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슈역에서 나오는데 한 일본 사람이 다가와서호객행위를 했다. 모른 채 지나치려는데 손에 들고 있는 전단지에 'Eco bus'라고 쓰여진 글자가 눈에 들어왔다.
그렇지 않아도 아칸 국립공원에서 어떻게 이동할지 궁금했었는데 알고 보니 '에코버스'가 순환하고 있었다.
"국립공원 둘러보는데 하루만 하면 되지 않나?" 아내와 나는 울며 겨자 먹기로 3,000엔(4인 가격)을 주고 2일권을 샀다. 순환버스 티켓이 2,3,5,7일권이 있었는데 하루짜리가 없는것을 이상하게 여겼다. 하지만 첫날 버스를 타고 둘러보며 1일권이 왜 없는지 이유를 알만도 했다. 아칸 공원 탐방을 하루만 둘려보면 놓이는 것이 너무 많기 때문이었다. 공원에서 이곳저곳 둘러보는 것은 물론이고 온천 숙소에서 피로를 푼것도 아주 좋았다. 홋카이도를다시 오면 여기서 1주일 지내다 가는 것도 좋겠다 싶을 정도로 인상 깊었던 곳이다.
아칸 국립공원 숲은 나무와 눈밖에 없었지만 형용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다워 그림 속에 들어와 있는 착각에 빠질 정도였다. 에코버스는 눈길을 거침없이 달렸다. 눈길에서 이런 속도는 여태껏 경험해보지 못하여 살짝 무섭기까지 했는데 눈 덮인 숲 경치가 아름답기도 하고 버스기사님의 스릴감 넘치는 드라이브 실력도 신나고 재미있어서 두려움은 잠시 내려놓을 수 있었다. 나 또한 20년 운전 경력자로서 타이어가 미끄러진다는 느낌을 받았지만 신기하게 버스는 똑바로 잘 미끄러져서 정지할 곳에서는 정확하게 정지했다.
조용한 버스 안에서 갑자가 아저씨 한분이 마이크를 들고 나섰다. 전혀 눈치를 못 챘는데 알고 보니 국립공원 가이드였다. 일본어로 진행하기 때문에 알아들을 수는 없었지만 숲의 유래와 겨울철 동물들 얘기를 하지 않았을까? 하지만 아칸 국립공원은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겁고 경이로운 곳이다.
에코버스는구시로 호수 전망대가 있는 '스나유'에 20분간 정차했다.
지대가 높은 곳이라 그런지 우리가 도착했을 때 눈이 내려서호수를 조망할 순 없었지만 희뿌연 연무 사이로호수 윤곽만 볼 수 있었는데어마어마하게 큰 덩치일 거란 상상을 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