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처음에 사랑이란 게 (느낌표 편)
(물음표 쉼표 느낌표)
- 처음에 사랑이란 게 (느낌표 편)
어린 왕자 책에 나온 한 구절을 옮겨보겠습니다.
여우가 어린 왕자에게 물어봅니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 뭔지 아니?"
어라왕자가 답합니다.
돈버는거, 밥먹고 사는거, ‘
그러자 여우가 알려줍니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야. 각각의 얼굴만큼 다양한 각양각색의 마음을.. 순간에도 수만 가지 생각이 떠오르는데 그 바람 같은 마음을 머물게 하는 게 가장 어려운 일이야"
나이 들어 예전에 읽었던 책을 다시 읽으면 다르게 읽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어린 왕자"같은 책이 그렇습니다. 그동안 나도 모르게 쌓인 경험과 지식으로 인해 그때는 읽지 못했던 부분을 읽게 만드는 것이겠지요.
저번 편 물음표에서 알 수 없는 사람의 마음에 대해 못다 한 이야기를 좀 더 이어보았습니다.
얼마 전에 첫눈이 내렸습니다.
눈 때문에 도로에 갇혀 고생하시는 분, 치우느라 고된 시간을 보내는 분들도 많지만 저에게 첫눈이 주는 느낌을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첫눈, 첫사랑, 첫 키스... 첫 이라는 글자에는 설렘, 두려움, 신선함 이런 이미지가 묻어납니다.
누구나 처음이 있습니다. 처음이란 게 쉽지는 않지만, 처음이라는 경험이 남는 순간 그건 상상이나 꿈이 아니라 기억이나 추억이 됩니다. 알 수 없는 사람의 마음을 확인하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저에게 문학적으로 '처음"이란 단어가 강하게 박힌건 만해 한용운의 시 '님의 침묵"에 나온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이라는 문장입니다.
상처받고 베일줄 알면서도 끌려들어 갈 수밖에 없는 그 강렬한 욕망. .
한용운 선생님은 일제강점기 조국과 민족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였지만, 시인의 문장처럼 조국, 모성애, 첫사랑 이런 건 이성으로 제어가 안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 노래를 듣게 됩니다.
"처음엔 사랑이란 게"
- 버스커 버스커, 장범준
처음엔 사랑이란 게
참 쉽게 영원할 거라
그렇게 믿었었는데 그렇게 믿었었는데
나에게 사랑이란 게 또다시 올 수 있다면
그때는 가깝진 않게 그다지 멀지도 않게
머린 아픈데 오 너는 없고
그때 또 차오르는 니 생각에
어쩔 수 없는 나의 맘 그때의 밤
나에겐 사랑이란 게 아 사랑이란 ~~~ "
. .
저는 노래가사가 들리는 노래를 좋아합니다.
그래서 이런 노래를 좋아합니다. 어떨 땐 들려오는 모든 노래가 내 심정을 이야기하는 것 같고, 어떤 가사는 그냥 그 자체가 시 이기도 합니다. 누구나 처음이 있고 누군가와 사랑이 시작됩니다.
노랫말에 나오는 "또다시 올 수 있다면 가깝지 않게 그다지 멀지도 않게"라는 문구는 태양 가까이 날아오르다 밀랍이 녹아내린 이카루스의 날개가 떠오르게 합니다. 하지만 사랑이 어찌 간격이 유지되고 조절이 되겠습니까? 그만큼 강렬하다는 걸 표현하고 싶은 거겠지요.
그래서 다시 시작한다면 그 사람, 그 상황과는 처음이니까 그것도 첫사랑이라고 볼 수도 있으려나요.
남자의 첫사랑과 여자의 첫 사랑은 다른거라고 합니다. 어느 영화에선가 이런 대사가 나옵니다.
"여자의 첫사랑은 지금 사랑하는 사람의 첫모습이다"
첫눈, 첫 사랑하면 이 그림이 떠오릅니다.
처음이니 아픔과 통증과도 관련이 있는 그림입니다.
그림 제목은 모네의 "산책"입니다.
그림을 봐서는 전혀 아픔 같은 거 느껴지지 않을 수 있지만, 이 장면이 어떻게 그려졌는지 생각한다면 또 다를 수도 있겠죠. 내가 타자와 맺는 관계 방식은 통증이라고 어느 책에서 읽었습니다.
첫 만남, 애착과 마음 씀, 설레며 기다리는 시간, 익숙함과 오해, 권태와 멀어짐 이런 모든 게 통증이라고 말합니다.
인상주의 화가인 모네의 그림인데 그의 첫사랑은 부인 카미유였답니다.
모네는 의절까지 하면서 부모 반대를 무릅쓰고 사랑을 했건만 그의 첫사랑은 병으로 세상을 떠나고 맙니다.
이 그림이 그 연인인지 정확하진 않은 건, 모네가 이 여인의 얼굴을 정확하게 표현하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왜냐면 재혼한 부인이 옆에 있었거든요. 그래서인지 제가 본 책에 나온 이 그림에는 이런 설명이 붙어있습니다.
"첫사랑은 첫 번째 사랑이 아니라
영원히 처음 같은 사랑이다."
너무 낭만적인 가요. 그림 속 구름과 베일 속 여인처럼 알 수 없지만, 저의 감정은 뭔가 모를 것에 이입됩니다.
통증은 치유를 위한 거고, 어떤 상처도 통증 없이 해결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통증과 치유는 나를 성장하게 합니다.
뭔가 알 수 없는 것들 투성이지만 그 안에서 느낌을 받는다면 그건 느낌표의 시간이 된 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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