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면도를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팔이 툭 떨어졌어요. 선명하게 기억하는데, 면도하던 쪽 팔의 힘이 빠지면서 아래로 툭 떨어지듯 내려가는 거예요.
면도하던 팔이?
네. 그리고 힘이 아예 안 들어가 당황했죠. 움직이려 해도 꼼짝도 안 해서...
깜짝 놀랐겠네요...
그쵸. 그때 집에 혼자 있었거든요
큰일 날 뻔했네...
그래서 왼손으로 바로 119에 전화를 했죠
전화를 할 수 있어 다행이었네요.
네. 정말 다행인 건 전화를 하고 나니 목소리도 안 나왔어요
저런, 정말 큰일 날 뻔했네요
뇌졸중이었죠?
네. 뇌졸중으로 진단받았어요
지금은 완쾌하신 거죠?
거의 나았어요
수술을 하셨어요?
아뇨, 수술은 안 했어요. 뇌졸중도 병세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다르다고 해요
아 그래요?
저는 바로 입원해서 약물치료와 재활을 했죠
수술하지 않고 이렇게 복귀하게 돼 정말 다행입니다. 생활에 큰 불편은 없으시죠?
거의 나았는데 아직 약을 먹고 있고, 병원에는 다니고 있어요
아직 병원에는 다니시는구나...
그리고 아직 운전은 하지 말라고 해서 조심하고 있어요
그래서 버스로 출퇴근을 하시는군요
네
한 지인이 갑자기 입원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뇌졸중이 와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했다.
직접 들을 일이 없어 어떤 증상으로 어떻게 치료했는지 구체적인 상황은 몰랐는데, 지난주에 잠깐 얘기를 나눌 기회가 있어 여쭤봤던 내용을 대화 형식으로 만들어보았다.
이 분은 50세 정도로 나와 비슷한 나이로 알고 있다. 이런 경험을 하기엔 이른 나이라는 생각도 들지만, 현실을 보면 이런 사람이 적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가까운 동년배의 이런 경험은 남일 같지가 않다. 나는 타국에 혼자 살기에, 더 경각심을 가지게 되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이런 얘기를 들으면 술은 좀 줄이고 운동은 더 적극적으로 하는 건강한 라이프 스타일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지만...
또한 이런 얘기는 아등바등 살아가는 내 현실에 대해서도 되돌아보게 한다. 순간순간을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한편, 가족과 떨어져 외국에서 혼자 사는 게 맞는 건지, 현재 상황이 최선인지, 정말 내가 하고 싶은 건 뭔지, 어떤 삶을 추구해야 할지... 금세 사라질 작은 고독이 밀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