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정장을 입는 나의 이상한 습관에 대하여
내 주변에 이런 거 하는 사람 처음 봐...
예전에 같이 일했던 형이 말한 것이 생각난다. 사실 이 것은 연재 편에 넣을까 말까 고민했었다. 그래도 뭔가 유니크하고, 독특한 정장 습관을 표현해 주는 것 같아 나 스스로 정리해보고 싶었다. 그냥 나의 주관적인 느낌 위주의 글로서 정리해 보고자 한다.
반복해서 내가 주장하는 지점인(팩트이기도 하다) 요즘시대에 정장을 입는 사람이 별로 없다. 넥타이를 매는 사람은 더 없다. 심지어 이 와중에 넥타이핀과 버튼이라니 더더욱 없다. 순위로 치자면 정장> 넥타이> 핀> 버튼 순일 것이다. 가끔 드라마에서 보면 실장님이나 재벌 2세 같은 사람이 과시용으로 하고 나오는 것을 보게 된다. (심지어 그마저도 요새 별로 없지만...)
당연히 나는 그런 부유한 사람이 아니다. 도서 <세이노의 가르침>에서 옷을 부티보다는 귀티 나게 입으라고 해도 이건 좀 투머치한 감이 있다. 어쨌든 나는 이 두 개를 꾸준히 하고 다닌다. 왜 하게 되었을까? 솔직히 필수는 아닌 이것들... 액세서리 치장인 이것들의 의미는 나에게 무엇일까?
사실 '넥타이 핀'과 '커프스 버튼' 인터넷이나 시중에 자료도 그렇게 많지 않다... 패션 관련 전문서적을 찾아야 할 듯한데, 그만큼 대중성이 떨어진다는 의미라고도 볼 수 있을 것 같다. 간단히 다시 말하자면 둘 다 그냥 장식이다.
먼저 '넥타이 핀(necktie pin)'은 넥타이를 셔츠에 고정하기 위한 장신구이다. 예전에는 넥타이가 쉽게 흔들릴 수 있기 때문에 넥타이 핀이 만들어졌다고 하는데, 오늘날은 넥타이 소재도 두꺼워지고, 너비도 슬림해 짐에 따라 실용성이 줄어들고 액세서리 역할로 활용되고 있다(출처: 위키백과). 되게 쓸모없게 설명되어 있지만, 사실 넥타이 핀은 하는 사람인 내가 봤을 때 굉장히 실용적이다.
넥타이를 말 그대로 고정하는 역할을 하는데, 고정을 하게 되면 넥타이가 흔들리는 것을 방지하고, 상대방에게 견고한 인상을 준다. 매우 확실한 인상과 전문적인 이미지를 부여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넥타이 마모 현상도 억제된다는 것이다. 넥타이는 긴 특성상 수시로 좌우로 펄럭거리며 움직이게 되는데, 그랬을 때 색이 바래거나 마모가 강해진다. 결론적으로 넥타이 핀을 하면 넥타이를 오래 사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사실 넥타이 핀은 내 입장에서는 무조건 추천한다. 넥타이 핀을 안 하면, 넥타이 마모현상을 떠나 늘어지게 되어, 세수를 하거나 이를 닦을 때 굉장히 불편하다. 일례로 이를 닦으면서 치약을 뱉거나, 양치한 물을 헹구어 뱉을 때 늘어진 넥타이에 맞으면 그렇게 짜증이 날 수 없다. 당해보면 필수라는 느낌을 알게 될 것이다.
착용 위치는 사실 좀 논란인데, 일반적으로 명치쯤에 한다고 보면 된다. 예전에는 타이 하단 쪽에 했다면 최근에는 점점 올라가고 있는 추세라고 보면 될 것 같다. 너무 높게 차면 좀 답답해 보이는 느낌이 있지만, 그렇다고 하단에 차게 되면 굉장히 올드하다. 개인적인 일화로서 2~3년 전에 업무 상 어르신 가정방문을 갔을 때, 상단에 찬 내 넥타이 핀을 보고, 어르신이 핀 똑바로 안 차냐고 뭐라고 하신 적이 있다...
허허.. 어르신 아래에는 이제 안 차요...
넥타이 핀은 사실 그렇다 치더라도 커프스 버튼은 정말 더욱 접근성이 떨어지는 액세서리이다. 드레스 셔츠 소매에 일반 단추 대신 쓰이는 장식 단추를 말하는데, 격식을 갖출 때 주로 쓰이며, 소재는 보석류와 금속 소재가 대부분이다. 한국에서는 '커프스' 혹은 '커프스 버튼'이라고 부르는데, 둘 다 영미권에서 사용하는 명칭은 아니다. 올바른 명칭은 '커프 링크스(cuff links)'이다. 개성 있는 모양과 색상들이 셀 수 없게 만다(출처: 나무위키). 간단히 이것도 얘기하면 그냥 소매 단추 대신 끼는 것이다. 이게 안 빠지나 싶겠지만 웬만한 일상생활에서는 진짜 절대 안 빠진다. 짐 나르고 뛰어다니고, 노래방에서 온갖 춤(?)을 춰도 난 빠진 적이 한 번도 없다.
정리하다 보니 설명이 길어졌다. 어쨌든 나는 이것을 왜 하고 있을까? 과시용인가? 그러기엔 특별히 이것에 관심을 갖지 않는다. 사실 종류도 여러 개를 가지고 있지만, 한 두 개 차는 것만 하게 된다. 그마저도 최근 몇 년간 새것을 산 적도 없다. 곰곰이 생각해 봤을 때 사실 가장 내가 중요하게 생각되는 부분은 멋이 아니라 ‘편리함’을 들 수 있을 것 같다.
정말 둘 다 하다 보면 굉장히 편리하다. 첫째로는 커리어에 대한 이득이다. 상대에게 좋은 이미지 혹은 강한 나의 인상을 남겨줄 수 있다. 이 장점은 굉장히 크다. 가만히 있어도 이미지 이자가 쌓이는 듯한 편리함은 절대적인 이득이다. 둘째로는 넥타이와 셔츠의 마모 방지에 효과적이다. 핀의 경우에도 사실 단추로 잠그면 뭘 하다가도 막 소매를 걷고 일하게 되는데, 커프 링크스가 있으면 아무래도 분실 때문에 소매를 잘 걷지 않게 된다. 정제된 나의 일상과 함께 셔츠 마모로 인한 교체 비용이 덜 든다. 편리한데 경제적이기까지!
새해 첫날 아주 흥미로운 자기 계발 철학서를 보았다. 이현 작가님의 <더 센싱 The Sensing> 시각화 명상에 대한 책이었다. 성공한 모습을 구체적으로 설정하고 생생하게 감각하면 막연하던 미래를 '진짜 현실'로 만들 수 있다는 내용이 체계적인 이론과 사례로 나와있다. 사실 명상과 나는 거리가 먼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는 책에서 나온 것처럼 '나만의 방식으로' 성공에 대한 이미지를 '구체적으로 현현하고, 행동화' 하고 있었던 것 같다. 자칫 의미가 없는 행동인 것 같은 핀과 버튼을 차는 모습이 나의 성공에 대한 이미지를 표현하는 모습이 아니었을까 생각하게 된다. 앞으로 시각화에 대해서 조금 더 구체적으로 인식해 보고, 행동해야겠다.
뭐 이렇게 저렇게 정리를 해 봤지만, 투 머치 한 액세서리인 것은 나도 인정한다. 누군가 이것을 한다면 부담스럽지 않게 최대한 깔끔한 디자인 제품을 시도해 보라고 권유해 보고 싶다. 자기 PR과 개성, 캐릭터, 브랜딩의 시대이다. 깔끔하게 입어서 나쁠 거 없지 않은가? 혹여나 나의 설명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다시 한번 주장하지만, 나에게 넥타이핀과 커프 링크스는 무엇보다 멋이 문제가 아니다! 여러 가지 의미로서...
편리할 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