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켜 보면 어느새 성장한 내가 있다.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가장 많이 했던 생각 중 하나가 아마도 '될까?'일 것이다. 무슨 일이든 바로 시작하지 못하고 의심부터 하며 걱정했다. 현실적으로 여러 사항들을 고려해 신중한 결정을 내린다는 핑계였지만 아마도 스스로에 대한 믿음 부족이었을 것이다.
부모님의 교육방식도 주변 또래친구도 날 이렇게 만든 외부요인이 아니다. 그냥 어느 순간부터 걱정 많은 사람으로 자라왔다. 그러다 보니 계속 걱정만 하느라 새로운 일을 접하거나 시작하는 일이 힘들어졌다. 그렇게 계속 시간이 흐르니 나는 항상 발전되지 못한 제자리의 나였다.
뭔가를 성숙하게 할 수 있으려면 일단 시작하고 꾸준히 하고 다듬고 멈추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 과거의 난 시작하지 못했고 시작한들 꾸준히 하지 못했다. 나는 나 자신을 믿지 못했고 내가 반짝이는 미래를 상상하지 못했다. 그저 제자리인 과거의 나만 켜켜이 쌓여갔고, 내가 상상할 수 있는 건 당장 다음의 시도에서 잘 안 될 것이라는 두려움이었다. 그렇게 나는 안돼 안돼족 인간으로 자라고 있었다.
그러다가 우연한 계기로 기타를 배우게 됐다. 그 당시 내가 아는 음악적 지식은 초등학교 때 잠깐 다녔던 피아노 지식정도였다. 노래는 평소에 잘 듣지도 않았다. 이때만큼은 기타를 잘 치고 싶어서 반짝이는 미래의 나까진 아니더라도 두려움을 상상하는 건 그만두기로 했다.
처음엔 이게 사람 손으로 칠 수 있는 악기인가 했다. 손가락이 꼬이고 아프고 잘 쳐지지도 않았다. 줄을 튕겨서 소리가 깨끗하게 나도록 하는 것도 꽤 오래 걸렸다. 그러던 중에 쉬운 곡부터 하나하나 연주할 수 있는 실력이 되었다. 이때부터 인생에서 잘은 못해도 '꾸준히만'하면 어느 정도 되긴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다음엔 야구를 시작하게 됐다. 애니메이션 메이저를 보고 나도 멋진 투수가 되고 싶었다. 처음 공을 던질 땐 당연히 제대로 던지지 못했다. 바닥에 내동댕이 쳐지고 어딘지 모를 곳 담벼락 너머로 공이 사라졌다. 그래도 계속 던졌다. 집에서는 신문지공을 수십 개 만들어서 던졌다. 비가 오는 날에도 친구들을 같이 끌고 나가 공을 던졌다. 그래도 부족하니 연습공으로 축구골대 맞히는 연습을 했다.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공이 스트라이크존에 들어갔다.
맨날 의심하고 걱정하고 그래서 시작을 하지 못했던 난 조금씩 미래의 반짝이는 나를 상상하는 법을 알아갔다. 그리고 깨달았다. 아주 조금씩이지만 하다 보면 분명히 실력이 늘어난다는 것.
기타의 기본코드로 옛날 노래를 연주하기까지 반년이 넘게 걸렸고, 야구공의 제구력이 좋아지기까지 약 2년의 시간이 걸렸다. 남들보단 느릴지 몰라도 계속 꾸준히 하다 보면 사람은 분명 성장한다. 아무도 모르게 조금씩 조금씩. 처음에는 되지 않았던 것들이 어느새 되고 있는 자신을 문득 깨달을 때가 많을 것이다.
간단히 생각해 보면 우리는 처음 태어났을 때 걷는 것도 몰랐고 덧셈도 몰랐다. 숟가락, 젓가락질도 몰랐다. 그런데 우리는 하다 보니 그것들을 하고 있다. 거기다 옛날시대에는 존재하지도 않았던 전자기기를 사용하고 있다. 어떤 것이든 마찬가지 일 것 같다. 당장 지금 과거를 돌이켜 보면 '내가 이걸 언제부터 잘하고 있었지?', '그러고 보니 내가 지금 이걸 하고 있네?' 하는 것들이 꽤나 많을 것이다. 타인만 보느라, 너무 멀리 보느라 이미 성장의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자기 자신을 보지 못할 때가 많은 것 같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려 할 때 조심성 있게 접근하는 것은 좋으나 너무 두려워하거나 무서워할 필요 없다. 우리는 이미 당연하게도 과거에는 못했지만 지금은 성숙하게 하고 있는 것들이 많고 그 능력이 없어지진 않았을 테니까 말이다. 시작하고자 했으면 단순하게 '시작'하고 그다음부턴 알아서 쑥쑥 클 자신을 믿으며 꾸준히 하기만 하면 된다.
나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글을 쓰고 싶다. 지금 당장은 그게 어려울지 모르나 계속 읽고 쓰다 보면 나의 글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날이 올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 왜냐하면 하다 보면 '어라? 되고 있네?' 하는 나를 쉽게 상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누구나 하면 되는 사람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