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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새봄 Jun 07. 2024

꼭 프랜차이즈여야만 하는가?

공부방의 7가지 비밀 중에서 


꼭 프랜차이즈여야만 하는가?




나도 처음에는 대기업의 프랜차이즈 공부방부터 시작하였다. 처음에는 모르는 게 많고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을 거라는 기대감이 컸다. 또한 선택을 주저하지 않았던 이유가 초도 물품이 50 만원 정도 되는데, 그것도 지원이 되고 나는 그저 책상과 의자 정도만 준비하면 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학원에 퇴사를 하자마자 쉬지도 않고 바로 2박 3일간의 신입 원장 연수에 들어갔다. 이 기간에 공부방 시스템과 교재에 대한 설명을 여러 강사님이 돌아가면서 교육을 해주셨다. 




교재를 다 숙지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었지만, 그래도 실전에서 부딪히면서 하다 보면 반드시 알게 되리라는 믿음을 가지고 마음은 무거웠지만, 희망적인 생각만 하려고 애썼다.





그리고 퇴소하고 나서 일주일 정도의 시간 동안 공부방 환경을 꾸미고, 도착한 초도 물품을 가지고 우리 집 베란다 창문들을 꾸미기 시작했다. 현수막, 선팅, 공부방 홍보물(프린트물) 공부방 현판 등으로 꾸며놓으니, 그럴 듯해 보였다. 




경기권으로 분류되어 중간 관리자님도 계시고, 같은 지역의 원장님들과도 유대관계를 가지며 왕래하는 등 혼자였으면 어려운 것들을 해결해 나갈 수 있었다. 하지만 나에게 있어서 프랜차이즈 공부방은 거기까지였다. 





회원이 30명이 넘어가고 50명이 넘어가자, 온라인 시스템이 상당히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그 당시 프랜차이즈 역시 론칭이 된 지가 얼마 되지 않아서, 자주 룰이 바뀌고 원장님들이 불편하다는 제안을 하면 고치는 등, 성장통을 겪고 있었다. 출결 시스템이라든지 입회 퇴원 절차 하물며 회비 처리 방법들이 너무나 불편했다.





이럴 바에야 개인 공부방을 하는 게 낫다는 생각이 계속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그러다가 그것을 결정짓는 결정적인 계기가 있었으니, 바로 20%의 수수료율을 수익이 나지 않는다고 하여 30%로 늘인 것이 원인이었다. 





그 당시에 나는 회원이 많은 편이라서, 그나마 수수료율이 낮은 것이었다. 회원 수의 구간마다 수수료율은 원장님마다 다 달랐다. 말도 안 되는 상황이었지만, 아무도 그것에 대해서 반론을 제기하지 않았다. 





이미 회원 수가 많았던 나의 입장에서는, 그 수수료율이 엄청난 차이를 느끼게 했다. 좋은 게 좋은 것이 아니다. 아닌 것에 대해서는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하는 데, 다들 참고 지나가는 분위기였다. 





마지막 재계약 시점에서 1년을 채우고 해지 의사를 밝혔다. 아마도 본사에서도 매번 나와의 트러블이 불편했을 것이다. 매번 시스템에 대해서 건의하고 이렇게 해달라 저렇게 해달라 본사 입장에서는 상당히 까다로운 원장이었을 것이다. 





퇴사가 결정되고 마지막 달을 관리할 즈음에, 개인 공부방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기 시작했다. 과연 잘할 수 있을까? 이미 어느 수준이 지나가면 학부모님들이 브랜드를 보고 보내는 것이 아니라, 원장인 나를 보고 보내신다는 확신이 들기 시작했다. 




우선은 공부방의 이름을 아파트명과+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퍼스트를 합성해서 우남 퍼스트 공부방으로 하기로 하고, 가장 시급했던 교재를 선정하기 위해서 오산과 동탄 곳곳에 있는 총판을 다니기 시작했다. 






여기서 월간용으로 할 것인지 학기용으로 할 것인지에 대한 원장님의 확고한 생각이 있어야 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아이들이 매달 교재를 끝낼 수 있는 월간지를 선호한다. 




무엇인가를 끝내고 해내었다는 것도 중요하고, 학부모님들에게 바로바로 피드백으로 학습 결과지들을 가정으로 보내는 것이 맞는다고 판단하였다.





하지만 생각보다 맘에 드는 월간지가 없었다. 너무 방대한 자료들을 싣기에 급급한 교재들도 있었고, 교잿값을 높이기 위해서 실제로 대부분의 아이가 소화되지도 않을 부록과 부교재가 넘쳐났다. 




나는 심플한 월간지를 원했다. 자기주도학습을 할 수 있으면서 군더더기가 없는 그런 교재를 찾아다녔다. 





6곳 정도를 돌아다니다가 우연히 총판 사장님을 만났는데, 전에 다니던 학원의 거래처 사장님이셨다. 그래서 그동안의 과정을 말씀드리고 교재를 구하러 다닌다고 하소연하였더니, 학원에서 사용하는 교재를 소개해 주셨다. 그전에는 일반 시중에서만 사용하는 교재를 정해야만 하는 줄 알았다. 





이게 웬 행운이란 말인가? 그 교재는 내가 처음 강사를 시작했을 때 사용했던 교재였다. 오랜 역사가 있기도 했고, 그 당시에는 가맹비가 비싸서 브랜드 가치가 상당히 높았던 교재였다. 




이것도 사용할 수 있느냐고 반신반의하며 물어보았더니, 가맹비 없이 계약을 진행하고 교재비도 수학을 포함한 전 과목을 저렴한 가격에 사용할 수 있었다. 






지금은 그 교재가 폐간되어서 아쉽기는 하지만, 내가 개인 공부방을 전환하는 데 있어서, 매우 큰 도움을 주었던 고마운 교재였다. 브랜드가 있다 보니 로고와 현수막을 대대적으로 바꾸고 현판이나 홍보물들로 새 단장을 하였다. 




개인 공부방으로 전환하면서 교육청에 문의하여 상호도 바꾸고, 현금영수증 카드 결제 등 다양한 결제방식을 위해서 카드단말기도 구비하였고, 기존에 거래하던 세무사와도 지금까지 계속 거래를 해오고 있다. 






기존의 학부모님들에게도 일일이 상담을 진행하면서, 앞으로 학원 교재를 가지고 진행할 것과 교재를 제외한 것 말고는 크게 달라지는 것이 없음을 알렸다. 




역시나 프랜차이즈 공부방에서 개인 공부방으로 재 오픈한다고 하여서 퇴원하는 학생은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처음 신입 원장님의 경우에는, 경험이 전무할 경우 프랜차이즈로 사업을 하시다가 자신만의 노하우가 쌓이면 개인 공부방으로 전향하는 것을 권해드린다.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이 드는 것은, 개인 공부방을 하면서 본사에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병행할 수 있는 교재를 사용하는 것이다. 교재만 선정하면 되는 것이다. 그러면 운영비는 줄어들고 수익성은 늘어나는 1석 2조의 방법이 될 것이다. 




자신의 브랜드가 없다면 교재의 이미지를 이용해도 좋겠다. 하지만 여기에서 주의해야 할 점은, 그 교재 역시 영원하지는 않기 때문에 공부방의 이름을 정할 때 이것까지도 염두에 두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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