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아이스크림을 선택했을까

그래서 눈물은 녹는다

by 휘야야 HWIYAYA

어느 날, 울고 싶을 만큼

마음속 무언가가 와르르 무너진 날이었다.

더운 날은 아니었다.

눈물이 나면 멈출 자신이 없어서

그 자리에 주저않아 버릴까 봐

나는 바로 앞에 보이던 아이스크림 가게로 급히 들어갔다.

말도 없이, 생각도 없이

이름 모를 아이스크림을 주문했다.

그렇게 아이스크림을 집어 들었다.


차가운 단맛이 혀끝을 감싸고,
순식간에 녹아내리는 그 촉감이

왠지 모르게 마음을 진정시켜 주었다.

나는 눈물을 삼킨 대신,

아이스크림을 삼켰던 것 같다.

아이스크림은 부드럽고, 달콤하고, 그리고 차갑다.

입 안에 넣는 순간

금세 녹아내리고 이내 사라진다.

울컥 올라오는 감정처럼

어느 순간 가슴을 가득 채웠다가

아무 말 없이 흩어져 버리는 눈물처럼.

달콤하지만 어딘가 복잡한 감정을 품고 있는 아이스크림.


사람들 앞에서 아무렇지 않은 척할 때,

감정을 말로 설명하기 어려울 때,

나는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누군가는 그저 간식이라 말하겠지만

아이스크림은 나에게

마음의 온도를 조절해주는

일종의 방어막이었다.


그렇게 아이스크림은 나에게

‘눈물’이자 ‘위장된 웃음’이 되었고,

‘따뜻함을 원하는 차가움’이 되었다.


나는 아이스크림을 통해

감정을 말하고 싶었다.

울고 싶었지만 울 수 없었던 날들,

말하고 싶었지만 끝내 삼켜버린 속마음들,

억지로 웃으며 지나쳐야 했던 순간들.


그 모든 마음을

풀잎소녀와 아이스크림에 담는 작업을 시작했다.

그림 속 풀잎소녀가 아이스크림을 들고 있는 이유도

바로 그거다.

그녀는 웃고 있다.

하지만 그 웃음 뒤에는

조금씩 녹아내린 눈물이 묻어 있다.


아이스크림은 녹는다.

아이스크림이 눈물을 녹인다.

그래서 눈물은 녹는다.





글/그림 휘야야

https://www.instagram.com/hwiya_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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