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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꾸라지 Feb 01. 2024

뇌물 받았어요?

선생님! 우리 아빠한테 뇌물 받았어요?


진찰 중인 의사 선생님에게 보람이가 따지듯 던진 질문이다.

의사 선생님 왈,


네 아빠 처음 보는데??




보람이는 비염이 있다.

그러다 보니 코와 목이 불편할 때가 많고, 가끔 오는 두통도 이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보람 엄마는 

어떻게든 치료하고 싶어 열심히 검색해서 용하다는 한 병원을 찾아, 지난 12월 말에 방문했다. 


특히 비염이 있어 그 불편함을 아는 보람 엄마는 어릴 때 제대로 치료해서 뿌리를 뽑아야 한다고. 

그렇지 않으면 몸도 힘들고 집중도 잘 안돼 공부에까지 지장을 준다고, 자기 경험을 곱씹으며

꼭 치료해주고 싶었지만 쉽지 않았다.


그래서 시간을 내서 멀리 있는 한 한의원을 찾았다.

간단한 질문에 답을 하고 한의사 선생님께 진료를 받았다.


손도 살피고, 얼굴도 살피고, 질문도 하시며 진료를 하셨다. 

그리고 많은 말씀을 주셨는데, 근본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체질을 개선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한약을 6개월 정도는 먹어야 하고, 운동으로 몸을 튼튼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마디마디까지 몸이 단단해지고 튼튼해져야 한다는 말씀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비염은 비장과 관련 있으므로 맨발 걷기, 줄넘기, 등산을 초강추하셨다.


이 한의원은 집에서 꽤 멀기도 하고 그냥 이비인후과 병원을 가는 게 합리적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이렇게 멀리 와야 하는 게 내심 탐탁지 않았는데 이런 말씀을 해주셔 아주 잘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몸을 튼튼히 하기 위한 방법으로 특히 등산을 강조해 주셨다. 처음엔 힘이 없어 숨차고 쉽지 않지만 견디고 끝까지 오르는 습관을 들이면 다리에 힘이 생겨 쉽게 오를 있게 된다는  구체적인 말씀까지 해주셨다. 


줄넘기, 등산은 내가 보람이한테 몇 번이고 제안했지만 전혀 먹히지 않았다. 

한의사 선생님이, 그것도 지병 치료에 특효약이라고 말씀해 주시니 얼마나 고마운지. 

물론 운동을 싫어하는 보람이는 전혀 다른 느낌이 들었을 것이다. 


그래서 한의사 선생님이 평소에 아빠가 강요하는 운동을 강조하시고

특히 등산을 강추하자, 당돌한 보람이가 따지듯 물었다.


선생님, 우리 아빠한테 뇌물 받았어요?


이번 기회로 약도 잘 먹고 운동도 열심히 해서 비염 꼭 낫고 몸도 튼튼해졌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 산에 좀 열심히 다니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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