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새봄 Aug 23. 2024

엄마랑 휴게소 들러 밥 먹는다

아주 사소하지만 소중한 추억 만들기

주말을 앞두고 엄마와 함께 여행을 나왔다. 엄마와 나는 일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스타일이라 이렇게 평일에 이동하는 건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일이다.


하지만 오늘은 엄마와 단둘이 고속도로를 타고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평일이다 보니 차가 막히지도 않아서 속이 뻥 뚫리는 건 덤이다. 왠지 우리에게 마음의 여유가 생긴 것 같아서이다. 엄마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나도 미처 몰랐던 옛날 이야기를 들을 수도 있다. 그리고 서로가 다르게 간직한 추억도 맞추어보면서 웃기도 하고 즐기기도 한다.


이 시간이 낯설기도 하고 익숙하지 않지만 마냥 기분이 좋다. 그러는 사이에 배꼽시간은 어김없이 울린다.


고속도로 휴게소에 들러서 간단하게 식사를 하기로 결정했다. 각자의 메뉴를 정하고,  밥을 먹는다. 먹다가 곰곰이 생각해 보니 엄마랑 이렇게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밥을 먹은 적이 있었던가? 마음속으로 세어보니 열 손가락을 다 채우지도 못한다. 그만큼 엄마와 나 둘 다 바쁘게 살았다는 증거다.


앞으로 엄마와 나 둘이 함께 하고 싶고 할 것들이 너무나 많다는 것을 알았다. 오늘의 목적지는 속리산이다. 이곳에서 쉬면서 건강에 대한 세미나애 참가할 예정이다.


마냥 설레하고 엄마 자신의 건강에 대한 브리핑을 옆에서 듣고 있으면 나는 또 전문가 모드로 그것에 대한 평을 하고 있다.


우리에게는 지극히 사소한 일정이지만 앞으로 정말로 소중한 추억들로 남아있을 것을 알기에 이 시간이 더없이 소중하다.


다행히 오는 동안 쏟아지는 폭우도 속리산에 도착하니 맑게 개었다. 내일 새벽에 법주사를 산책할 생각인데 오늘과 같이 맑은 날씨였으면 좋겠다.


항상 여행하는 내내 좋은 날씨를 몰고 다니고 차 막힘도 없으니 내일도 나의 운을 믿어봐야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그 엄마의 그 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