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호
안개는 부드러운 손길로
호수를 덮고,
흐릿한 길 위에
사라진 발자국을 남긴다.
물결 위로 떠 있는 돌들은
누군가 건너가길 기다리듯
고요히 머물며
시간을 품는다.
물새들의 노래가
차가운 공기를 가르며 퍼지고,
저 멀리 숨어 있는 아침은
희미한 실루엣으로 속삭인다.
한 걸음, 또 한 걸음,
안개의 다리를 따라가면
어디에 닿을까.
아마도, 잊고 지낸 꿈의 끝자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