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리뷰
2026. 02. 06 발매
에이티즈의 13번째 미니앨범 <GOLDEN HOUR : Part.4>는 흔들림 이후의 세계를 보여준다. 전염된 감정으로 도시의 균형이 무너진 상황에서 에이티즈는 감정의 흔적을 추적하며 무너진 균형을 다시 세우려 한다. 폭풍 한가운데서도 신념을 붙들고 앞으로 나아가려는 의지가 앨범 전반에 반복적으로 강조되고 감정과 가치가 충돌하고 외부의 자극으로 마음이 흔들리는 순간에도 결국 에이티즈는 주저앉지 않고 다시 불타오르려는 선택을 한다. 특히 음악과 기억이야말로 전염된 감정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힘이라고 말해온 만큼 이번 앨범의 세계관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다시 노래하고 무대 위에 오르는 행위를 구원과 돌파로 전환시키는 서사를 느낄 수 있다. Z차원에서 처음 혁명을 일으켰던 그때처럼이라는 문장은 에이티즈가 늘 그래왔듯 서사를 무대로 번역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이번 챕터가 과거의 불꽃을 다시 붙이는 이야기라 생각한다.
직전 발매한 <GOLDEN HOUR : Part.3 ‘In Your Fantasy Edition’>의 타이틀 <In Your Fantasy>가 현실과 판타지의 경계에서 끝없는 갈망을 따라 마음이 기울어지는 상태를 보여줬다면 이번 앨범은 그 이후의 세계에서 무너진 균형을 다시 세우는 과정이다. Part.3이 경계 위에서 빠져드는 감각의 농도를 높였다면 Part.4는 감정이 전염되어 삶을 흔드는 위기로 상황이 바뀌고 그 위기에서 빠져나오는 방법을 음악으로 제시한다. 그래서 Part.4는 서사를 무작정 확장하기보다 응축시켜 한 방향으로 밀어붙이는 앨범처럼 느껴진다. 5개의 트랙 구성 역시 감정을 다시 모아 중심을 되찾는 흐름처럼 전개된다. 지켜야 할 것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신비로운 분위기의 Ghost로 전체 무드의 기반을 잡은 뒤 타이틀 Adrenaline로 시동을 걸어 감정의 폭발을 끌어올린다. 이후 NASA로 추진력을 더하고 On The Road와 Choose에서 에이티즈와 팬이 함께 걸어온 시간을 다시 약속한다.
이러한 감정선은 타이틀 < Adrenaline >에서 가장 잘 보여준다. 터질듯 울리는 엔진 사운드를 메인에 둔 만큼 강렬한 인상에 그치지 않고 곡의 흐름 안에서도 엔진, 가속, 반복 구동의 이미지를 끝까지 밀어붙이며 재점화라는 앨범의 주제를 사운드로 느낄 수 있다. 인트로부터 저음역대를 끌어올리며 시동이 걸리는 순간을 만들고 가사에서도 0-100처럼 급가속을 떠올리게 하는 표현을 사용해 출발선의 긴장감을 느낄 수 있다. 후렴에서 I can feel it go가 반복적으로 나오는데 이 반복은 감정이 한 번 폭발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몸 안에서 계속 차오르는 아드레날린을 지속 상태로 유지한다. 아드레날린이 혈관을 따라 순환하듯 다시 올라오는 감각이 강조되고 그 반복 자체가 트랙의 구조를 루프처럼만들어 텐션이 쉽게 꺼지지 않도록 붙잡는다.
이 지점에서 < Adrenaline >은 EDM이라는 장르의 특성과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드롭이 한 번 터지고 정리되는 전개가 아니라 킥과 베이스가 바닥에서부터 계속 밀어 올리며 다음 구간에서도 재가속할 힘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 위로 날카로운 질감의 신스와 잘게 쪼개지는 리듬이 겹치며 속도감을 끌어올리고 보컬과 랩 역시 과하게 멜로디를 늘이기보다 박자 위를 짧게 치고 나가며 추진력을 유지한다. 결국 < Adrenaline >은 단순히 강하기만 한 곡이 아니라 반복되는 후렴과 압력을 유지하는 저음역대 그리고 재가속을 전제로 한 송폼 진행을 통해 시동을 걸고 다시 태우는 움직임을 끝까지보여준다. Part.4가 보여주고자 한 재가속의 서사를 사운드적으로 보여주고자 한 시도가 타이틀 안에서 느낄 수 있다.
결국 < GOLDEN HOUR : Part.4 >에서 에이티즈가 보여주고자 한 것은 끝없는 갈망에 마음이 기울어지는 순간에도 무너지지 않는 힘이다. 전염된 감정과 외부 자극 속에서도 스스로를 지키는 선택을 이어가고 그 선택을 가능하게 하는 힘은 음악에서 나온다. 결국 흔들림은 끝이 아니라 시동이며 Part.4는 그 시동을 활활 타오르게 만드는 앨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