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글라스 너머의 나

나를 다정하게 바라보고 싶다

by 휘야야 HWIYAYA

나는 종종 선글라스를 쓴다.
햇빛 때문이라기보다는, 눈을 가리기 위해서다.
좀 더 솔직히 말하자면
마음이 들키지 않기 위해서다.

눈빛은 가장 먼저 진심을 드러내니까.

선글라스를 쓰면
나는 나를 조금 덜 드러낼 수 있었다.
울컥하는 감정이 눈가에 차오를 때도
아무렇지 않은 척해야 할 때도
그 아래에 숨을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그런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왜 이렇게 자주 숨으려 하는 걸까.
누군가에게 보이기 싫은 나의 모습은
정말 그렇게까지 부끄러운 걸까.


선글라스 너머로 바라본 세상은
빛이 조금은 흐릿했고
사람들의 얼굴도, 마음도 잘 읽히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나도
조금씩 흐릿해지는 게 편해졌다.

하지만 이제는
빛이 눈부셔도, 눈가가 붉어져도
그래도 괜찮다고 나 자신에게 말해주고 싶다.

선글라스 안에 숨어 있던 나를
조금 더 다정하게 바라보고 싶다.


선글라스 너머의 나
그 아이는 참 오랫동안 울고 있었지만
이제는 웃고 싶다고 조용히 꿈틀댄다.

흘러내리는 감정을

이젠 용기 내어 마주하고 싶다.그리고 조금쯤 녹아내려도 괜찮다고

나에게 그렇게 말해주고 있다.


소프트 아이스크림이 눈물을 녹이듯

굳어 있던 마음을 풀어

따뜻한 빛 속으로 스며들고 싶다.





글/그림 휘야야 https://www.instagram.com/hwiya_jin

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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