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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도 Oct 24. 2024

<트렌드코리아 2025> 읽어내기
3. 토핑경제

내 색깔을 입히고 싶어, 뭘 사더라도

3. 토핑경제 

All About the Toppings

상품이나 서비스의 본직적 부분보다 추가할 수 있는 '토핑'에 주목해 새로운 경제적 효과를 창출하는 경제


완벽한 기성품 보다 소비자에게 재해석하고 참여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하라


"최고의 상품보다 내게 맞는 최적의 상품"


요아정이 왜 그렇게 인기 있는지 잘 몰랐다. 기본 아이스크림에 이것저것 토핑을 올릴 뿐인데, 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지 이유를 알 수 없었다. 한 번 시켜먹어봐도 의문은 해결되지 않았다. 이번 트코25에서 제안한 토핑경제 키워드에서 그 원인을 짐작할 수 있었다.


토핑은 기본적으로 고객이 더하는 추가 옵션이다. 각자가 선호하는 맛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개성이 드러난다는 특징이 있다. 커스터마이징은 예전부터 있었지만 요즘엔 토핑경제라고 부를만큼 토핑 문화가 다양화 되고 있다고 한다. 토핑경제 유형에는 어떤 게 있을까?

 

토핑경제의 세 가지 유형

1. 맥시멀 토핑, 모든 상품을 나만의 토핑으로 꾸민다


스티커로 얼굴을 꾸미는 '얼꾸'와 키보드 꾸미기 | 출처 - PAP Magazine, 구글 검색

폰꾸(폰 꾸미기)나 다꾸(다이어리 꾸미기) 등에만 발견되던 꾸미기가 요즘에는 거의 모든 상품으로 확장될 만큼 다양해지고 있다고 한다. 트코25에선 이를 '꾸꾸꾸'라고 분석했다. 꾸미고 또 꾸민다는 거다. 가방, 신발, 키보드, 심지어는 얼굴에 스티커를 붙여 꾸미는 얼꾸 등 꾸미기는 소비자의 모든 일상에 물들었다. 나아가 'N꾸 시대'로 들어서고 있다고.


2. 내게 맞는 최적의 토핑


출처 | 덕히 알엑스 홈페이지

토핑경제는 기술의 발달로 더 활성화됐다. AI프로그램으로 피부톤을 진단해 파운데이션 색상을 알려준다는 것에 놀랐다. 고도화된 기술만큼 토핑의 다양성도 늘어난 거다. 안경 브랜드에서도 3D 스캐닝과 3D 프린팅 기술로 얼굴을 측정해 맞춤형 안경을 제작해준다고 한다. 평균에 맞추는 게 아닌, 내게 꼭 맞는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니 좋은 세상이다.


3. 사고 나서도 바꾸고 싶어, 모듈형 토핑


마치 레고처럼 여러 모듈을 결합/교체해서 소비자의 필요에 따라 상품을 변형하는 토핑 유형이다. 상품 구매 이후에도 어느 정도는 내 맘대로 변형을 줄 수 있는 거다. 시간이 지나며 변하는 사람의 마음도 고려한 토핑인 셈이다.




토핑경제의 탄생 배경


1. 경제 변화 : 표준화에서 커스터마이징(토핑)으로


산업혁명으로 풍요의 시대를 연 표준화경제. 이 때의 소비자들은 구매하는 것 외에는 다른 요소에 관여할 여지는 없었다. 오랜 시간이 지나 상품의 점점 상향평준화 되면서 소비자들이 표준화된 상품에는 흥미를 잃었다고 한다. 고품질의 상품으로 그나마 스스로를 차별화 할 수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품질이 향상되니 그마저도 의미가 없어진 거다. AI 기술 등 다양한 기술의 발달로 개인화된 제품을 생산하기 쉬워진 것도 토핑경제의 가능성을 열어줬다고 한다. 

  

2. 소비자 변화 : 소속감과 차별화를 동시에 챙기고 싶어


확장된 취향의 문화에서 소비자들은 변하고 있다. 요즘의 취향은 단순 선호를 넘어 경쟁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트코25에선 소비에도 그 영향이 있다고 전한다. 요즘 소비자들은 유행에 반응해 동조소비를 하면서도 다른 사람과 완전히 똑같은 건 싫어한다고. 그래서 소비자들은 상품의 기본 가치(도우) 위에 자신만의 취향을 담은 포인트(토핑)을 올리는 상황으로 변하고 있다고 한다.



토핑 생태계에서 살아남으려면?

소비자들이 적극적으로 토핑을 추가하는 토핑 생태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법으로 두 가지를 제시한다. 

기본가치가 중요하다

첫번째는 도우(기본 가치)를 잊지 말라는 것. 도우가 맛 없으면 아무리 토핑이 맛있어도 맛있는 피자가 아닌 것처럼, 상품의 기본 가치(내구도, 품질 등)를 잃어 버리면 토핑도 의미가 없으니까 반드시 지켜야 할 부분으로 보인다. 배보다 배꼽이 커지면 안 된다. 


두 번째는 지속 가능한 토핑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한다. 지속 가능하려면 단발적 토핑 추가가 아닌 꾸준히 부가가치를 만들어낼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말이다. 크록스는 '자비츠'를 활용해 24년 1~4월 매출이 전년 대비 30%나 증가시킬 수 있었다고. 토핑 생태계를 잘 구축해서 활용한다면, 고객이 상품 구매에 그치지 않고 구매 이후에도 브랜드를 찾게 만들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것이다. 




토핑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건 기술의 발전이라고 생각한다. 고도화된 기술은 더 다양한 상품을 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고, 그런 가능성이 열리니 소비자도 그만큼 더 원하게 되니까. 


고객에게 맞춘 토핑을 제공하는 건 고객의 개성을 겉으로 나타나게 해준다. 개성은 마치 특별한 것처럼 포장돼 있지만 사실은 포장 없이도 모든 사람에겐 개성이 있다. 단지 그것을 잘 아느냐 모르느냐의 차이일 뿐이라 생각한다. 토핑경제가 활성화 될수록 사람들이 각자의 개성을 알게 되고, 드러낼 수 있게 되길 바란다.


새로운 토핑을 얹지 않는다고 개성이 없는 건 아니다. 표준화된 그 상품 자체를 즐길 수도 있으니까. 취향에 따라 어떤 것에는 토핑을 얹지 않고 어떤 것에는 잔뜩 얹어낼 수 있다. 그런 취향 자체가 개성이다. 토핑경제가 품고 있는 다양성이 소비자의 다양성(개성)을 더 확장해주길 바란다. 수많은 핵개인들이 서로 호명하는 사회 속에서, 토핑경제가 다채로운 사람들의 개성을 팽창시켜 드러내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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