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던 차를 처분했다. 차를 넘기고 20,000엔을 받았다. 정기검사가 어렵다고 해서 처분하기 위해 몇 곳을 알아봤지만, 4,000엔, 10,000엔, 취급 불가, 30,000엔 등의 답이 돌아왔다. 30,000엔 주겠다는 곳은 시간이 맞지 않았다. 그래서 결국 차를 구입했던 곳에서 20,000엔을 받고 넘겼다.
멀쩡하다고 생각했던 차를, 본의 아니게 처분하게 돼 심경이 복잡했다. 약 20년이 됐으니 좀 오래된 차지만 주행거리가 66,000km 정도였고, 타고 다니는데 아무 문제도 없어, 내 느낌이 크게 틀리지 않는다면, 앞으로 5년 10년은 충분히 탈 수 있는 차다.
아오모리에 왔을 때 중고로 구입해서 8년 동안 문제없이 잘 타고 다녔다. 오래된 차지만 눈이 많은 아오모리에서 한 번도 눈길에 빠진 적도 없고, 한국 출장으로 한 달 가까이 세워둬도 별 탈 없이 잘 달려주었다. 슬슬 차를 한번 바꿀까 하는 생각도 있었지만 이렇게 멀쩡한 차를 처분하고 다른 차를 구입하는 건 사치라는 생각이 들어 계속 타기로 했다. 그러기 위해 정기검사를 받아야 했다.
그래서 정기 검사를 받기 위해 정비소로 가져갔다. 그런데 의외의 답이 돌아왔다. 차 밑바닥의 프레임에 구멍이 났고, 오래된 차라 검사를 해줄 수 없다는 것이다. 프레임의 구멍을 보여줬다. 아오모리는 눈이 많이 내려 특히 겨울에 차가 녹슬기 쉽다. 아래쪽에 구멍이 나있었다. 그렇다고 당분간 운행하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 같아 보였지만 검사 불가라고 한다. 당일 검사를 받고 2년 더 타려고 했던 차였지만, 검사를 받을 수 없어 허탈한 마음으로 정비소를 나왔다.
혹시 몰라 다음날 자동차를 구입한 곳으로 다시 가져가봤다. 그곳에 딜러가 보고, 다른 곳에 전화해서 알아보더니 검사를 통과하기 어렵겠다고 한다. 그래서 물었다. 아니 밑에 조금 구멍이 났기로, 타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을 것 같은데, 왜 정기 검사 통과가 안되는지. 아오모리에서는 녹슬기 쉽고 밑에, 특히 본체 프레임에 구멍이 난 경우 폐차를 하게 된다고 한다.
한 곳을 더 가봤다. 용접을 하고, 수리를 해서 검사를 받아볼 수 있지만 수리비가 최소 15만 엔은 더 나오겠다고 한다. 너무 비싸다. 그리고 이렇게 고장 나거나 본격적으로 부품을 바꿔야 한다면 앞으로도 계속 돈이 들 것 같아 처분하기로 했다.
아직 멀쩡한 차를 처분해야 하는 이런 사회 시스템이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타다가 고장 나거나, 더 탈 수 없어 소유자가 처분하는 게 아니라, 미리 검사하고 체크해서, 지금은 운행가능하지만 앞으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그만 타게 하는 것이다. 당장은 멀쩡한 차를 못 타게 하는 이런 제도가 정말 바람직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일본은 자동차 정기 검사가 비싸고 좀 더 깐깐한 편이다. 불필요한 사고를 막고자 이렇게 사전에 점검을 철저히 하는지 모르겠지만 그렇다고 얼마나 정확하게 예측해서 검사를 하는지는 의문이다. 이렇게 철저히 자동차 정기 검사를 해도, 멀쩡한 차가 갑자기 미션이 나가거나 엔진에 문제가 생겨 못 타게 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반면 2년 전에 이 차의 배터리도 교환하라는 걸 그대로 탔는데 아직 멀쩡하다.
아마 내가 넘긴 차는 폐차처분 절차에 들어갔을 것이다. 이런 비자발적 폐차가 정말 정당한지 의문이다. 사회적으로 개인적으로 큰 낭비라면 낭비다. 요즘 자동차 성능도 좋다. 계속 탈지, 폐차할지는 소유주가 판단하게 해 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름타이어까지 싣고 차를 구입했던 중고차 판매점으로 향했다. 기분이 묘했다. 대문사진은 중고차 판매점에서 딜러가 차를 인수하고 있는 사진이다. 전문가의 손을 거쳐 좀 더 달렸으면 하는 바람으로 차를 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