력도 있고 연배도 있는 배우 선배님이(현장에서는 경력 있는 배우분을 부를 때 선배님이 이라고 칭했다.)
"야 여기 제작부 능력 있네"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을 정도이다.
한 번은 한배우는 남양주 세트장 촬영 때 세트장에 있는 식당에서 밥을 먹다가 "이걸 먹으라는 거냐며 " 밥맛이 형편없다고 밥상을 업어서 그날 현장분이기가 너무 안 좋았고 다음날부터 바로 밥차를 진행했다고 한다.
인기 있는 밥차가 돈을 좀 버는 건 사실이다. 심지어 자주 불러서 현장에서 친해진 밥차 사장님은 당시 사업을 하가 잘 안돼서 빚을 2억이 있었는데 2년도 안되어서 다 상환했다고 했다. 하지만 그만큼 힘들다 사실 영화 현장은 일찍 시작하는 게 보통인데 다음날 현장 공지를 제적부가가 하는데 식사하시는 스텝은 오전 6시 집합, 식사 안 하실 분들은 7시 집합입니다.라고 촬영 마치고 공지를 하면 스텝들 대부분 6시에 나온다. 그만큼 스텝들이 식사를 꼭 하는 것이다. 아마 현장이 힘들기 때문에 밥을 꼭 챙기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
그런데 밥차 입장에서는 스텝들 오전식사를 6시부터 챙기려면 2시간 전부터는 준비를 해야 한다. 그리고 스텝들 식사를 마치면 설거지 및 정리 그리고 중식준비를 해서 접심을 마치면 저녁 심지어 야간 촬영까지 있으면 야식 진행도 할 때도 있다. 그러면 밥차 사장님이 제발 좀 살려달라고 하소연할 때도 있었다. 그만큼 노동강도도 세고 쉴 시간도 없는 것이다. 그래서 제작부는 야식이나 저녁을 따로 추진하기도 했다.
지금은 볼 수 없는 분이지만 제작부와 밥차 사장님의 관계는 업무를 떠나 좀 더 무언가 관계가 있긴 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식대가 임금에 같이 지불되는 경우가 많다고 하니 제작부는 일이 편해진 반면 예정에 그런 낭만은 좀 줄어든 느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