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으로의 여행
(내 맘대로 문학기행)
- 내 안으로의 여행
<opening>
저번 마지막 이야기는 독립서점에서 구입한 책이야기하고, 파리 올림픽 보면서 개막식에 등장한
프랑스 문학작품들과 그중에서도 노트르담의 꼽추와 레미제라블을 이야기했고,, 그리고 제주도 이야기를 곁들였습니다.
(제주도 성산 옆 섭지코지 올라가는 길)
<opening>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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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에필로그 시작합니다.
제주도에 30일 정도 머무는 동안 자전거로 환상 일주를 했고, 그다음에는 북호텔과 애월 숙소에 머물면서 맘껏 제주를 느꼈습니다.
차로 움직이면서 만나는 제주와
자전거로 만나는 제주,
걸으면서 만나는 제주는
이동 수단에 따른 속도와 반비례하게 다가옵니다.
‘스쳐 지나간다’ 는 말과 ‘살피며 들여다보며 간다’ 는 말의 간극 차이만큼이나 크게 느껴집니다.
나태주 시인의 풀꽃 이란 시가 떠오릅니다.
“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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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여행은 해프닝 때문에 더 강렬한 기억이 만들어집니다.
그래서 “잘못 탄 기차가 목적지에 데려다주다” 는 말과 책도 있나 봅니다.
저도 이번 제주 여행이 실수와 해프닝의 연속이었습니다.
( 아이패드로 그려 본 성산 일출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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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행 비행기를 타기도 전에 탑승 검사대에서 야영하려고 들고 간 배낭에서 텐트 팩 이 위험물질이라고 걸려 버려야 했고, 도착하자마자 가방 정리하다 손가락이 면도날에 심하게 베이는 바람에 피가 멈추지 않아 결국 병원에 가야 했습니다.
시작부터 고생이었지만 이건 아무것도 아니었습니다. 장마철과 겹쳐서 비바람이 그치질 않고 불안정한 날씨로 과연 자전거 일주를 할 수 있을지 결정해야만 했습니다.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무작정 출발했건만 자전거가 고장 나서 한동안 끌고 가고, 도착한 야영지는 폐쇄돼서 부랴부랴 다른 장소 찾아보고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니 다 못 잊을 추억입니다.
( 제주도 야영장 )
드라마 제목처럼 ‘이번 생은 처음이라’ 모든 게 실수의 연속입니다.
결혼, 육아, 가정생활도 숙달되게 해 볼 수 있는 일이 아니어서 어렵듯이, 인간은 삶이나 경제활동에서 실수하고 잘못된 선택을 하면서 배우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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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패드로 끄적거려 본 그림 )
제가 가끔 아무거나 그림을 그려보는데 그건 전부 실수의 연속입니다.
완벽한 선이 있을 수 없고, 현재 모습을 똑같이 그릴 수 없기 때문이죠.
실수의 연속이 완성을 만들어갑니다.
좀 더 우아하게 표현하면 다르거나 틀리기 때문에 아름다운 겁니다.
그런데 그게 묘하게 그림의 장점입니다. 사진과 다른 거죠.
여행이나 그림이 실수의 연속이듯이 우리 삶도 그런 것 아닐까요. 세상사는 일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전체 큰 틀을 잡고 개략적인 계획을 세우고 부분 부분을 채워나가는 게 좋은 인생 그림이 되는 거겠지요. 그러나 세상사는 일이 어찌 계획대로만 되고 정답이 있겠습니까?
하루하루 채워나가는 일이 버거울 때도 많고 알게 모르게 실수하고 꼬이고 그럽니다. 게다가 그림처럼 틀리거나 맘에 안 드는 부분을 지워낼 수도 없지요.
그런데 스케치하다 보면 지우개나 지우개 기능을 쓰지 않고도 곧잘 그리는 방법을 터득하게 되는데,
그건 잘못된 부분을 주변과 계속 맞춰나가는 방법으로 덧씌워가면서 주변과 함께 그리는 겁니다.
우리네 삶도 가끔 잘못 나갔을 때, 꼬이기만 할 때 그럴수록 계속 주변과 조화하고 함께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이유도 똑같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제주살이 하고 돌아와서 시간이 많이 남아 송광사 템플 스테이를 다녀왔습니다.
낯선 곳으로의 여행도 좋지만 내 안으로의 여행도 필요하니까요.
저는 특별한 종교는 없지만 산사에서 맞이하는 새벽이 그렇게 좋을 수 없습니다. 여기서 최인호 님의 ‘길없는 길’ 책 추천하고 마무리하렵니다.
이제는 그분의 다음 작품을 만날 수 없게 되었지만,,
‘유림‘ 이라는 책을 쓰면서 조선 유교의 뿌리를 찾아다니셨는데, 그때 유림의 뿌리에 불교가 있음을 알고 쓰신 대작이라 할 만합니다.
게을러서 제주 이야기 마무리가 늦었지만 이번 여행을 어설프게나 정리하며 앞으로 남은 많은 여행을 꿈꿔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