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사람도 있답니다(3)

성격의 형태

by 이도

"제 성격의 단점은 소심하다는 것입니다"

"소심하지만 친하게 지냈으면 좋겠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아주 어린아이였을 때부터 처음 보는 사람들 앞에서 썼었던 필수 자기소개 멘트다.

왜 나는 어렸을 때부터 나의 성격과 내가 가지고 있는 특성을 고쳐야 한다고 생각했을까?

아마도 그건 나의 성격이 나타나기 시작했을 때부터 타인의 시선이 내 성격을 문제라고 인식시켰기 때문이 아닐까?


내가 왜 이런 성격을 가지고 있고 언제부터였는지 정확하게 기억나지는 않는다.

단지 함께가 아닌 혼자가, 시끌벅적한 곳보다는 조용한 곳이, 새로운 것보다 익숙함이 더 좋았다.

그렇기에 나는 언제나 혼자서 조용히 나만의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런 모습을 보고 주위 사람들은 "소심한 성격은 고쳐야 해" "뭐든 적극적으로 나서고 해 봐"라며 내 성격을 고쳐야 하는 무언가로 규정했다.

이런 얘기를 듣다 보니 사회는 내 성격과는 정반대인 적극적인 사람, 친화력 좋은 사람만을 원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나도 성인이 되고 사회생활을 하면서까지 "내 성격은 고쳐야 하는구나" 하며 살아왔다.


그렇게 살다 보니 나의 마음에 내 성격은 고쳐야 하는 문제라는 고정관념이 박혀버렸다.

고정관념은 내가 문제를 바꾸기 위해 움직이도록 만들었다.

흥미 없는 주제와 대화라도 크게 반응하고 공감하는 듯 다양한 표정을 지으려고 애썼고,

혼자 있는 시간을 가지고 싶었지만 타인의 기대에 단체 활동에 참여했다.

사회생활을 하며 "혼자 있는 건 이상하게 보이겠지" 하며 다른 사람들과 같이 있으려 했다.

하지만 태생이 원래 그런 걸 좋아하지는 않으니 당연하게도 티가 났다.

나조차도 어색하니 다른 사람이 봤을 때는 얼마나 더 어색했을까.


하지만 지금은 나의 성격이 고쳐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단지 나의 성격은 다른 사람들과 다를 뿐, 내 성격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형태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생각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나를 온전히 좋아해 주는 사람들이 있기에 가능했다.

모든 사람은 아니지만 나와 친한 지인들은 내가 가진 모습을 이해하고 좋아해 준다.

이를테면 주위 사람들은 나를 고요히 흐르는 물과 같다고 얘기해 준다.

고요히 흐르는 물, 세게 흐르지도 멈춰있지도 않은 잔잔한 물이 나를 가장 잘 표현해 준다.

내가 가진 마음의 물살은 잔잔해서 재미는 없지만 편안함을 줄 수는 있는 것, 어떤 모습이든 포용할 수 있으니 나의 물살에서 자유롭게 유영할 수 있는 것,

나는 소심하다는 말로 표현되기보다 잔잔한 물처럼 주위 사람에게 평온함을 주고 싶다.

그리고 나의 성격이 변하지 않고 이대로 계속 평온함을 줄 수 있는 사람이고 싶다.


내가 가지고 있는 성격을 사회의 기준과 타인의 시선에 맞추기 위해 바꾸지 않았으면 좋겠다.

(물론 내 성격이 타인에게 피해를 준다면 바꾸어야겠지만 그런 이유가 아닌 이상은 괜찮다.)

성격의 단점을 생각하기보다 내가 가지고 있는 성격의 형태가 무엇일까 생각해 봤으면 한다.

내 성격의 형태가 즐거움을 주는 파도치는 바다일 수도 시원한 그늘을 내어주는 나무일 수도 있다.

타인의 지친 겨울을 보듬을 수 있는 따스한 빛일지도 모른다.

내가 가지고 있는 성격의 형태를 알고 이를 아끼고 더욱 나다움을 찾았으면 한다.

어떠한 상황에도 나만이 가진 본질, 성격의 형태를 잃어버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더 나아가 서로가 성격의 형태를 알아봐 주고 온전히 감싸 안아 줄 수 있는 삶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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