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음다의어
(짧은 생각 짧은 글)
지금 쓰고 있는 글들 옆으로 짧은 글을 남기고자 합니다.
- 동음다의어
얼마 전 대화 중에 갑자기 추웠다 더웠다 하는 요즘 날씨 탓에 ‘누구는 더위를 타고 누구는 추위를 탄다’는 말이 나왔습니다. 그래서 '타다'라는 동사에 대해서 나 혼자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의외로 ‘타다’라는 동사가 동음다의어로 여러 의미로 사용된다는 걸 알았습니다. 같은 음으로 이렇게 많은 의미를 가진 동사가 있을까 싶습니다.
그래서 제가 국어 문제를 하나 내보겠습니다. 한번 풀어보시죠.
아침에 일어나 목이^타서^물을 마시려다 그냥 모닝커피를 ^타서^ 마셨다. 커피에 설탕도 ^탔다^. 그리고 야외 나갈 준비를 하고 나왔는데 약속시간보다 늦어졌다. 그래서 택시를 ^타려는데^ 빨리 오지 않아 속이 ^탔다^. 애가 ^타서^ 죽겠는데 드디어 도착해서 ^탈^ 수 있었다.
캠핑장에 도착하니 불멍 하기 위한 장작이 ^타고^ 있었다. 난 봄이면 봄을 ^타고^ 가을이면 가을을 ^탄다^. 그리고 겨울이면 추위를 ^탄다^. 오늘 인기 많은 캠핑장을 예약할 수 있어서 기분이 좋았다. 계를 ^탄^ 느낌이다. ^상^을 타도 이렇게 좋을까?
캠핑장은 요즘 나와 썸을 ^타는^ 그녀를 위해 준비한 것이다. 이번에도 장비를 몇 개 샀다. 나는 남의 손을 ^탄^ 것들은 싫어해서 중고는 사지 않고 늘 새 장비를 장만한다. 우리는 캠핑장에서 자전거를 ^탔고^ 조금 있다가 산도 ^탈^예정이다.
바베큐도 준비했는데 고기가 ^타버렸다^. 그리고 잘 보이려고 새로 입은 내 옷은 때를 너무 ^탄다^. 어쨌든 오늘 좋은 분위기를 ^타서^ 즐거운 하루였다. 햇볕에 얼굴도 좀 ^탄^것 같다.
여기서 같은 어원의 의미로 "타다" 끼리 연결된 것을 고르시오.
1. 목이 타다 - 커피를 타다
2. 택시를 타다 - 상을 타다
3. 추위를 타다 - 얼굴이 타다
4. 썸을 타다 - 가을을 타다
5. 장작이 타다 - 애가 타다
6. 속이 타다 - 산을 타다
7. 고기가 타다 - 분위기를 타다
8. 손을 타다 - 때를 타다
영어에서는 다의어는 으뜸으로 get , have, take 이런 걸 줄 알았는데 의외로 찾아보니 제 생각과 다릅니다.
일반적으로 Run > Set > Take > Get > Have 순으로 다른 의미를 많이 내포하고 있다고 하네요.
Run 이 가장 많다는게 의외네요.
이제 답을 말할 시간이네요. 답은 5번입니다. 제 생각으로 문제를 내놓고 답이 맞는지 챗gpt에게 물어보았더니 답을 맞추네요. 하지만 알다시피 AI 라고 답이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우선 헷갈렸을 만한 4번 설명드립니다. 챗 Gpt의 설명입니다.
가을을 타다와 썸을 타다의 '타다'는 같은 단어(동사)를 사용하지만, 의미하는 바는 다릅니다. 가을을 타다는 감정적 침체를 겪거나 마음이 아린 현상 같은 계절의 감성적 '영향을 받는 것'을 의미합니다.
썸을 타다는 관계의 기류나 묘한 감정에 올라탄 '상태를 겪는 것'을 의미하여,
앞말에 따라 '영향(타다)'과 '과정(타다)'의 차이가 있습니다.
정답인 5번에 대한 설명입니다.
‘장작이 타다'와 '애가 타다'의 '타다'는 본질적으로 같은 어원에서 파생된 의미를 가진 다의어(多義語) 관계입니다. 문맥에 따라 구체적인 해석은 다르지만, '불이 붙어 속이 마르거나 없어지다'라는 핵심 의미를 공유합니다.
저는 ‘타다’의 여러 의미 중에서 계절을 탄다는 말이 가장 좋습니다. 제가 감성적인 사람이라 그런가 봅니다. 감성의 글자를 이성적으로 분석하느라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그래도 글로 쓰고 있어 행복하다는 말은 남겨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