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숫가에서(詩)

by 이정호

호숫가에서


이정호


나 오늘,

시간과 나란히 앉아

고요한 물결 위에

내 마음을 띄운다.


팔랑이는 물새는

하늘의 문을 여는 듯

푸른 창공을 가르며

어딘가로 날아가고.


빈 의자 하나,

세월을 기다리듯

바람을 등지고 서 있다.


“쉬어가라” 속삭이는

그 목소리에

나는 문득 멈춰 서서

영혼을 담근 물빛 위에

그리움 하나, 툭!

물결을 타고 번진다.


친구여,

이 자리에 나란히 앉아

그 시절,

풀잎보다 푸르던 이야기나

나누어 볼까.



20250424_074802.jpg (Photo by J.H.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