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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다 Jul 21. 2017

고향으로 떠난 여행

충주여행

내가 나고 자란 곳운 충북 충주다.

이제는 추억으로 부를 수 있는

가난했던 그 쪽방도,

화장실이 없어서 빌려 써야 했던

그 푸세식 화장실도,

혼자서 눈사람을 만들며 엄마가 오기를 기다리던

그 길도,


여전히 그대로인 고향 '충주'로 여행을 왔다.


아버지가 어지럼증으로 119에 싣려 갔다는 소식을 듣자 마자 연차를 내고 일주일 동안 충주에 내려와 있기로 했다.


병간호를 하면서 잠깐씩 틈이 날 때마다 충주를 '여행'했다.


7년 동안 나 대신 우리 집을 지켜준 강아지 '덩이'

왔다갔다 하면서 좋아 보이던 빈티지컨셉의 카페

아빠라는 익숙하지만 낯선 시간들을

천천히 즐기면서 일주일이 흘렀다.


20살부터 자취를 나와 살았던

나는 내 고향을 잘 모르고 있었던 것 같다.

보고 있으면 입이 떡 벌어지는 충주호,

충주호 유람선
누워있는 고양이 숫자가 계속 늘어나는 신기한 카페
탕수육과 하얀 짬뽕이 맛있는 상촌식당


충주호를 바라보고 있는 길냥이 카페,

우리집 바로 앞에 있는 백번은 더 가본 호암지호수

언제나 내 옆에 있는 줄 알았던 우리 아빠의 주름살까지


내가 잘  모르고 있던 것들 투성이다.


부산도 좋고, 제주도도 좋고

해외여행도 좋지만


내가 자란 고향도 잘 모르는데

무엇을 향해 가고 있는지

앞만 보다 주변을 놓치고 있는 건 아닌지

내가 보는 나침반이 좀 더 깊이 있어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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