뻐꾸기와 멧새

by 황수선화

“뻐꾸기의 둥지“


날씨가 조금은 따뜻하다 어쩌면 뜨거운가.

그것을 품에 안은 공기는 나와 맞지 않지 않는다.


따뜻한 온도도 뜨거운 공기도

나도 내 마음과도 어울리지 않았기에,

하늘을 에워싼 저마다의 소중한 숨결을

나의 회색 빛 날개로 가로지르며 날아간다.


촘촘한 산나무들의 푸른 이파리들이

나의 그림자를 손 끝으로 어루만지듯 인사를 한다.


뻐꾸기는 하늘을 날아가며 밝은 빛을 보았다.

그 빛은 회백색이며 그것은 사랑인 듯하다.


회백색 알이 모여있는 멧새의 둥지를 향해 날아간다.

뻐꾸기는 그곳에 알을 탄생시킨다.

뻐꾸기의 두 볼은 알을 어루만지듯 매끈한 표면을

쓸어내리며 두 눈에서 눈물을 흘린다 사랑인 듯하다.


추적한 비가 내린다.

온 사방에 아름다운 소음이 들린다.

시간이 흘렀다. 어쩌면 많을지 모를


멧새는 나의 알에게 사랑의 거름을 주었기에

따뜻한 꽃을 피우듯 알은 부화했다. 빛이 난다.


나는 따뜻한 마음과도 같은 공기를 가로지르며,

멧새의 앞에 날아가 선다.

그리고 차가운 숨을 뱉으며 말을 전한다.


당신이 쏟은 시간은 거름이 되었습니다.

결국 꽃을 피우듯이 알은 아름답게 피었고

그 안에는 사랑이 담겨 있습니다.


하지만 이 알의 주인은 저였습니다.

당신의 거름이 알을 창조한 저의 권리까지

묻어버리지는 못했습니다.

나의 알을 아껴주어 감사합니다.


부화한 뻐꾸기는 눈앞의 상황을 이해할까,

눈물을 흘리며 멧새의 품 안에 안긴다.


멧새의 눈은 비를 맞은 듯,

물방울을 떨어트리며 입을 연다.


작은 알에서부터 시작된 나와의 시간은

나뭇잎의 찬란한 색을 시간에게 빼앗겼다

다시 되찾는 계절의 여행이었습니다.

이 아이는 저를 향해 눈물을 보였습니다.

이 증거가 저의 아이라는 뜻입니다.


뻐꾸기는 빗물을 부르르 털며,

다시금 말을 이어간다.


당신의 품에 안에 안겨 눈물을 흘리더라도

그 눈물은 나의 창조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나는 당신에게 내 알에 대한 권리를

넘겨주지 않았습니다. 이 아이는 나의 것이며,

나와 같은 회색빛 날개가 그 증거가 될 것입니다.


멧새는 눈물을 닦지 못하고 떨며 말을 이어갔다.

저는 당신보다 더 많은 시간과 사랑을 주었으니

분명 소유권이 있을 테고, 같은 권리가 있을 것입니다.


뻐꾸기는 멧새의 눈을 응시하며 말을 했다.

아이에게 사랑을 주는 것은 애정입니다.

시간을 건네주며 아이의 곁을 지켜주는 것은

연민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당신의 것이

아니었던 것을 당신의 것으로 만들 수 없습니다.


나의 창작물에 사랑을 주고 아껴주어 감사합니다.

작품은 창작자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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