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이미 바다 한가운데 있어.

I'm going to live every minute of it

by 경년

한동안은 인생을 몰두하라, 죽을 만큼 최선을 다해 성공을 쟁취하라는 자기 계발서가 세상을 지배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근래에 들어서는 '죽고는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다는 사람'도 생기고 '하마터면 열심히 살뻔해서 안도하는 사람'들의 토로가 독자의 공감을 받기 시작했다. 그러다 이제는 혼란스러운 지점에 맞닿았다. '누구의 말이 맞는 거지? 나 열심히 살아야 하나? 아니면 힘들면 그냥 포기해도 괜찮은 걸까?'


나의 결론부터 말하자면 명백히 그 어느 쪽도 모두 정답이다.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물론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치열하게 시간을 소진할 줄 알아야 한다. 그것이 인간이 지금에 이른 이유일테기도 하니까. 하지만 그것이 우리의 인생의 전부일리 없다. 오히려 "인생에 목적이 있다는 말" 그 말 하나는 명백히 틀린 답일 테다.


우리는 우리의 욕망이나 목표를 좇기 위해 말 그대로 죽을힘을 다해 몸부림친다. 그리고 그것을 기어이 손에 쥐었을 때의 쾌감과 희열은 겪어본 사람만이 안다. 하지만 그 쾌감에 중독되어서도 주객이 전도되어서도 안된다. 인생이 너를 산 것이 아닌, 네가 인생을 살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늘 달릴 필요가 없다. 우리는 열심히 달릴 수도 있지만, 달리기 위해서는 휴식은 필수적인 요소인 것이다.

어느 책에선가 이렇게 적혀있었던 기억이 있다.


'쉼은 이미 구멍 난 일상 위에 덧대는 반창고가 아니다.

쉬는 것도 결국엔 일이다. 일처럼 쉬어 주어야 한다.

일이 있기에 쉼이 있고, 쉼이 있기에 일이 있을 수 있다.

그렇게 인생은 톱니바퀴 같아서 열심히 사는 틈틈이 잘 쉬어주어야 인생도 잘 굴러갈 수 있다.'



나에게도 그 해답을 알려준 것은 다름 아닌 한 영화였다. 여전히 내 인생 영화로 남은, 픽사의 애니메이션"소울(Soul)"이다. 소울에는 한 등장인물이 이런 동화를 들려준다.


한 물고기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죠.

물고기 한 마리가 나이 든 물고기에 가서 말했어요.

“난 바다라고 하는 것을 찾고 있어요."

"바다라고?"

나이 든 물고기가 말했죠.

"네가 바로 지금 있는 그곳이 바다야!"

“여기가 바다라고요?"

어린 물고기가 말했죠.

"여기는 그냥 물이에요. 제가 원하는 건 바다라고요!"


어쩌면 우리는 끝없이 펼쳐진 바다를 그리며, 오늘을 한낱 물웅덩이에 지나지 않는다고 떠나보내고 있지는 않은가? 이미 우리는 바다 그 한가운데 있는데 말이다.


그렇다. 너와 나는 과거에도 미래에도 살고 있지 않다. 당신과 나는 "지금"이라는 이미 너무나 찬란한 바다 그 한가운데 있다. 그러니 고개를 들어 주위를 둘러보면 좋겠다. 당신의 바다에는 어떤 아름다운 진주와 보석들이 가득한지 궁금할 따름이다. 수많은 자기 계발서들의 메시지는 결국 미래의 나를 위해 현재의 나를 헌신하라는 내용을 다양한 조언들로 써놓은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나를 그렇게 내팽개쳐두고 얼마나 아름다운 내일을 바라고 있던 걸까? 이제는 지금의 너를 아껴주고, 지금 느낄 수 있는 당신의 바다를 맘껏 향유했으면 좋겠다.


결국 오늘의 이 글도 나에게 건네는 다정한 말들이었다.

그러니 당신도 가끔 나의 바다에 놀러 와 안부를 물어주면 좋겠다.


우리 삶에 스쳐 지나가는 것들의 고귀함을 느끼는 나날들이 되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