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내리는 고요한 해변 마그헤라 비치

아쉬움은 바다에 내려놓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돌아선 길

by nomadhaus

더블린으로 돌아가는 날 비는 부슬부슬 내렸다. 떠나기 내심 아쉬운 마음에 쉽게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집으로 가는 길을 조금이라도 멀리 돌아서 나왔다. 마그헤라 비치에 마지막으로 미련을 남기자.

오솔길을 따라 한참을 들어갔다. 폭포와 마을을 지나 낮게 솟은 모래사구가 넓게 펼쳐졌다. 둔덕을 넘어 오르니 사람 한 명 보이지 않는 고요한 해변이 나타났다.

내리는 비를 맞으며 해안선을 따라 걸었다. 지난 여정들을 차례로 세알리니 괜스레 미소가 지어진다. 수많은 인생의 선택지 중 하나를 택해 이곳에 서있다. 안전하고 평범했던 일상을 완전히 뒤집었다. 불확실성에 몸을 맡겼고 그 보상으로 더 없을 감정의 스펙트럼을 얻었다. 무수한 가능성을 가진 우리의 모습들 가운데 여행자를 상상하고 실현한 결과다.

비는 여전히 부슬부슬 내리고 파도소리 외에 모든 것은 잠잠하다.

바람에 흔들리는 사초들은 어쩐지 쓸쓸해 보였지만 그 풀숲 틈 사이 작은 양이 있어서 위로가 된다. 이제야 홀가분한 마음으로 돌아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