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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치옹 Oct 19. 2024

2. [나는 원숭이다. 투자 원칙은 신이다.]

투자원칙을 목숨으로 지킬 것

매일 주식장이 열리기 전 나는 세 번 외친다.

나는 원숭이다. 나는 원숭이다. 나는 원숭이다.

평소에 인간 흉내는 낼 줄 알았다고 해도 현재 주식시장이 열려있고 내가 포지션을 잡고 있는 상황이라면(롱이던 숏이던 방향은 중요하지 않다.)


나는 원숭이가 될 수밖에 없다.

내가 주식투자를 하며 냉절한 이성과 직감을 무기로 시장에 멋지게 대응할 그릇이 못된다는 것을 지금까지의 투자경험을 통해 처절히 깨달았고

(상당한 비용을 지불하였다.)


그 결과 원칙을 만들어서 신처럼 철저히 믿어야 함을 알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황에 따라 나는 군중심리에 동참하려 할 것이며,

시시각각 발표되는 속보들에 유린될 것이며,

사전에 철저하게 계획했다고 자신했던 원칙들은 공포와 환희라는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통돌이 속 빨래처럼 휘둘릴 것이다.

전문가들의 합리적이고 멋진 의견에 저격당하고 너덜너덜해진 내 원칙은 그것을 신처럼 믿기로 한 나 자신에게조차 의심받을 것이다.

나는 원칙을 장중에 수정하고 싶을 것이고,

기존 계획과는 다르게  빠르게 청산하거나 손절가격에 도달해도 그럴듯한 이유를 들며 회피할 것이다.

그것이 인간의 본성이고 내가 원숭이인 이유다.

물론, 원칙을 손대서 당장 더 나은 상황이 될 수 있고,

더 나쁜 상황으로 흘러갈 수도 있다. 미래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중요한 사실은 원칙을 지키지 않는다면 내 실력은 제자리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고,

중요한 순간 나는 또다시 임기응변에 내 소중한 자산을 맡기고 불안에 떨 것이다.


그런 투자를 평생 지속할 수 있을 것인가?

지금 한 번의 투자로 평생의 투자를 끝낼 생각이 아니라면 나는 계속 발전해야 하고 장기적으로 성장을 추구해야 한다.

나는 계속 올바르게 실패하고 실패를 기반으로 배워나가야 한다.

올바른 실패는 크게 잃지 않고(=파산하지 않고 = 시장에서 퇴출되지 않고) 원칙을 지키는 투자를 시행한 결과로 얻어진다.

올바른 실패는 미래의 자산이 될 것이고 성공으로 향하는 중요한 톱니바퀴이다.

따라서, 올바른 실패를 위해 투자 중에 절대로 원칙에 손을 대서는 안된다.

예외로 원칙을 수정하는 조건은 투자 전략에 엄청난 리스크가 존재하는 것을 뒤늦게 발견하여 포지션 크기를 줄일 때뿐이다.

단지 시황에 흔들려서 공포와 욕심이라는 감정에 패배해 원칙을 버리거나 변경한다면 나는 다시금 원숭이임을 세상에 인증하는 것이다.

물론, 쉽지 않을 것이다.  조금 자위해 보자면 나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인간이 그럴 것이다.

인류역사상 대천재인 뉴턴도 시장의 광기에 고점에서 뇌동매매로 투자에 실패했다.

그러니, 항상 욕심을 버리기 위해 노력하고 이익보다 리스크에 중점을 두고 포지션 크기는 생각했던 것보다 더 보수적으로 적게 잡아야 한다.

그리고 타인의 성과는 무시하고 나의 원칙을 만들고 수행하고 발전시키는 것에 집중하고 만족해야 한다.

그래야 원칙을 계속 준수할 수 있다.

발생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을 고려하고 그때도 방어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짜는 것이 기본이고 그 바탕 위에 나만의 철학을 한 스푼 넣은 원칙을 따라야 한다.

매 순간 시장에서의 승패와 관계없이 적절한 리스크(청산손실)로 포지션을 종료하고 내가 인간의 이성일 때 짜놓은 원칙을 준수했다면 칭찬하라.


그 매매는 그럴만한 자격이 있다.

올바른 매매과정을 반복한다면 나는 언젠가 목표를 이룰 것임을 확신한다.

원칙을 신으로 모시고 철저히 준수하는 것만이 불확실성이 큰 주식시장에서 내가 원숭이를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길임을 명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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