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오늘 너에게 묻고 싶어

방학이 끝나고도 벌써 열흘이 지났는데
너는 여전히 방학인 것 같아서 나는 마음이 늘 조마조마해.


이제 중3이라 정말 하고 싶은 분야를 찾고
공부에도 조금씩 집중해야 되는 시기인데
너는 아직도 엔하이픈과 ‘왕사남’의 박지훈에만 몰입하고 있는 것 같아서
엄마는 가끔 걱정이 돼.


왕사남을 세 번 본 이후로는

엔하이픈 이야기가 쏙 들어갔는데
이제는 새로운 인물로 교체된 게 아니라 추가된 것 같아서
그것도 조금 당황스럽더라.


가끔은 이런 생각도 해.

그런 열정이
다른 방향으로 발휘되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하지만
그 마음도 결국 엄마의 욕심이겠지.


나는 오늘 병원에서
일자목이라는 진단을 받았어.

집에 가서 쉬어야 한다고 몸을 안쓰고 쉬는게 제일 좋다고 말이야.

가만히 있어도
목과 어깨가 너무 아파서
그냥 눕고 싶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어.


그런데도 불구하고 나는 일을 해야 했어.

어른이라는 건
몸이 아파도
자신이 해야 할 일을 결국 해내야 하는 사람인 것 같아.


너도 언젠가는
이런 시간을 겪게 되겠지.


그래서 오늘은
너에게 묻고 싶은 게 있어.

니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앞으로의 미래를
어떻게 만들어가고 싶은지 말이야.


부모가 아무리 좋은 길을 알려주고 싶어도
그걸 받아들이지 못하면
결국 잔소리에 불과할 거야.


어릴 때는
대충 넘어가도
안 하고 지나가도
어느 정도는 용서가 되는 일들이 있었어.


하지만 커서는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는
냉정한 사람들 사이에서 살아가게 되겠지.


시대가 변하고 있어서
어쩌면 공부가 가장 중요한 건 아닐 수도 있어.

그래도 한 가지는 분명한 것 같아.

성실함.


학생에게
성실함을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지금 해야 하는 공부를 해내는 거니까.


그래서 오늘
엄마는 이것이 궁금해.

"너는 무엇으로
너의 성실함을 보여줄 수 있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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