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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린경 Mar 20. 2022

코로나 시기를 겪은 아이들의 미래는 어떨까

#아이확진부모음성

희미한 두 줄도 양성이었다!


장기전이 되고 있는 코로나. 코로나가 결국 우리집에도 찾아왔다. 가장 출근이 많고, 회사에서 점심 외식도 많은 내가 우리집 1호가 될 줄 알았는데, 늘 인생은 예상 밖이다. 5살 아들이 우리집 1호가 되었다. 어린이집 선생님이 확진된 것을 보니, 아이는 어린이집에서 감염된 것으로 파악된다. 코 파는 것은 좋아해도, 코로나 자가키트로 코 쑤시는 것은 몹시 싫어하는 어린 아들. 이런 아들을 어르고 달래 자가키트를 해 봤더니, 희미한 두 줄이 떴다.


병원 신속항원검사 결과, 아이만 확진으로 판정 받았다. 희미한 두 줄도 결국 양성이었던 것이다. 아이의 건강이 염려되는 동시에 맞벌이 부모의 고민이 시작되었다. 곧 중요한 광고 촬영을 앞두고 있어 몸을 사려야 할 마케터 엄마는 집에서도 마스크를 쓰기 시작하였다. 반면, 그동안 가장 몸 사리며 회사 점심도 샐러드로 혼밥하던 남편은 코로나 추가 감염을 겸허히 받아 들이겠다는 자세였다. 집에서 마스크 쓰기도 거부하였다. 오히려 릴레이 감염으로 격리기간만 연장될 바엔, 아이 걸릴 때 다같이 걸리는 게 낫다는 주의였다. 게다가 밀접접촉자라 바이러스는 이미 우리 몸 속에 들어왔을 거라는 논리였다. 그 말도 맞긴 맞다. 그래도 안 걸릴 수도 있지 않을까 싶어서 나는 코로나에 대항하여, 작은 노력을 포기하지 않았다.


자기 자신이 코로나에 걸렸다는 것을 알게 된, 어린 아들의 마음은 어땠을까. 나름 상심이고, 충격이었을텐데 보듬어주지를 못했던 것 같다. 철없는 엄마는 장난조로 놀리기까지 했었다. 그러나 나보다 감정형 사람인 남편은 부모가 집에서도 마스크를 쓰고 아이를 대한다면, 코로나 걸린 자기 자신을 엄마 아빠가 꺼려 한다고 아이가 오해할지도 모른다고 했다. 차마 그 생각은 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마스크를 포기하지 못하는 엄마이지만, 불청객 코로나는 이상하게 가족을 단합시킨다.


생각해보니, 코로나 시기를 겪고 있는 아이들에게 이 세상은 참 가혹한 것 같다. 결국 어른들의 부주의와 방심이 나비효과가 되어 불러 일으킨 팬데믹인데… 한창 사람들의 입모양을 보며 말을 배워야 할 시기에 마스크 쓴 사람들의 모습을 더 많이 봐온 채 컸으며, 방역을 위해 어린이집에서는 마스크를 벗으면 안된다고 아이들을 엄하게 가르친다. 안전한 장소에서 아이의 마스크를 벗겨주려고 하면 아이는 공포감을 내비치면서 마스크를 안 벗겠다고 한때 울었던 시기도 있었다. 이렇게 때로는 공포심을 느끼며, 때로는 일상이 된채 코로나와 성장해온 아이들은 내가 성장해 온 세상과는 또 다를 것이다. 이 시기를 겪은 아이들의 코호트, 이것은 또 하나의 나비효과가 되어 미래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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