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리뷰
2026. 03. 03 발매
에버글로우의 <CODE>는 거친 질감으로 시작해 에너지를 몰아넣은 뒤 전자음악으로 그 힘을 풀어내며 마지막 팬들과의 결속으로 끝나는 EP이다. 첫 트랙 BREAKOUT이 인더스트리얼 계열의 거친 텍스쳐를 메인으로 새로운 세계관의 시작을 알리고 FOCUS는 그 거친 표면을 타격감으로 압축해 지금 여기로 시선을 모은다. 이때 중요한건 멜로디를 길게 끄는게 아닌 리듬과 질감의 대비로 긴장감을 만드는 것 이다. 사운드를 설명하는게 아닌 작동시키는데 중점을 뒀다.
그 에너지가 타이틀 CODE에서 가장 돋보인다. 트랩, 덥스텝, 업비트 같은 전자음들이 오가며 한번에 한장면씩 전환하는 듯한 구조로 쾌감을 느낄 수 있다, 훅은 반복되는 키워드와 리듬으로 신호를 준다. 하지만 해킹, 바이러스 같은 은유적 표현이 쏟아지며 콘셉트의 새로움 보다 10년대 점자음악의 익숙함이 먼저 떠오른다. 키워드가 강한 대신 감정의 점접이 작아 코드라는 구호가 서사를 설명하는게 아닌 설정을 보여주는 쪽으로 느껴진다. 영어 슬랭과 기술적 용어가 배치되며 강렬함이 쿨함보다 B급 SF영화가 떠오른다. 반복적인 훅의 추진력은 좋은데 그 반복이 중독보다 구호로 남는부분에서 시대감이 느껴진다.
뮤직비디오에서 이 사운드를 시각적으로 표현하려 하지만 세트, 로케이션의 수가 적어 공간감이 평평하고 장면 전환들이 확장이 아니라 반복처럼 느껴진다. 조명의 설계가 콘셉을 밀어주기보다 무난하게 정리되어 임팩트가 퍼포먼스에만 걸린다. 군무나 오브제의 레이어가 적어 프레임이 비어보이고 스케일이 작게 체감되는 점이 아쉽다. 전체적인 그래픽을 세계관을 설득하는게 아닌 단순 장치로만 보여 완성된 세계관 보다는 효과 넣은 화면으로 보인다, 이 부분에서 사운드에서 표현하고자 했던 거칠게 깨고 들어오는 에너지를 더 멀리 밀어줄 서사적 디테일과 시각적 효과는 다음 챕터에서 더욱 고민해봐야될 점으로 남는다.
마지막 트랙 Can’t Be Broken은 얼터너티브 록 기반의 밴드 드라이브로 전체적인 톤을 바꾸며 앞의 공격적인 느낌을 확신으로 정리한다. 사운드가 공격에서 결속으로 바뀌며 EP의 서사가 닫히고 결과적으로 <CODE>는 에버글로우가 잘하는 강한 질감과 에너지를 유지한 채 다음 챕터를 암시하는걸로 마무리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