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호
안개는 부드러운 손길로
호수를 덮고,
흐릿한 길 위에
사라진 발자국을 남긴다.
물결 위로 떠 있는 돌들은
누군가 건너가길 기다리듯
고요히 머물며
시간을 품는다.
물새들의 노래가
차가운 공기를 가르며 퍼지고,
저 멀리 숨어 있는 아침은
희미한 실루엣으로 속삭인다.
한 걸음, 또 한 걸음,
안개의 다리를 따라가면
어디에 닿을까.
아마도, 잊고 지낸 꿈의 끝자락.
세상살이에 궁금함이 많아 글을 쓰기 시작한 평범한 시민입니다. 과학, ICT 분야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지만, 소소한 일상의 삶을 글로 담아내는 것을 좋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