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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철봉조사 이상은 Dec 15. 2023

학술지 논문 투고기 1 - 박사님 지구를 지키겠습니다!

한국사회복지사협회 연구자 모임 1기를 수료하고

“박사님 출동하겠습니다!!”


 우리 아들은(만 5세) 박사님을 좋아한다. 광팬 만화인 EBS 다이노스터, 미니특공대 등의 공통적인 패턴을 분석(?)해본 결과 로봇, 공룡, 박사님의 선호도가 굉장히 높은 것으로 파악되었다. 공룡과 로봇은 저 나이대 아이들은 누구나 다 좋아하지만, 박사님은 좀 의외다. 누구를 닮아서 저럴까?... 누구긴 누구야!


(왼쪽) 다이노스터의 박사님, (가운데) 미니특공대 브이레인저스 박사님, (오른쪽) 누구긴 누구야!


 생각해 보면 나도 박사님을 좋아했던 것 같다. 정확히는 박사 이미지의 무엇이 되고 싶었던 듯하다. 연구를 하는 모습과 학술적이고 지적인 이미지의 권위자가 되고 싶었다. 전공은 통계학이 아닌 사회복지학과였지만, 사회복지 필수과목으로서 통계의 내용이 포함된 '사회복지조사론' 수업을 너무 좋아했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대학 공부를 마친 이후에도 통계 관련 자격 취득 공부를 시작했다. 이후 '사회조사분석사 2급' 자격증 시험도 즐겁게 공부했고, 당연히 한 번에 아주 쉽게 붙었다.


 석사 논문도 통계를 활용한 양적 논문을 썼다. 논문은 엄청난 고민과 시행착오를 겪는다지만.. 솔직히 내 자랑은 같아도, 난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물론 지도교수님이랑 주변에서 잘 도와주신 덕이 제일 크다. 하지만 통계를 나름 다룰 줄 아는(즐기는) 나는, 논문이라는 어려운 과업과 아주 잘 맞았었다. 


 논문을 쓰고 나는 이제 뭔가 박사님 같은 느낌이 들었다(석사인데…). 그래서 이제 내가 원하는 연구를 할 수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현장직에 있는 사회복지사는 연구를 할 일이 극히 ‘드물다.’ 이론과 실천의 결합이라고 학교에서 배우지만, 경험상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어쨌든 그렇게 나의 박사님의 꿈은 잊혀 갔다...


 2023년 5월 한국사회복지사협회에서 연구자를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았다. 이미 생존이라는 현실에 너무 익숙했던 나였고, 예전의 꿈이라는 거창한 목표도 없었다. 그냥 ‘통계’를 할 줄 알고, 지금 직장과 가까워서 지원했다(정말 가까운 게 최고다). 그렇게 현재까지 5개월의 여정이 시작되었다.


 시행착오가 많았다. 단순 공부가 아니라 학술지 논문 투고를 목표로 잡았다. 말이 쉽지 솔직히 투고 경험이 없는 현장 실무자들인 데다, 육아, 생업과 함께 연구까지 병행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었다. 심지어 이것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팀플’이라는 쉽지 않은 의사를 모으는 것을 거쳐야 한다는 것을 그때는 몰랐다.


1. 오리엔테이션 및 소개(7/5)

2. 복지연구 특 및 조 구성(7/26)

3. 양적연구의 이해 및 조별연구 논의(8/23)

4. 연구진행 과정 발표 및 자문(9/13)

5. 질적연구의 이해 강의 및 조별연구 논의(10/18)

6. 조별 연구 진행 사항 PT 발표 및 토론(11/29)

7. 수료식(12/13)


간단한 요약이지만 5개월 간 정말 긴 여정이었다.



 지식생태학자 유영만 교수님의 저서 <나는 배웠다>에서는 다양한 배움과 인생에 대한 고찰이 나온다. 배웠고, 계속 배워간다는 지침으로 배움에 대한 진지함. 내가 원하는 바를 실현하고, 낮은 자세로 조급하지 않고 하루하루를 만들어감을 강조한다. 올해의 연구도 5개월의 치열한 여정이었고, 모임이 없는 날은 조원들끼리 온라인으로 따로 모여 논의를 반복하였다. 하지만 책의 말미인 "나는 '반복'에서 '반전'을 배웠다."의 이 이야기처럼 내년에는 곧 우리 조의 연구가 반전이 일어날 것 같다. 


 공교롭게도 우리의 연구는 지구를 지킨다는 표현이 연상되는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연구다. 아직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ESG가 사회복지 조직에 미치는 영향'으로 이미 연구보고서를 작성하였고, 곧 설문지를 구성할 단계에 와 있다. 최근 기업과 사회적으로 크게 이슈가 되고 있는 ESG는 기업 경영에서는 이미 세계적인 의무적인 기준으로 자리하였다. 사회복지현장에서도 ESG 선포와 경영의 도입이 조금씩 이루어지고 있다. ESG는 이미 우리 앞에 다가왔다. 혹여나 지금 알았다면 이미 당신은 늦었다. 


 트렌드 분석가 김용섭 님의 도서 <ESG2.0>에서 방어적, 착한 수준의 ESG 1.0이 아닌 공격적이고 합리적인 ESG 2.0을 강조한다. 이에 하루빨리 2.0으로 진화함이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말한다. 경제/경영작가 김재필 님의 도서 <ESG 혁명이 온다>에서도 7가지 트렌드로 탄소중립, 순환경제, 수자원관리, 건강한 일터, 조직다양성, 투명한 지배구조, ESG트랜스포메이션(DX)이라는 E(환경)에 뿐만이 아닌 S(사회)와 G(지배구조)라는 측면의 미래 경영전략을 표현한다. 심지어 이런 좋은 ESG 책이 이 두 권뿐만이 아니라 너무나도 많은 시대에 있다는 것이다. 


 당연히 사회복지현장도 평가지표나 매뉴얼 구축, 각종 교육, 선포식 등 슬슬 그 범위가 확장되고 있다. 하지만 사회복지계에서 ESG관련 연구는 거의 전무하고, 걸음마 상태이다. 학술적으로도 ESG 연구는 우리 나리에서만 국내학술 논문 2,269개, 학위논문 837개를 확인할 수 있다. 그에 반해 사회복지 분야에서의 ESG는 학술논문 32개, 학위논문 25개 수준으로 확인되었다(RISS, 2023년 12월 기준). 비율적으로 사회복지 관련 ESG 연구는 전체대비 학술지 1.4%, 학위는 2.9% 수준으로 매우 부족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보편화된 ESG이지만, 사회복지 분야에서 나와 우리 팀이 주제로 잡은 이 연구는 단연코 '블루오션'이다.


(왼쪽) 우리의 박사님, (가운데) 축제에는 무조건 단체사진, (오른쪽) 우리 최고의 이심전심 조

 힘들었던 시간은 기억도 안 나게 1기 수료식은 축제 같았다. ESG 2.0 시대처럼 내년 2024년 3월에 한국사회복지사협회에서 2기의 연구자 모임이 진행될 예정이라고 한다. 연구를 하고 싶은 사회복지사들과 어떠한 열정과 꿈을 가진 더 많은 분들이 모임에 함께 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지금 함께 하시는 분들의 멋진 연구를 돕고 응원드리려고 한다. 잘 되실 거라 믿고 기원한다. 


대략적인 약식 조사 단계의 예시. 아직 우린 STEP1이다. 하지만 1이 제일 중요하다.


 무엇보다도, 우리 조도 이제 계획서만 완료된 시작단계이다. 앞으로 정말 잘 되어서 학술지 논문 투고기 2, 3, 4번도 쭉쭉 브런치 글을 쓸 수 있도록 만들어가야겠다(1이 끝이 아니길...). 할 것이 많기에 2024년 내년이 더욱 기대가 된다.


마지막으로... 외쳐서 다짐해 본다.

박사님 출동하겠습니다!!

우리가 지구를 지킬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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