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어느 날 아침.
보람아 일어나!
꿈쩍 안 한다.
아침 먹어야지!
벌떡 일어난다.
아빠 나 악몽 꿨어
마치 놀라운 경험이라도 공유하고 싶은 목소리다.
어떤 꿈인데?
음.. 어떤 괴물이 나타나서 사람들 이빨을 다 뽑아먹는 거야...
꽤나 진지하다.
우리딸 무서웠겠네~ 어떻게 생긴 괴물이었어?
음... 사슴같이 생겼어.
웃을 뻔했지만 참았다. 보람이는 진지했기에. 괴물이 사슴같이 생겼다니 참 초등학생다운 꿈이다.
무서웠겠네.. 네 이빨도 뽑았어?
아니 막 도망가다 깼어.
다행이네. 근데 그 꿈이 무슨 뜻일까?
잘 아네! 얼른 일어나 양치나 해!
칫!
보람이는 학년이 올라갈수록 이빨을 잘 안 닦으려 한다.
외출할 때나 학교 갈 때는 잘 닦는 편인데, 집에 있거나 휴일에는 미루고 미루다 닦는 편이다.
이 나이 때는 다 그러는 걸까... 나도 어릴 땐 그랬겠지?
이빨이 얼마나 소중한데...
잘 좀 닦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8월 서울에 나가 있을 때 양치 때문에 잔소리를 몇 번 했는데 그게 악몽이 됐을지 모르겠다.
악몽까지 꾸었으니 이제부터라도 이빨 좀 잘 닦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