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안개의 다리(詩)

by 이정호

안개의 다리


이정호


안개는 부드러운 손길로

호수를 덮고,


흐릿한 길 위에

사라진 발자국을 남긴다.


물결 위로 떠 있는 돌들은

누군가 건너가길 기다리듯

고요히 머물며

시간을 품는다.


물새들의 노래가

차가운 공기를 가르며 퍼지고,


저 멀리 숨어 있는 아침은

희미한 실루엣으로 속삭인다.


한 걸음, 또 한 걸음,

안개의 다리를 따라가면

어디에 닿을까.


아마도, 잊고 지낸 꿈의 끝자락.


20250309_084457.jpg (Photo by J.H.Lee)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