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스타벅스 금융 전문점 - 2

<사소한> 비즈니스 읽기

by 사소한

스타벅스는 현금, 신용카드, 체크카드 등으로 결제하는 대신 스타벅스 앱에 돈을 넣을 수 있습니다. 그다음 앱으로 결제하면 ‘별’을 제공하고 이를 통해 무료 음료를 제공받을 수 있습니다. 여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앱을 이용하면 무료로 샷을 추가할 수도 있고 일정 금액을 자동 충전하면 1+1 쿠폰도 제공하며 생일 음료 등도 잊지 않고 제공받습니다. 또 ‘사이렌 오더’로 줄을 서지 않고 음료를 픽업할 수 있기도 합니다. 언뜻 보면 꽤 일반적으로 느껴지지만 타 경쟁사들은 아무도 하지 않는 서비스를 가장 먼저 한 것입니다.


그 규모와 고객의 충성도 덕에 대부분의 고객은 본인들이 예치하는 금액이 많건 작건, 결국 스타벅스에 사용하리라는 것을 알고서 스타벅스 앱에 돈을 넣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2019년 기준 스타벅스에 충전된 금액은 67억 달러 수준이라고 합니다. 미국 은행의 85%는 총자산이 10억 달러 미만이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실로 엄청난 금액임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고객들은 높은 확률로 이 돈을 커피와 맞바꿀 것이지만 그때까지는 자신도 모르게 스타벅스에 15억 달러의 대출금을 0%의 이자로 제공하고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닙니다. 이 돈은 스타벅스가 그냥 시장에 재투자할 수도 있는 돈입니다. 또한 이 돈의 10% 정도는 없어지거나 잊힌다고 합니다. 이를 경제학 용어로 Breakage라고 하는데 초기에 고객이 지불한 돈의 100%가 그에 상응하는 서비스로 고객에게 돌아가지 않아 손실되는 금액을 의미합니다. 고객이 청구하지 않은 이 금액은 서비스되지 않고 고스란히 기업에 존속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엄밀히 따지면 스타벅스는 은행이 아닙니다. 스타벅스 리워드는 현금화하여 인출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를 통해 금융 규제를 우회하고 예금된 돈을 마음대로 사용 가능한 것입니다. 스타벅스는 이 어마어마한 금액이 인출될 것을 대비하여 현금을 준비하고 있지 않아도 되며 오히려 마음만 먹는다면 스타벅스 자체적인 통화를 형성하거나 애플 페이나 삼성 페이처럼 타 가맹점과 제휴하여 페이 시스템을 더욱 확장할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스타벅스는 각 국의 다양한 화폐 단위와 금액 가치에 상관없이, 국경 없이 쓸 수 있는 화폐인 블록체인 기반의 디지털 화폐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으며 2018년에는 아르헨티나의 Galicia라는 은행과 협력해 커피 뱅크를 열었으며 뉴욕 증권거래소를 보유한 ICE, MS, 판테라 캐피털 등의 대기업과 협업해 Bakkt라는 암호화폐 거래 플랫폼의 설립 파트너로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커피를 파는 기업에서 문화를 파는 기업으로, 나아가 이제는 엄연한 금융 기업으로 자리매김을 시작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스타벅스가 은행과 경쟁하는 시대가 도래했다고 언급하며 스타벅스를 규제받지 않는 은행이라고 규정하기도 하였습니다. 즉, 은행과 같은 기존의 전통 금융기관들은 이미 스타벅스를 두려워하기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김정태 회장의 신년사를 인용하여 글을 마치고자 합니다.


“코닥과 노키아가 시대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몰락한 것을 우리는 모두 잘 알고 있습니다. 여러분, 핀테크 기업이나 인터넷 은행이 금융업에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하여 우리를 따라서 오려면 아직 멀었다고 생각하십니까? 그렇다면 우리도 코닥과 노키아와 같은 운명을 따를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Illustration by @hearA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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