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자전거 여행 (3)

전선 위에 걸린 달

by 하늬바람

( 내 맘대로 문학기행 )


제주 자전거 여행 (3)

- 전선 위에 걸린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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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 이야기는 제주 하늘과 바다, 그리고 바다를 찾아다니는 파도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로드 문학, 로드뮤비 이런 이야기들을 이어나갔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사진은 이거였습니다.

아마 위치는 곽지 내지는 협재 해변이었을 겁니다.

- - - opening 끝



오늘 이야기는 여기부터 시작합니다.


제주도 자전거 일주가 끝나고 제주 애월읍에 장박을 하는 숙소에 들어왔습니다.


그날 밤하늘을 보니 전깃줄에 걸린 달이 눈에 들어옵니다.


사진이 잘 찍히진 않았지만 그런대로 여기에 올려봅니다.

그리고 전깃줄에 걸린 달에 대한 이야기를 어디선가 읽은 것만 같아서 검색을 해보니 희곡집 제목으로 나옵니다.


저는 꼭 시로 읽은 것 같은데 검색이 안되니 제 생각이 잘못되었거니 하고 포기하고 그 희곡집 책과 설명을 여기 올립니다


"<전선 위에 걸린 달>은 어지럽게 얽혀 있는 도시인들의 위태로운 삶을 그리고 있다. 이 작품은 수억 년을 이어왔을 인간의 고독 앞에 누군가에게 한 번은 위안이 되었을 달을 보며 사람들의 근원적 그리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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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달을 보면서 저는 제주도가 꼭 달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만치 멀리 떨어져 있지만 늘 우리 주변에 위치하고 있으며,


홀로 그 외롭고 긴 시간을 쓸쓸히 버티고 있는 존재 같은 게 느껴집니다.


지금부터 그 달에 머물고 있는 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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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있는 펜션은 장박(7일 이상, 보통은 한두달) 할 사람만 받는 곳인데.


주인장에게 물어보니 청소가 힘들어서 그렇다고 합니다.


우선 주인장부터 소개하겠습니다.


5개 숙박실이 있는 아담한 펜션을 운영하시는데 70대 노부부이십니다.


원래 이 펜션 땅이 고향인 아저씨가 주로 관리하시고 사모님은 서울과 제주로 오고 가신답니다.


주인 아저씨는 군 출신인데 동남아 어느 곳에게 오랫동안 정보 관련 일로 근무하셨다는데,


사모님이 그때 이야기는 평생 안 하신다고 말씀하시는 걸로 봐서 보안사나 기무사 일을 하지 않으셨을까 상상만 해봅니다.


그리고 개인 신상이 있는 관계로 임의로 101호, 102호, 103호, 201호, 202호 다섯 동이라 해놓고 이야기를 해야겠습니다.


우선 저녁 모임에 젊은 두 팀은 참가하지 않는데 101호 하고 202호입니다.


즉 주인집 두 분과 나머지 숙소에 있는 세 팀 해서, 총 네 팀이 앉아서 하는 이야기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첫 번째 101호, ,


젊은 두 사람이 한 달 이상 거주하고 있는데, 우리끼리 대화 중에 그 두 분이 여자 둘이냐, 남녀 인가로 한참 논쟁을 벌였습니다.


외모상 남성인지 여성인지 잘 모르겠는 분이 늘 혼자 나와서 담배를 피우다 들어가는데 주인장 이야기로 여자가 맞다고 합니다.


결론은 젊은 여자 두 분인데 무슨 사연이 있는지 잘 나오지도 않고 계속 장박 중입니다.



102호, ,


아내와 사별하고 혼자 두 달째 장박 중이신 분입니다.


57세 정도 되시는데 회사에 장기휴가 내고 여기에 왔고, 곧 회사는 그만두고 제주에 사실 생각이랍니다. 오토바이 자격증 따시고, 조정 자격증은 제주 와서 취득했고 윈드 서핑 자격증을 이번 주에 시험 본다고 합니다.


남자도 요즘 해녀로 받아준다고 그 준비도 하고 계신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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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호, …


58년 개 때인 남편과 10년 연하의 사모님이 한 달째 장박 중인 부부입니다.


아저씨는 젊었을 때 사회운동 하시다 도망 다니느라 전 세계를 돌아다니셨다는데, 약간 허세와 허풍이 느껴집니다.


그런데 요트도 있고, 부산에 펜션도 5개 운영하고 있다는 데 , 하시는 이야기가 디테일해서 어디까지가 사실인지 좀 헷갈립니다.


201호,

저 혼자 머무는 숙소입니다. 앞에 분들에 비해 사연이 많이 빈약합니다.



202호,


젊은 남녀,,,

남자는 키도 크고 늘씬하며 머리를 길게 길러 꽁지머리를 하고 말은 잘 안 하는 것 보면 일본 사람 아닌가 싶고,


여성분은 조그마한 체구에 귀여운 분이신데, 이 두 분도 한 달 이상 장박을 하신다고 하니 또 무슨 사연이 있나 싶습니다.


제주 한 달 살기 이런 게 유행한 게 좀 되긴 했지만 제가 머무는 숙소에 계시는 분들 보니 꼭 좋아서만은 오는 게 아닐 수도 있구나 생각했습니다.


여러 사연 속에 여기에서 충전하고 싶으신 분들도 있고,


둘만의 시간을 위해 머물 수도 있고, 잠깐 다른 공간에서 머무는 시간을 통해 다음을 준비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여기 제주도라는 달에 오래 머물고 있는 사람들에게 제주는 삶의 충전소일까요?

아니면 피난처일까요? 정착지일까요?


나중에 제가 소설이나 시나리오를 쓰게 되면 여기서의 이야기는 아주 중요한 모티브로 작용할 거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여기 있는 동안 저는 제주의 독립서점들을 돌아다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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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독립 서점들이 많을 때는 30개도 넘었다는데 지금은 절반도 안 남은 듯합니다.


그리고 있는 서점도 학교 옆에 위치해서 참고서나 학습지로 주로 수익을 올리고,


자기 집을 개조해서 펜션 겸 서점. 카페, 기념품 같은 소품 판매 등 이렇게 운영하는 데가 있네요..


인터넷 보고 찾아갔는데 문 닫고 다시 육지로 돌아가시거나 그만둔 분들이 꽤 많더라고요.


이건 그분들의 잘못이 아니라 제주 경기가 안 좋은 탓이 큽니다.


하지만 사람들의 사랑방처럼 잘 운영되는 곳도 있습니다.


들려본 곳 중 가장 잘 운영되는 곳 사진 올려봅니다


동화, 소설. 제주 등의 감성 테마 책들과 나름 주인님이 철학이 담긴 책이 많았습니다.


반지하하고 2층에는 별도 독서 공간이 특이하고 좋았습니다.

여기서 구입한 책과 사연들은 다음에 만나시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