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서점과 파리 올림픽
(내 밈대로 문학기행)
- 독립서점과 파리 올림픽
( opening )
저번 이야기는 제주도 자전거 일주를 끝내고 장박에 들어온 이야기였습니다.
101호부터 202호까지 달과 같은 제주도에 머무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제주도 독립서점들로 끝을 맺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간 곳 중에 기억에 남는 장소가 섭지코지입니다.
가신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섭지코지는 제주에서 산을 말하는 오름인데, 그곳이 또 바다와 접한 곶 (육지에서 튀어나온 지형) 입니다.
제주도 말로 곶을 '코지'라고 합니다.
확 트인 풍경이 좋았고 산과 바다가 같이 어우러지니 더 좋았습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찾아오시는 거겠죠.
(아이패드로 그려본 섭지코지 풍경)
( opening ) 끝
저번에 이야기했던 독립서점에서 구입한 책 이야기로부터 이번 이야기를 시작할까 합니다.
독립서점들을 구경하다 세 권의 책을 구입했습니다.
아직 위에 두 권은 읽지 못했고 맨 아래 '평균의 마음' 책을 거의 다 읽어가는 중입니다.
제가 인터넷 서점이나 대형서점에서는 구입하기 힘든 책들인데 독립서점이니까 만나게 된 책이라 생각됩니다.
그게 오프라인 서점의 매력이자, 독립서점의 큰 장점입니다.
현재 도서의 유통 구조상 보통의 경우 베스트셀러나 자기 개발서 등 잘 팔리는 책 위주로 독자는 노출되기 마련인데,
이런 독립서점은 동네서점에 들러서 자기 스스로 생각해 보면서 책을 고르는 공간으로써 존재합니다.
일종의 독립영화 같은 느낌인데 그래서 독립서점이라 했나 싶은데, 영화와는 또 다른 느낌입니다.
아날로그 감성이랄까요, 활자가 주는 매력 같은 게 독립서점에는 있습니다.
마지막 책 '평균의 마음' 이란 책은 읽는 동안 행복했습니다.
이 책은 작가가 읽은 고전책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 쓴 책입니다.
저는 여기에서 빅톨 위고도 만나고 세익스피어, 세르반테르, 발자크 등등
여러 대가 들을 저보다 더 깊은 시선으로 만나는 즐거움을 누렸습니다.
그러다가 지금 파리 올림픽 중인데 TV로 개막식을 보게 되었습니다.
여기에서 지금 읽고 있던 프랑스의 작가와 예술, 문화를 올림픽으로도 만나게 돼서 즐거웠습니다.
개막식의 화려하고 멋진 연출과 퍼포먼스를 보다가 제 머릿속에 있던 내용이 멋진 장면으로 눈에 들어옵니다.
( 파리 올림픽 개막식 영상 캡처)
프랑스가 자랑하는 문화예술의 장면이 많이 등장합니다.
이 화면에서 제일 왼쪽은 '달세계 여행" 이라는 영화장면인데 프랑스 작가 '쥘베른'의 소설을 전 세계 최초로 SF 영화로 만든 명장면입니다.
개막식 영상에는 '기차의 도착' 이라는 최초의 영화를 만든 자신들의 업적도 살짝 등장합니다.
그리고 위 화면 가운데는 잘 아시다시피 '80일간의 세계일주'를 상징하는 기구가 나오고
오른쪽은 '어린왕자' 의 ‘B 612’ 별에 있는 여우와 장미가 보입니다.
그리고 다음 장면에서는 노트르담의 꼽추의 주인공 콰지모도가 성당 팁 위에 매달려서 등장합니다.
(파리 개막식 영상 캡처 - 노트르담의 꼽추를 재연)
그리고 빅톨 위고가 프랑스 대혁명의 역사를 다룬 또 다른 작품 '레미제라블' 을 화려한 영상으로 보여줍니다.
(파리 개막식 영상캡처 - 레미제라블)
저번 제 글 중에 어린 왕자 이야기와 80일간의 세계일주는 언급을 했는데 얼마 안돼서 이렇게 보게 되니 신기하기도 했고,
이번 파리 올림픽으로 빅톨위고의 '노트르담의 꼽추'와 '레미제라블'을 만나게 되니 행복합니다.
두 작품 모두 소설, 영화, 애니메이션, 뮤지컬 다양한 장르로 만들어질 정도로 대단한 작품입니다.
보통의 소설은 시대적 상황이 끝나고 문학으로 승화되어 나오는데 어떤 경우는 문학이 그 원동력이 되기도 합니다.
빅토르 위고가 프랑스를 떠나 망명 시절에 집필한 작품들이 그 경우가 아닐까 싶습니다.
즉 역사가 문학으로 기록된 게 아니라, 문학이 역사를 움직이는 역할을 하게 되기도 합니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문학의 힘, 기록의 힘, 건물의 상징성 등이 우리의 감정과 의식을 움직인다는 거겠죠..
스페인 가서 보았던 피카소와 고야의 그림은 그래서 더 의미가 있습니다.
전쟁의 아픔과 민간인 학살을 형상화해서 기록하기도 하고, 오래도록 기억되도록 작품으로 남겨주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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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톨위고의 레미제라블 (장발장) 은 더 많은 걸 생각하게 하는 작품입니다.
프랑스 대혁명은 바스티유 감옥을 습격하면서 시작되어 혁명과 급진, 반혁명, 다시 군주제 이런 수많은 반복을 거치며 거의 100여 년 만에 완성이 됩니다.
이 소설에서는 그 시기 혁명가들, 기득권자들, 신진계급인 부르주아 들 이런 사람들을 다 등장시키면서
빅톨 위고는 장발장이라는 주인공을 통해서 이야기합니다.
나는 평범하게 살고 싶은 가난한 시민이었을 뿐이다라고....
제가 처음에 소개한 '평균의 마음'의 저자는 레미제라블을 읽으며 잊을 수 없는 한 문장이 있다고 합니다.
" 부분에 대한 전체의 전쟁은 반란이요, 전체에 대한 부분의 전쟁은 폭동이다."
아마 지배권력의 입장에서 이러한 항쟁을 어떻게 표현하는지 이야기해 준다는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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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 올림픽을 보면서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제주도에서 언젠가 올림픽 같은 세계 행사가 열려서 전 세계 많은 사람들이 함께 모여 멋진 행사를 하면서
4.3의 아픈 기억을 노트르담의 꼽추나 레미제라블 같은 작품으로 보게 되길 기대해 봅니다.
제주도 이야기할 때 처음 소개했던 현기영 작가님이 쓰신 '지상의 숟가락 하나'
그리고 한강 작가님의 “작별하지 않는다” 와 같이 제주의 4.3의 아픔을 다룬 소설이 그래서 소중합니다.
숟가락 하나 들고 산으로 올라갈 수밖에 없었던 제주도의 장발장 같은 사람들의 이야기 이니까요...
그리고 작별하지 않는다.. 는 우리가 해야 될 일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