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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과학의  미래

스포츠 유전자(DNA)

by Sports Scientist Jan 17. 2025

#경기력은 유전일까, 훈련일까?


 과학은 세상을 알아가는 지혜다. 실체를 마주하는 태도다. 최근 스포츠 유전자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 현장의 변화를 강력히 요구한다. 환경과 훈련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후성 유전학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다. 논쟁은 현재진행형이다. 압도적 진리만을 맹신하고 그것을 신봉하는 것은 과학에 대한 태도가 아니다.




#스포츠 유전자


  스포츠 유전자는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스포츠 관련 유전인자’를 말한다. 현재까지 총 253개가 밝혀졌다. 20세기 이후 과학자 들은 생물의 분류를 두 가지 상호보완적 시각으로 접근한다.


 타고난 ‘유전자(DNA)형’과 환경과 노력 등에 의해 변화하는 ‘유전적 표현형’이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높이뛰기 금메달 리스트인 스테판 홀름은 3년 후 열린 오사카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4위에 머물렀다. 그날의 주인공은 높이뛰기를 시작한 지 8개월밖에 안 된 바하마 국적의 도널드 토머스였다. 스포츠계는 충격에 휩싸였다. 홀름은 유소년기 때부터 높이뛰기를 시작하여 2만 시간이 넘는 연습과 훈련을 하였고, 스포츠 과학 강국인 스웨덴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다.

 

 2008년 NHK는 핀란드 이위베스퀠레 대학교 신경근육 연구소에 토머스 선수의 유전자 검사를 요청했다. 이 선수는 키에 비해 다리가 길고, 선천적으로 아킬레스건이 32cm로 대단히 길었다. 아킬레스건은 더 길고 팽팽할수록 눌렸을 때 보다 많은 탄성 에너지의 저장이 가능하다. 이에 반해 홀름 선수의 아킬레스건은 수많은 훈련과 노력 에도 불구하고 정상적인 길이에 가까웠다.


 결과적으로 홀름 선수는 21년 동안 연습과 훈련을 통해 그 위치에 올랐지만, 토머스는 유전적 장점을 활용하여 세계적 수준에 도달한 것이다. 주목할 점은 전문 높이뛰기 선수로 전향한 이후 6년 동안 단 1cm도 기록 향상이 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스포츠유전자 연구

 스포츠 유전자에 대한 연구는 1990년대에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1998년 몽고메리 등은 스포츠 유전자와 체력과의 관계를 기술한 논문을 네이처지에 발표했다.


 2003년 오스트리아의 연구진은 올림픽 출전 경험이 있는 선수들만을 대상으로 액티닌 3(ACTN3) 유전자 검사 결과, 단거리 및 파워 종목 선수들에게서 R형의 비율이 높았고, X형은 한 명도 없다고 보고했다.


 2013년에는 데이비드 옙스타인이라는 육상선수 출신의 언론인이 ‘스포츠 유전자’라는 책을 발표하여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미시간대학교 심리학과 잭 햄브릭 교수는 2014년과 2018년 미국 심리과학회지에 스포츠 분야의 성과 중 82%는 선천적 재능 즉, 유전에 기인한 것이며 나머지 18%가 여러 가지 환경과 훈련에 의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여 전 세계 스포츠계를 뒤흔들었다.


 스포츠 유전자가 경기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절대적 조건은 아니다. 환경(훈련)과의 상호작용이 만드는 후성 유전학을 알아야 하는 이유다.




#과학적 훈련


 후성 유전학은 1942년 콘래드 워딩턴에 의해 처음 사용된 용어다. 유전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현상에 대한 해답을 제공하는 학문이다.


 우리 몸의 DNA 속에는 어떤 것을 사용할 것인지, 사용하지 않을 것인지를 결정하는 일명 ‘후성유전 조절 시스템’이 존재한다. 이 시스템은 DNA의 유전 정보를 읽어내는 과정에서 스포츠 유전자 발현 유무의 온/오프를 제어한다.


 예를 들어 유전자 발현이 되지 않았던 스포츠 관련 유전자가 환경과 훈련 등의 노력을 통해 발현되는 것을 의미한다. 스포츠 유전자 검사를 바탕으로 한 과학적·체계적 훈련을 확대해야 하는 과학적 근거다.


 과학계에서는 유전자를 지휘자로 보는 관점과 오케스트라의 단원으로 보는 견해가 상존한다. 경기력도 마찬가지다. 다양한 질문에 답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미래에 어떤 일이 닥칠지 예측하고 그 변화에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다.




#칼 세이건

 우주학자 칼 세이건은 “모든 질문은 세상을 이해하려는 외침”이라고 말했다. 정답은 없다. 중요한 것은 질문을 멈추지 않는 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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