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은 것들 사이에 튀는 무언가
동그라미들 사이에 각진 세모 하나
우린 그걸 작품이라고 불러 친구야
쟤들은 아무것도 몰라
-mudd the student 불협화음 中
우리반에는 패턴 브레이커가 있다. 반듯하게 다듬어진 학급규칙을 어질러 놓기도 하고, 내가 예상했던 정형적인 정답이 나오는 와중에도 뜬금없는 답을 하기도 한다. 이 녀석은 동그라미들 사이에 각진 세모 같다.
모나고 각진 세모여서 그런지 어떤 경우에는 친구들이 나무라기도 하고 비판의 화살로 집중 사격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녀석은 집단의 압박감을 오히려 즐기며 능구렁이처럼 웃음으로 빠져나오곤 한다. 참 배짱이 기가 찰 노릇이다.
호승이는 그런 아이다. 모두가 "예"라고 대답할 때 "아니요"라고 대답하는. 모두가 꽃을 바라볼 때 그 밑에 개미를 찾는. 모두가 파란색 하늘을 그릴 때 노을빛 하늘을 그리는 아이다. 다른 사람과 다름을 즐기고 모난 짓으로 관심을 끄는 모습에 아이들은 비난을 하기도 하지만 가끔씩 나오는 호승이의 독특한 통찰력에 박수를 보내기도 한다.
호승이는 우리반 아이들의 관심을 받으며 각진 세모 모양을 유지하려 노력한다. 아이들을 억지로라도 웃게 만들려 애쓰고 모두가 보지 못하는 부분을 찾으려 누구보다 눈과 두뇌를 돌리고 있다. 어쩌면 우리반 모두가 그런 호승이의 노력을 알기에 비난을 거두고 유쾌한 웃음과 박수를 보내는 것일 수도 있겠다.
동그라미들 사이에 각진 세모가 해줄 수 있는 역할이 있기에. 우리 모두 동그라미로만 있을 수는 없기에. 서로를 인정하고 함께 존재해야 함을 알기에 우리는 서로를 받아들인다. 우리반의 패턴 브레이커를 노랑 웃음으로 남겨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