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숫가에서
이정호
나 오늘,
시간과 나란히 앉아
고요한 물결 위에
내 마음을 띄운다.
팔랑이는 물새는
하늘의 문을 여는 듯
푸른 창공을 가르며
어딘가로 날아가고.
빈 의자 하나,
세월을 기다리듯
바람을 등지고 서 있다.
“쉬어가라” 속삭이는
그 목소리에
나는 문득 멈춰 서서
영혼을 담근 물빛 위에
그리움 하나, 툭!
물결을 타고 번진다.
친구여,
이 자리에 나란히 앉아
그 시절,
풀잎보다 푸르던 이야기나
나누어 볼까.
(Photo by J.H.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