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支離)하고 고된 길을 걷는 당신에게

잘 모르는 당신의 밤이 부디 평안하기를

by 경년

당신이 지금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어떤 고민이 머릿속을 어지럽히고 있는지 나는 사실 잘 모릅니다.

아마 감히 안다고 말하는 것조차 예의가 아닐지도 모르지요.


수많은 타인의 시선에는 늘 곤두서 있지만, 정작 나를 바라보는 나의 시선에는 무심해져 버린 당신.

누구보다 남을 챙기고 도우면서도, 정작 자신에게 보내는 작은 도움의 신호는 애써 무시해 온 당신을 떠올리면 마음이 좋지만은 않습니다.


살다 보면, 한없이 꺼지는 소용돌이에 발이 푹푹 빠질 때가 있겠지요. 또, 지쳐서 평범함과 평온함의 궤도에 다시 오를 힘조차 없다고 느껴지는 순간도 있을 겁니다. 당신의 삶을 감히 안다고 재단하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 다만, 비슷한 시간을 지나왔기에 당신의 이 시간들도 결국은 지나갈 것이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모든 걸 당신 탓이라 생각하지 말아 주세요.

아이러니하게도 남을 위해 따뜻해지기 위해서는, 먼저 자기 자신에게 따뜻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조금은 이기적으로 보일지라도, ‘나부터 챙기는 연습’이야말로 이타심의 시작이 아닐까 저는 믿습니다. 이 퍽퍽한 세상에서 내가 내 편이 아니고서야 버티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일지는 감히 상상도 되지 않습니다.


그러니 부디,

당신은 언제나 당신 자신의 가장 든든한 편이 되어주길 바랍니다.


당신은 생각보다 훨씬 괜찮은 사람입니다.

당신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나이지만, 이 보잘것없는 글이 언젠가 당신에게 아주 조금이라도 힘이 되어주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늘 행복할 수는 없겠지만, 종종 행복하고,

자주 평안한 하루의 끝을 맞이하길 기도하겠습니다.

숱한 인연 속에 스쳐 만난 당신이 행복하길, 조용히 바라겠습니다.


2025.12.07

— 보다 빛나는 당신을 그리는 누군가가


* 지리(支離)하다: 시간이 질질 끌리고, 따분하며 싫증이 나는 상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