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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다 Mar 16. 2016

옛날엔 이랬는데

소통과 공감의 부재

 퇴근시간이 30분 남은 시점 회의가 소집된다. 회의란 모여서 뜻을 나눈다는 뜻이지만 오늘도 회의 소집자는 뜻을 나눌 생각은 없어 보인다. 그래도 회의가 끝나면 퇴근시간에 맞춰서 집에갈 수 있다는 생각이 머리속에 들면서 퇴근 후의 일정을 생각해 본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회의 주체자인 저 높으신 분은 퇴근시간 넘어서까지 같은말을 12번 정도 하고, '나때는 이랬는데' 라는 과거회상을 3번정도 하고 나서야 서로 같이 힘내자는 결론을 도출한다. 회의 주체자의 말이 끝나고 다시 넘버2쯤 되는 사람이 회의를 소집한다. 자신은 회의주체자의 말을 들으며 전적으로 공감했고 그렇게 되어야 한다고 같은 말을 4번정도 되풀이 했고 그 사이엔 자신의 신입시절 이야기가 들어있으며 역시나 끝맺음은 다같이 힘내자는 말이었다.

 한국의 회의 문화는 수직적이며 권위주의적이다. 막내인 필자가 말할 수 있는 시간은 주어지지 않는다. 전혀 공감되지 않는 '그분들'의 옛날이야기를 오늘도 들었다. 퇴근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끝나고 회의실에서 나가면서 동기가 하는 말이 "옛날에 불 없을 때는 다 날것으로 먹었다"라는 이야기를 하면서 조금 스트레스가 풀린다. 그런데 이 말이 운전하면서 계속 떠올랐다.

 왜 사람들은 이런말을 하게 되는 걸까? 왜 자신이 겪었던 어려움과 비교 하면서 '지금 너희들이 겪는 어려움은 어려운것도 아니다'라고 생각할까? 내가 언젠가 회의 주체자가 되었을때 그런 말은 절대 하지 말아야 겠다고 생각했다. 어쩌면 영화 '인턴'에서 나오는 것처럼 나이많은 인턴과 젊은 사장과의 자유로운 커뮤니케이션은 우리나라에선 불가능 할 것처럼 느껴진다. 그 이유는 소통과 공감을 어렵게 하는 권위주의에 있고 이런 사회적 분위기는 징병제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적어도 이런생각을 하고있는 회의객체들인 우리들은 이러한 방식의 회의에서 탈피해 보는 시도를 해봐야 할 것이다. 회의뿐만 아니라 아이와 나누는 어른으로써의 대화, 멘토와 멘티의 대화 등 소통과 공감으로 이루어진 회의를 만들어 가야 한다. 이제는 그 고리를 끊을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자신의 생각을 말할 수 있는 아래로부터의 회의가 만들어 진다면 조직내의 좀 더 신선한 생각들이 유입되고 더 발전적으로 흘러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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